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0! '짧게 잡고 낮은 코스' 노려라
'박스피' 코스피 자산관리 전략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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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찍고 '박스피' 오명 벗을까. '박스피'(BOXPI). 박스(BOX)와 코스피(KOSPI)의 합성어로, 요즘 증권가에 널리 회자되는 신조어다. 좁은 박스권에 갇힌 한국증시를 빗댄 표현이다.
이처럼 박스 안에서 지겹도록 맴돌고 있는 국내증시가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일과 3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2000선을 살포시 넘었다. 지난 1월2일 이후 줄곧 1800후반~1900대를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3개월여 만에 2000선에 올라선 것이다.
증권가에 오랜만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승바람을 타고 2분기 중 21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주목할 점은 근래 상승세가 '본격상승국면'으로 가는 신호인지 여부다. 그 방향성에 따라 투자자의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 과연 '봄날'은 올까
"이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나온 동방규의 시 한 구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산관리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시장전망도 대체로 이와 같다. 2분기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도 만개할 꽃과 풀이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영아 IBK기업은행 PB고객부 시장분석가는 "최근 부동산에서 약한 훈풍이 일었지만 실물경기가 개선된다는 이렇다 할 신호가 없다"며 "국내증시가 상승국면에 안착할 만한 동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수출 중심국가인 우리나라가 잘 나가기 위해서는 글로벌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최대 교역국인 중국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 또한 수출시장에서 엔화와 경쟁관계에 놓인 원화가 강세인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지수가 2000대에 올라설 때마다 펀드환매가 줄을 잇는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본격적인 투자보다는 '돌다리를 두드릴 시점'이라고 이영아 시장분석가는 조언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 역시 "4월 들어 2000선을 돌파했다고 추세적으로 좋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중 2분기가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4월에 살짝 기지개를 펴는 형국이나, 변동성 장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이른 봄날'의 3가지 투자 키워드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면 투자전략의 힌트도 여기서 찾으면 된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에는 이른 시기이므로, 투자의 기본원칙에 입각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① "홈런보다 단타"
홈런 한방보다 안타를 노려보자.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힌 것이 아닌 만큼 투자 눈높이를 낮추고 접근하는 전략이 추천된다. 중위험·중수익상품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관석 팀장은 "증시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는 폭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가지수연계상품 투자나 변동성 장세에 강한 롱숏펀드 투자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의 파생결합상품은 주가가 상승할 때는 물론 하락할 때도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롱숏펀드는 헤지펀드의 운용전략 중 하나인 롱숏전략을 활용해 유사업종 중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매수(롱)하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공매도(숏)해 차익을 남긴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을 때도 수익추구가 가능하다.
또 주식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낮추는 것이 좋다. 이영아 시장분석가는 "과거처럼 주식도 두자릿수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주식매매차익은 비과세 대상이어서 3~4% 수익만 내도 예금(이자의 15.4% 과세)보다 유리하므로 여전히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② "지수보다는 개별종목"
지수보다는 개별종목으로 접근하는 것이 추천된다. 지난 3년여간 지수가 아래로는 1800, 위로는 2000 사이에서 횡보함에 따라 인덱스펀드 등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은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기 어려웠다. 서재연 대우증권 PB 클래스갤러리아 마스터PB는 "근래 시장에서는 '가는 종목만 가는'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어 지수보다는 개별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며 "자동차나 조선주, 금융주 등 저평가된 우량주가 눈여겨볼 만하다"고 권했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지수가 4월 들어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IT, 자동차, 건설, 화학 등 경기민감주는 여전히 바닥권에 있다"며 "경기민감 업종의 대표주를 중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주식투자 시에는 반드시 목표수익률을 세우고 이를 철저하게 지키려는 노력이 필수다. 서재연 마스터PB는 "시장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보수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때"라며 "5%든 10%든 수익이 났다면 차익을 실현해 수익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③ "우물 안 개구리 탈출"
글로벌시대에는 자금도 각 지역별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 류정아 부장은 "글로벌시장에서 국내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며 "그 2%의 상승과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글로벌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투자성과가 검증된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나 아직 저평가돼 있는 유럽지역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유 부장은 제안했다.
서재연 마스터PB는 "만일 포트폴리오에 중국 주식이 담겨있다면 비중을 축소하고 유럽이나 미국, 한국 등 향후 경기회복 시 상승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처럼 박스 안에서 지겹도록 맴돌고 있는 국내증시가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일과 3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2000선을 살포시 넘었다. 지난 1월2일 이후 줄곧 1800후반~1900대를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3개월여 만에 2000선에 올라선 것이다.
증권가에 오랜만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승바람을 타고 2분기 중 21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주목할 점은 근래 상승세가 '본격상승국면'으로 가는 신호인지 여부다. 그 방향성에 따라 투자자의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 과연 '봄날'은 올까
"이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나온 동방규의 시 한 구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산관리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시장전망도 대체로 이와 같다. 2분기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도 만개할 꽃과 풀이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영아 IBK기업은행 PB고객부 시장분석가는 "최근 부동산에서 약한 훈풍이 일었지만 실물경기가 개선된다는 이렇다 할 신호가 없다"며 "국내증시가 상승국면에 안착할 만한 동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수출 중심국가인 우리나라가 잘 나가기 위해서는 글로벌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최대 교역국인 중국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 또한 수출시장에서 엔화와 경쟁관계에 놓인 원화가 강세인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지수가 2000대에 올라설 때마다 펀드환매가 줄을 잇는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본격적인 투자보다는 '돌다리를 두드릴 시점'이라고 이영아 시장분석가는 조언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 역시 "4월 들어 2000선을 돌파했다고 추세적으로 좋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중 2분기가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4월에 살짝 기지개를 펴는 형국이나, 변동성 장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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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면 투자전략의 힌트도 여기서 찾으면 된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에는 이른 시기이므로, 투자의 기본원칙에 입각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① "홈런보다 단타"
홈런 한방보다 안타를 노려보자.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힌 것이 아닌 만큼 투자 눈높이를 낮추고 접근하는 전략이 추천된다. 중위험·중수익상품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관석 팀장은 "증시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는 폭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가지수연계상품 투자나 변동성 장세에 강한 롱숏펀드 투자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의 파생결합상품은 주가가 상승할 때는 물론 하락할 때도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롱숏펀드는 헤지펀드의 운용전략 중 하나인 롱숏전략을 활용해 유사업종 중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매수(롱)하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공매도(숏)해 차익을 남긴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을 때도 수익추구가 가능하다.
또 주식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낮추는 것이 좋다. 이영아 시장분석가는 "과거처럼 주식도 두자릿수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주식매매차익은 비과세 대상이어서 3~4% 수익만 내도 예금(이자의 15.4% 과세)보다 유리하므로 여전히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② "지수보다는 개별종목"
지수보다는 개별종목으로 접근하는 것이 추천된다. 지난 3년여간 지수가 아래로는 1800, 위로는 2000 사이에서 횡보함에 따라 인덱스펀드 등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은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기 어려웠다. 서재연 대우증권 PB 클래스갤러리아 마스터PB는 "근래 시장에서는 '가는 종목만 가는'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어 지수보다는 개별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며 "자동차나 조선주, 금융주 등 저평가된 우량주가 눈여겨볼 만하다"고 권했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지수가 4월 들어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IT, 자동차, 건설, 화학 등 경기민감주는 여전히 바닥권에 있다"며 "경기민감 업종의 대표주를 중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주식투자 시에는 반드시 목표수익률을 세우고 이를 철저하게 지키려는 노력이 필수다. 서재연 마스터PB는 "시장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보수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때"라며 "5%든 10%든 수익이 났다면 차익을 실현해 수익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③ "우물 안 개구리 탈출"
글로벌시대에는 자금도 각 지역별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 류정아 부장은 "글로벌시장에서 국내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며 "그 2%의 상승과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글로벌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투자성과가 검증된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나 아직 저평가돼 있는 유럽지역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유 부장은 제안했다.
서재연 마스터PB는 "만일 포트폴리오에 중국 주식이 담겨있다면 비중을 축소하고 유럽이나 미국, 한국 등 향후 경기회복 시 상승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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