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막국수의 숨은 강자
김현수 외식콘셉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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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 막국수 벤치마킹 투어를 하려고 강원도에 막국수 답사를 다녀왔다. 요즘 외식시장에서 막국수는 매우 각광받는 아이템이다. 메밀 식재료를 사용한 막국수는 하절기에는 '점화(點火)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점화아이템’은 필자가 임의대로 만든 신조어로 다소 비슷한 표현으로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도 있지만 근원적인 의미는 다르다. 순간적으로 매출이 급속하게 점핑하는 것을 의미한다.
◇ 진짜 메밀색은 유백색이다
외식사업에서 회전율은 무지 중요하다. 이런 점화아이템은 냉면집, 막국수집, 탕반 그리고 상품력이 탁월한 고깃집도 포함된다. 손님 숫자는 곧 매출이고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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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룡상막국수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
강원도 춘천시 <대룡산막국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영업을 한다. 겨울이고 아침인데도 손님이 어느 정도 있다. 연혁사를 보면 약 60년 된 내력 있는 곳이다.
메밀을 상징하는 성분은 루틴(Rutin)이다. 루틴은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들 한다. 필자 같은 정통 육식파는 메밀을 많이 먹어야 한다.
‘순메밀로 제분하면 흰색’이라는 포스터가 있다. 이 캐치프레이즈가 아주 중요하다. 잘 아는 막국수 주인장분께 맑은 색 메밀면 트렌드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는 흑갈색을 메밀로 인식하고 있지만 향후 미백색 메밀이 주류를 이를 것이다.
<대룡산막국수> 메뉴구성은 개성이 있다. 막국수가 4000원짜리 간식부터 있는 것이 이채롭다. 그리고 동절기를 어느 정도 극복할 것 같은 메뉴구성이다.
직원이 아침부터 메밀전을 부친다. 메밀을 부치는 모습(태도)이 강단이 있다. 강단이 있다는 것은 열심히 한다는 뜻이다. 사람은 태도를 보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이상 요령을 피우는 직원을 별로 안 선호하는 중소기업 오너의 의견이었습니다).
나는 30대 초반 직장생활을 할 때 사무실에 7시 30분까지 출근했다. 그 이른 출근은 업무에 대한 완벽한 준비가 되었다. 그런 성실함이, 그래도 두 번 사업을 했는데 한 번도 폐업을 안 한 동인이 되었다. 돈을 못 벌어서 아내에게 늘 잔소리를 듣지만 열심히 살았다는 것에 별로 후회는 없다.
◇ 메밀만둣국에 냉이를 넣은 것은 벤치마킹 요소
서비스로 메밀전을 제공한다. 사이드로 메밀싹전병(5000원)을 주문했다. 이 식당 주요 키워드는 메밀싹이고 전병 가격도 참 수수하게 착하다.
가격이 무겁기만 한 서울 시내 평양냉면집은 좀 본받아야한다. <정인면옥>과 <삼도갈비>는 제외다. 얼마 전 <삼도갈비> 대표님과 이야기를 했는데 그 '가성비' 때문에 수익성은 별로 높지 않다고 솔직히 토로를 했다.
메밀의 고소한 맛과 김치 맛이 나름 조화가 있다. 그러나 서비스로 준 메밀전에 이 김치를 싸서 먹는 것이 더 임팩트가 있었다. 기대했던 동치미는 그냥 그랬다. 동치미 맛있는 식당 어디 없나? 얼마 전 평양냉면을 판매하는 식당 주인장이 막국수 전문점에 관심을 비춘다.
그 식당이 동치미를 아주 잘 만들기 때문이다. 강력 추천했다.
하루에 여러 곳을 방문해서 막국수를 간식으로 주문했다. 이곳은 특이하게 막국수를 간식(4000원). 보통(6000원), 양 많이(8000원)로 구성했다. 우리 같이 벤치마킹 많이 다니는 고객에게는 아주 좋은 구성이다.
막국수가 나왔다. 간식답게 양은 역시 적었다. 거의 밀가루 색처럼 미색이다. 필자는 이런 색이 더 좋다. 일본 유명 소바집 소바는 이런 미색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직도 손님 중 많은 사람은 거무튀튀한색(흑갈색)이 메밀이라고 생각한다. 정말이다. 메밀면은 본래 흑갈색이라기보다는 유백색에 가깝다.
그러나 흑갈색에 익숙한 사람들이 흑갈색을 선호하다 보니 메밀을 볶을 때 태워서 색깔을 만들어낸 결과다.
도정된 메밀을 볶지 않고 메밀국수를 만들게 되면 유백색을 띄게 된다. 많이 볶거나 태울수록 색상이 흑갈색으로 변한다.
대룡산 막국수 맛은 본고장답게 준수하다. 메밀향이 은은하고 나름 탄력이 있는 면발은 꽤 수준급이다. 서울에서는 별로 먹기 힘든 레벨의 막국수로 단숨에 해치웠다.
메밀 만둣국(6000원)도 주문했다. 육수가 매력이 있다. 육수에 냉이가 들어가서 향긋한 풍미가 돈다. 의외로 냉이가 만둣국 육수와 밸런스가 잘 맞는다. 냉이는 분명히 매력적인 식재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식당에서 꼭 벤치마킹할 요소다.
만둣국에도 역시 메밀싹이 올라가 있다. 개인적으로 만두는 밀가루 피를 확실히 선호하지만 메밀의 구수한 맛도 괜찮다. 그래도 만두는 역시 밀가루라는 필자의 선입견이 있다. 만두에 들어간 떡국 떡도 식감이 좋다. 곁들여 나오는 메밀밥에는 강원도의 맛이 있었다.
<대룡산막국수> 총평
유백색을 띈 메밀면의 은은한 맛과 만둣국은 맛집 수준이다. 중요한 것은 이 막국수집을 서울에 그대로 옮겨 놓으면 참 좋을 것 같다. 개성이 있는 막국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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