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리, 누이애단팥빵, 쿠쿠이케부로 고로케, 명동고로케….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작은 점포임에도 손님을 줄서게 한다는 것이다. '강남의 벌꿀아이스크림'으로도 불리는 소프트리는 고품질의 유기농우유로 만든 진한 아이스크림에 벌꿀칩을 꽂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 메뉴인 '허니칩 아이스크림'의 경우 무려 4800원으로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소프트리가 신사동 가로수길에 들어선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여러 '미투브랜드'를 양산해냈다.

누이애단팥빵은 을지로 일대에서는 이미 명물 빵집으로 통한다. 서울 시청역 지하도에 들어선 작은 테이크아웃 빵집인데 메뉴는 단팥빵을 비롯해 열 손가락 내에 꼽을 만큼 단촐하다. 25㎡ 남짓의 작은 점포지만 하루 평균 판매 개수는 3500개에 달한다. 그나마도 없어서 못파는 정도.

줄을 서서 먹는다는 점 외에 이들의 공통점은 또 있다. 단순한 아이템이지만 품질을 고급화했다는 것이다. 작은 점포의 성공비결을 알아보고 예비창업자가 주의해야 할 점도 짚어봤다.

◇줄서서 먹는 집, 비결은?

엄밀히 말해 이들 아이템은 과거에 없던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아이스크림, 고로케, 단팥빵 등 누구나 좋아할만한 아이템에 품질만 높였을 뿐이다.

김길수 누이애단팥빵 대표는 '차별화된 재료와 맛'을 인기비결로 꼽는다. 이스트와 같은 인스턴트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발효종으로 빵을 부풀리고, 유기농 밀가루와 버터를 사용하는 등 재료부터 차별화했다. 단팥빵 가격이 개당 1600원으로 일반 프랜차이즈빵집보다 비싼 편이지만 사람들이 줄을 서더라도 사고 싶은 빵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명동고로케, 쿠쿠이케부로 고로케 역시 마찬가지. 바삭한 튀김옷에 감자, 카레, 고기 등으로 소를 꽉 채워 2000~3000원의 가격에도 스스럼없이 지갑을 열게 한다.

이홍구 창업피아 대표는 "최근 창업시장을 보면 기존 아이템을 새롭게 재구현하는 것이 먹히고 있다"며 "일례로 공차는 10년 전 크게 인기를 끌었던 '버블티'의 일종으로 당시에는 1~2년 만에 사그라들었지만 품질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최근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아이템이 가격이 높음에도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이 대표는 "불황으로 인해 전체적인 소비가 위축됐지만 다른 소비를 줄이더라도 좋은 것을 먹겠다는 가치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장은 "같은 업종이어도 맛을 차별화한 것이 손님을 끌게 된 비결"이라며 "작은 규모의 맛집일수록 원칙을 고수하는 곳이 잘 나가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점포 창업, 주의할 점 없나

'스몰비어'란 33㎡ 안팎의 규모가 작은 호프집을 뜻한다. 1억50000만원가량의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창업이 가능해 최근 창업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스몰비어 전국 5대 브랜드의 가맹점수는 132개였지만 12월 말까지 290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개월 새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스몰비어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20~30대 주 타깃층의 수요를 대거 이끌었다. 특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메뉴도 단가가 낮은 품목으로 5~10종만 갖춰 작은 주방에서도 충분히 재료를 준비할 수 있다.

점포 규모가 작은 만큼 사장 1명이나 부부가 함께 운영할 수 있는 점도 많은 창업자를 끄는 요인이다. 관리비용이 적기 때문에 매출대비 수익성도 좋은 편이다. 소자본 창업이어서 시설비나 권리비 회수가 빠르다.

이에 따라 소규모 점포에 대한 예비창업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데 창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갑용 소장은 "작은 점포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주점은 트렌드가 짧아 초보 창업자가 하기에는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급변하는 트렌드를 살피면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홍구 대표 역시 "지나치게 단순한 아이템으로 승부하면 유사 점포가 등장하기 쉽고 과당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수년 전 인기를 끌었던 레드망고가 대표적 사례"라며 "레드망고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너무 쉬운 아이템이다보니 미투브랜드가 많이 생겨났고 최근에는 자취를 감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