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황창규 신임 회장에게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앞 투수가 떠난 자리가 깔끔하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황 회장은 어떤 구속과 구질로 전세를 역전시킬 요량일까. 주어진 시간은 3년, 목표는 ‘1등 KT’다.

지난 1월27일 황 회장은 “통신을 중심으로 융합서비스를 선도해 1등 KT를 실현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남겼다. 삼성전자 출신으로서 ‘1등 삼성’의 DNA를 KT에도 심겠다는 각오다. 도전·융합·소통을 경영원칙으로 삼아 ▲최고의 품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장에 먼저 제공하고 ▲ICT 기반의 융합서비스로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며 ▲KT의 성공스토리로 글로벌 시장을 이끌겠다는 결심이다.

마운드 오른 구원투수,

갈 길은 멀다. 배임·비자금 조성 의혹의 전임 CEO로 인해 회사가 입은 유무형의 손실, 정권 따라 바뀐 수장이 들어앉힌 낙하산 인사들, 포화된 시장에 드리운 ‘적자의 그림자’, 말 많은 무궁화위성 3호,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규제 법안을 둘러싼 케이블방송과의 날선 대립 등 첩첩산중이다. 전임 투수의 불명예로 사기가 떨어진 KT 주자를 다독여 다시 달려야 하고, 신중한 ‘인사의 칼질’로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하며, 업계 갈등을 해소할 대승적 판단을 해야 할 때다.

“글로벌 기업을 이끌었던 경험과 국가 R&D 프로젝트를 수행한 노하우를 KT 경영에 접목해 대한민국의 통신 대표기업 ‘1등 KT’를 만들겠다”는 본인의 등판 각오를, 3년 후 마운드에서 내려올 즈음 당당히 회고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