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의 UHD방송과 UMAX 채널화면 /사진제공=티브로드
티브로드의 UHD방송과 UMAX 채널화면 /사진제공=티브로드
국내 케이블업계가 전세계 UHD 방송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을 시작했다. 

10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KCTA 2014 디지털케이블TV쇼'를 개최하고 ‘케이블 UHD 상용화 선포식’을 통해 HD보다 4배 이상 선명한 화질과 생생한 음질을 제공하는 초고화질(UHD) 방송 상용화를 알렸다.

아직 시청자들이 소비할 UHD 콘텐츠는 부족하지만 앞으로 UHD 콘텐츠 및 장비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세계 UHD 방송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거창한 비전도 공언했다.

이날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UHD 방송 선점효과는 세계 UHD 콘텐츠 시장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UHD TV 가전시장에서도 국내 업체가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역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방송장비분야 중소기업도 UHD 관련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UHD 생태계만 제대로 조성되면 콘텐츠, 가전, 장비분야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고용창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UHD 방송 분야에 지속 투자해, 3D TV처럼 반짝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산업의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키워내겠다는 포부다.

◆UHD방송, 주도권 잡는다… 홈초이스, 콘텐츠 수급에 400억 투자

그동안 케이블업계는 홈초이스를 통해 UHD 전용채널 유맥스(U-max)를 설립해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해왔다. 홈초이스는 UHD 콘텐츠 수급 및 유맥스 운영을 비롯해 UHD VOD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유맥스는 올해 200여 시간 분량의 UHD 콘텐츠를 수급하는 등 2016년까지 콘텐츠 수급을 위해 약 4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 올해 열리는 스포츠 빅 이벤트도 실감영상으로 전달하기 위해 UHD 특집방송 편성 등을 추진한다.

케이블업계는 우선 별도의 셋톱박스가 없는 소프트웨어 셋톱박스(TV 내장형) 방식(60fps 10bits)으로 UHD 실시간 방송 및 VOD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고, 하반기 UHD 셋톱박스가 출시되면 공동구매 물량 10만대를 우선 공급받아 서비스를 보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CMB 등 4개 MSO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케이블 UHD 셋톱박스를 개발하고 해당 셋톱박스 10만대를 공동구매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CMB 등 케이블업계는 세계 첫 UHD 상용화의 의미를 담아 유맥스 채널을 1번에 배치(씨앤앰은 33번)하고 VOD서비스를 위해 ‘UHD 특별관’도 마련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날 케이블 UHD 상용화를 알리기 위해 지역 거점별 시연행사도 가졌다. 티브로드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UHD방송을 선보이고, CJ헬로비전은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의 한 가전 매장에서, 씨앤앰은 서울 압구정동의 가전 매장에서 각각 시연회를 열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스타트는 케이블이 끊었지만… "지상파·위성·IPTV, 같이 가자"

케이블업계는 UHD 방송 상용화를 케이블이 먼저 시작하긴 했지만, 이 시장의 활성화 되려면 지상파와 위성TV, IPTV도 '경쟁'이 아닌 '협력'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휘부 회장은 "아직 제작물이 많지 않아 콘텐츠 수급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콘텐츠 만큼은 SO나 케이블만이 아니라 지상파 IPTV 등도 협력해 그 과실을 시청자, 사업자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같이 협력하는 분위기 만들기 위해 타 업계와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수수료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지상파와의 관계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지만, UHD 방송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케이블 업계가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피력하고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력 모델이 구상된 상태는 아니다.

양 회장은 "지상파가 도움을 줘야 UHD 콘텐츠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전송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바로 방송을 할 수 있어서 우리가 먼저 시작한 것일 뿐, 그 이후부터는 위성, 지상파, IPTV가 같이 가줘야 UHD 산업이 제대로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케이블 UHD 방송 상용화의 의미는 영상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선도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라며 “콘텐츠 분야 등 방송 인프라에 2017년까지 약 6500억원을 투자해 UHD 생태계를 조성해 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KCTA 디지털케이블TV쇼'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지난 2003년부터 12회째 주최해온 행사로 뉴미디어와 케이블TV 신기술, 미래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업계 미래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를 통해 케이블업계는 세계 첫 UHD 상용방송을 선포하며 영상산업의 진화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미래부와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정부 및 국회, 방송·IT유관단체, 학계, 광고계, 언론, 방송·IT산업 전문가 및 SO, PP 종사자 2000여명이 참석한다. 10일부터 오는 1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