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구 안락로 '미미참족발'은 프랑스 요리사 출신 주인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매장 입구에 ‘조선닷컴’에 게재된 맛집 기사가 붙어있다. ‘무심한 듯 속정 깊은 경상도 아저씨의 족발’이라는 기사 제목 역시 잘 뽑았다.


◇ 오행(五行)의 관점에서 만든 족발

'미미참족발'은 족발을 삶는 장국물 원료가 다른 곳과 크게 다르다. 진간장, 양파, 생강, 오향 등과 함께 구기자와 개똥쑥을 더 넣는다. 보통 족발집에서는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커피를 비롯한 제취재를 넣는데 '미미참족발'은 독특하게 개똥쑥을 제취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미미참족발 주인장 (제공=월간 외식경영)
▲ 미미참족발 주인장 (제공=월간 외식경영)

주인장은 모든 음식을 오행(五行, 木·火·土·金·水)의 관점으로 해석한다. 족발은 수(水)에 해당한다고 한다. 따라서 족발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화(火)에 해당하는 개똥쑥이 좋은 식재료라는 것.


기본 차림은 새우젓, 김치류 등으로 구성한다. 겨울철에는 통영에서 직송한 생굴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R이 없는 달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서양속담이 있다. 따라서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굴을 많이 먹어도 좋다. 한 번 더 리필해서 먹었다. 반찬으로 나오는 갓김치와 무김치 모두 족발과 잘 맞는 궁합이다. 잘 양념된 새우젓도 맛깔스럽다.


우리 일행은 저녁에도 맛집을 투어할 예정이어서 온족발 소자(2만원)를 주문했다. 하지만 양은 절대 적지 않았다. 앞다리인 전족만 사용해서인지 육질이 보들보들하다. 원래 필자는 족발을 그다지 안 좋아하지만 '미미참족발'의 족발은 분명한 내공이 있다.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동태탕(1인 7000원)도 주문했다. 동태지만 마치 생태 같은 식감이다. 이는 주인장 음식 솜씨 덕분이다. 부산이지만 '미미참족발'의 음식은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다. 강하지 않으면서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은 음식을 잘한다는 방증이다.

◇ 차원이 다른 잔치국수, 레시피 모두 공개
'미미참족발'의 히든카드 중 하나가 바로 잔치국수(4000원)다. 몇 달 전 '월간외식경영'에서 '미미참족발' 주인장을 초빙해 ‘잔치국수 조리전수회’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참가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날 주인장이 선보인 잔치국수 육수는 일반 국수와 확실히 차원이 달랐다. A급 프랑스 요리사 출신이라 소스와 국물을 만드는 것에 대한 전문성과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날 배웠던 한 외식 업주는 잔치국수 육수를 자기 가게에 가서 직접 만들어 보았고 이 레시피로 전문점을 하면 대박이 날 것 같다고 전해왔다. '미미참족발' 주인장이 가감 없이 모든 레시피를 다 공개했기 때문이다.


보통 주방 출신 사람들은 자기 레시피에 대해서 상당히 방어적인데 그런 부분에서 매우 가슴이 열린 사람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마인드가 있는 식당이 아주 잘 되었으면 한다. 이곳에서 선보인 막국수의 퀄리티도 장사가 잘 되는 부산 모 막국수집보다 훨씬 낫다.


그러나 영업이 잘되는 것과 음식의 질은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파래 김에 밥을 넣고 갓김치를 올려서 싸먹으니 별미였다. 김도 좋은 김을 사용한 것 같다.


◇ 부창부수(夫唱婦隨)
‘부창부수’라고 사부인도 음식에 대한 철학과 열정이 있다. 그리고 자세가 겸손하고 소박하다. 부부의 관상에서 맛있고 좋은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기운이 엿보인다. 지난해 상호를 ‘미미참족발’로 교체하고 나서 브랜드와 매출이 나름 신장했다. 공중파방송에도 나왔다.


2014년에는 '미미참족발'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식당이 정말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갑자기 장사가 잘 되어서 잔뜩 힘이 들어가는 음식점 업주를 근래 여러 번 목격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