점점 외식 브랜드 간에 경쟁이 치열한 양상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살펴보면 국내 외식시장은 크게 자생 토종 브랜드와 해외에서 들어온 글로벌 외식 브랜드로 나눌 수 있겠다. 

국내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자체 브랜드들은 과거 대부분 한식이 주류를 이뤘지만 점차 다양해지고 새로운 것을 찾는 고객들의 니즈에 발맞추어, 요즘은 퓨전에서 진화한 세계 각국의 전문 레스토랑부터 카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외식 브랜드들이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 외식 브랜드 라이선싱, 글로벌 한 경쟁력이 무기
해외에서 들어오는 외식 브랜드들 또한 패밀리 레스토랑 일색에서 지금은 점차 세분화 되어 가고 있다.

국내에서 생겨난 자생 브랜드의 경우, 자체 개발되어 로열티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음식점의 해외 진출이 활발한 요즘, 성공한 몇몇 브랜드들을 제외하고는 브랜드 인지도에 대한 태생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조차도 이미 너무나 많은 비슷비슷한 브랜드들에 뭍혀서 그야말로 “영혼 없는” 존재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며 생겨남과 없어짐이 반복될 뿐이다. 

노하우가 풍부한 외식전문기업에서 탄생된 제2, 3의 브랜드들이라고 하지만 처음 브랜드의 성공을 넘어선 사례는 극히 드물다. 아무리 메인 컨텐츠가 좋아도 맛만으로 승부하기에는 개개인들이 운영하는 개성 넘치는 “숨은 맛집”을 따라가기는 힘들다.

이렇게 이분화 된 국내 외식 시장에 새로운 틈새로 떠오르는 것이 해외 글로벌 브랜드에 외식을 접목한 브랜드 라이선싱이다. ‘라이선싱’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생소함이 있지만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글로벌 해외 브랜드를 가지고 외식 노하우를 지닌 누군가가 ‘외식’이라는 컨텐츠만 입혀서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새로운 타입의 외식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 헐리웃의 전설적인 여배우인 “마릴린 몬로”를 브랜드화 하여 캐나다에서 오픈한 카페, 인기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모티브로 성공적인 전개를 하고 있는 새우전문 레스토랑 “부바 검푸 쉬림프”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아직 국내는 이러한 스타일의 브랜드가 많지 않지만, 가까운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의 사례를 찾아보면 이러한 카페, 레스토랑을 종종 찾아볼 수 있게 된다.

일본은 특히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브랜드들의 각축지로, 우리에게 빌보드 차트로 익숙한 '빌보드'를 라이선싱 한 레스토랑, 글로벌 매거진 브랜드 '보그' 카페, '록시땅 카페 레스토랑'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와 외식이 만난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국내에 론칭한 이탈리아의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의 경우, 이탈리아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케이스는 조금 다르지만 파리, 뉴욕, 마드리드, 홍콩, 뉴델리, 도쿄 전 세계 대도시를 거점으로 '피아트 카페'를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고급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람보르기니 또한 프랜차이즈 형태로 유럽, 미국, 중동 전 세계에 도시 특성에 따라 카페, 레스토랑 혹은 바 형태로 매장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 외식 아이템으로 급부상..새로운 블루칩으로 희소성 높아
▲ 최근 새롭게 리뉴얼한 '오드리햅번' 역삼점 카페 모습 (사진제공=오드리햅번 카페)

국내에서는 올해 8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카페 오드리햅번'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역삼동에 1호점을 오픈한 이곳은 세대를 뛰어넘는 아이콘이자 전 세계 여성들의 로망이기도 한 오드리 햅번의 이미지를 카페로 풀어낸 전 세계 최초의 오드리햅번 카페다. 

고급스러운 그녀의 이미지를 잘 살린 세련된 브랜딩이 돋보이는 '카페 오드리햅번'은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의 해외에서 벌써부터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것이 담당자의 설명이다.

◇ ‘브랜드’가 곧 최고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
최근 해외 영화들의 첫 개봉지가 한국으로 선정되어 한국에서 세계 첫 프리미어 행사가 개최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중심국가로 거듭나고 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비단 영화 뿐 아니라 이러한 현상은 산업 전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K-POP의 선전에 힘입어서 인지 해외의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눈 여겨 보고 있는 것.

있는 그대로 진출은 물론이거니와 라이선싱을 통한 패션, 외식, 유통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 중 하나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로 꼽히는 “빈센트 반 고흐”다. 국내 미술 전시 시장의 새 지평을 연 대형 미술 기획전의 성공에 힘입어 반 고흐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화가이자 예술가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미술 전시 이외에도 생활용품 패키지 디자인, 커피 콜라보레이션 등 국내 기업들과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반 고흐 뮤지엄에서는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라이선싱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반 고흐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를 커피와 접목한 카페로의 론칭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담당자의 설명이다.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언젠가 카페에서 내 전시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 반 고흐의 꿈이 160여년이 지난 현시대에 실현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반 고흐 컨텐츠를 입힌 카페가 현실로 실현된다면 포화된 국내 카페 시장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외 브랜드의 국내 사업을 지원하는 에이전트 ㈜인피니스의 브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의 자동차 브랜드 지프(Jeep)가 국내에서 패션 전문 브랜드로 대성공을 거둔 것처럼, 좋은 브랜드가 지니는 가치와 힘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패션, 유통에 이어 최근에는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외식 컨텐츠와의 믹스 앤 매치에 대한 니즈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

최근 신라호텔 레스토랑과의 프로모션을 성공적으로 마친 영국 수석 왕실 셰프 브랜드인 “로열터치”는 왕실의 일상 가정식과 홈베이킹을 브랜드 화 한 베이커리 혹은 영국 가정식 레스토랑으로, “반 고흐 뮤지엄”은 문화와 접목한 컨셉 카페로, 트랜스포머를 만드는 미국 유명 장난감 브랜드 “해스브로”는 테마 키즈카페로 새롭게 태어났다.

또 롯데백화점에도 입점되어 있는 이탈리아 고급 퍼퓸 브랜드 “쿨티”는 스파 체인 브랜드로 매치시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이 외에도 우리가 모를 뿐이지 콜라보 내지는 신규 라이선싱 사업 모델로 좋은 브랜드들은 너무나 많다.

이 관계자는 "이미 패션쪽에서는 매우 활발하게 이러한 라이선싱이 진행되고 있는데 반해, 외식 분야에서는 라이선싱이라는 것 자체가 많이 노출되어 있지 않아 아직 그 수가 매우 미비합니다. 때문에 지금이 기회라고 할 수 있는 셈이지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