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아야 하는 자와 죽여야 하는 자, 그리고 살려야 하는 자들간 엇갈린 운명과 역사 속에 감춰진 24시간을 그린 영화다. 이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모티브가 된 역사적 사건은 1777년 7월 28일에 벌어진 정유역변이다.

정유역변은 이날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 정조가 서고이자 침전인 존현각에서 책을 읽는 도중 자객들이 침입, 추후 이에 연루된 사람들을 벌한 사건이다. 자객이 왕의 침전 깊숙이 숨어 들었다는 점에서 조선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암살 시도 사건으로 전해진다.

역적으로 몰려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아들로 왕위에 오른 정조가 겪었던 정치적 상황과 암살 위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사건에 강한 매력을 느낀 최성현 작가는 정유역변에 얽힌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운명을 모티브로 해 긴박감 넘치는 24시간의 스토리 <역린>을 탄생시켰다.

암살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는 젊은 왕 ‘정조’ 역은 현빈이 맡아 연기 인생 최초로 사극에 도전한다. 군 제대 후 스크린 복귀작으로 <역린>을 선택한 현빈은 정조에 관한 책을 읽고 검술, 활쏘기, 말타기 등 액션 연기에 집중하며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였다.

정조 암살 '24시간의 비밀'
정조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며 왕의 서고를 관리하는 ‘상책’ 역은 <웰컴 투 동막골>, <강철중: 공공의 적 1-1>, <이끼> 등 캐릭터 몰입력과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배우 정재영이 맡았다.

이밖에 정조를 암살해야 하는 조선 제일의 ‘살수’ 역은 <건축학개론>과 <관상>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빛낸 조정석이, 살수를 길러내는 비밀 살막의 주인 ‘광백’ 역에는 조재현, 궁의 최고 야심가 ‘정순왕후’ 역은 악역으로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하는 한지민이 분했다.

정유역변을 모티브로 한 <역린>은 암살 위협에 시달린 정조는 물론 정순왕후와 혜경궁 홍씨, 홍국영 등의 실존 인물을 등장시키는 동시에 상책과 살수, 광백, 월혜 등 역사적 상황을 바탕으로 한 허구적 인물들이 더해져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만들었다.

정조 암살을 둘러싸고 격돌하는 인물들의 '운명의 24시간'을 다룬 <역린>.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와 2013년 <관상>에 이어 올해 사극 열풍의 주역이 될 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