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 편의점의 담배 진열대 /사진제공=뉴스1
11일 한 편의점의 담배 진열대 /사진제공=뉴스1
정부가 담배값 인상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애연가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흡연과 금연 사이에 선 애연가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연구 결과, 애연가들의 담배값 심리적 마지노선은 '8965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남성 흡연가를 대상으로 ‘현재의 담배가격이 얼마로 인상된다면, 담배를 적게 피우시거나 끊을 의향이 있으십니까’라고 물은 결과, 금연할 의사를 보여주는 담배가격은 '8965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저소득
층 8497원, 고소득층 9660원 

지난해 8월 연구원이 발표한 ‘담배 및 주류의 가격 정책 효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연령과 소득을 포함해 분석한 자료에서 담배값 인상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이 이 같이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증가할수록 '금연의사 담배값'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별 금연하게 되는 담배값을 살펴보면, 저소득층이 '8497원'인 반면 고소득층은 '9660원'으로 소득이 높을 수록 담배값 인상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도 높았다. 이는 담배가격 인상의 효과가 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연의사가 있는 담배값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가 '9153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 9080원, 60세 이상 8940원, 30대 8844원, 20대 8716원 순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담배값 인상과 금연에 대한 상관관계가 높았다.

보고서는 또 응답자의 연령과 소득에 더해 금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8세 이하 자녀 유무, 금연시도 여부 등을 포함해서 조사한 결과 담배값 인상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은 9065원으로 소폭 올랐다고 밝혔다.

이에 보고서는 “40-49세에서 가장 높은 담배가격을 보이고 있으며 소득이 높을수록 금연의사를 보이는 담배가격도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금연의사를 보이는 담배가격도 증가했다”며 “건강수준이 나쁜 경우에 금연의사를 보이는 담배가격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소득수준별 금연의사 담배값 /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소 '담배 및 주류의 가격 정책 효과' 보고서
소득수준별 금연의사 담배값 /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소 '담배 및 주류의 가격 정책 효과' 보고서

◆정부 "담배세 인상 강하게 추진할 것"

한편 정부는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세 인상 권고를 받아들여 담배세 인상을 강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종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 국장은 "복지부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당사국으로서 WHO의 담배세 인상 권고를 받아들여 담배세 인상을 강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WHO는 지난달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한국을 비롯한 FCTC 당사국들에 “담배세 수준을 현재보다 50% 올려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보건당국은 이르면 내년 초쯤 담배세 인상안을 국회에 통과시키겠다는 일정을 잡고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담배값 인상이 시행되면 지난 2004년 이후 약 10년간 2500원에 맞춰졌던 담배값이 최대 50%까지 대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