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원조 꽃미남이 놀이공원에 다 건 이유
진화하는 테마파크 / '두리랜드 CEO' 임채무 인터뷰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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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스]‘테마파크’가 몸집을 불리고 있다. 롯데월드는 워터파크를 추가했고 서울랜드는 캐릭터 분야 덩치를 키운다. 에버랜드는 사파리 시설을 확장했다. 폐광산이나 김치 등의 이색 콘셉트를 활용한 테마파크 숫자도 많아지고 있다. 춘천 레고랜드사업이 확정됐고 고양 자동차테마파크가 조성될 예정이다. 테마파크가 커지는 만큼 사람들의 기대감도 부푼다. 올 여름 휴가철에 찾아갈 테마파크를 고르는 '기분 좋은 고민'도 늘고 있다. 이번 주 <머니위크> 커버스토리는 진화하는 국내 테마파크산업을 들여다보고, 주목받는 테마파크와 알뜰 이용법, 안전성 문제 등을 두루 살펴봤다.[소박스]
1980년대를 주름잡은 원조 꽃미남 배우 임채무. 그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때론 무겁게, 때론 가볍게 시청자를 울리고 웃겨온 그다. 1973년 MBC 공채 6기로 데뷔한 후 올해로 연기생활만 40년째인 그에게는 '믿고 보는 명품배우' '멜로연기의 대가' '소름 돋는 악역연기의 1인자'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그런 임채무의 이름 앞에 최근 'CEO'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그것도 조금은 생소한 '놀이공원 CEO'. 그가 운영 중인 경기도 양주의 놀이공원이 한 케이블방송에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름하여 '두리랜드'다. 아이들을 위한 꿈과 희망이 자란다는 그곳. 배우가 아닌 놀이공원 CEO로, 지난 25년간 그가 담아낸 두리랜드는 어떤 모습일까.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곳
한여름 뙤약볕이 쏟아지던 6월24일 오후.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두리랜드를 찾았다. 1989년 개장한 두리랜드는 배우 임채무가 운영하는 가족유원지다. 두리랜드에 도착하자마자 건너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 그가 기자를 반긴다.
'두리랜드' 로고가 박힌 조끼를 입고 소탈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배우라기보다는 친숙한 '아저씨'에 더 가깝다. 물론 배우로서 촬영스케줄도 소화하는 중이다. KBS 2TV <뻐꾸기 둥지>에서 백철로 분해 맛깔스런 명품연기를 선보이느라 그는 서울과 양주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짧을 정도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1주일에 3일 정도는 방송촬영으로 나머지는 놀이공원과 사회활동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최근에는 놀이공원 여름 개장으로 이것저것 돌볼 게 많아요."
두리랜드는 '10세 이하 어린이들의 낙원'을 콘셉트로 탄생했다. 회전목마와 바이킹, 범퍼카, 미니기차 등 10여종의 놀이기구를 비롯해 곳곳에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유명 테마파크처럼 외관이 화려하진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들이 알차게 놀다 갈 수 있도록 구석구석 세심하게 꾸몄다.
"성인보다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1~3학년 아이들 위주로 꾸몄어요. 아이를 좋아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만을 위한 놀이공간을 마련해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아마 5000평(1만6500㎡) 대지에 아이들만을 타깃으로 하는 놀이공원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것 같아요."
두리랜드에 쏟아 붓는 그의 정성은 대단하다. 공사 첫삽을 뜰 때부터 지금까지 어느 하나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그가 직접 제작한 다리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진 점폴린은 두리랜드의 자랑이 됐다.
특히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맞게 변하는 4계절 놀이시설은 그가 가장 정성을 쏟은 부분이다. 우선 봄과 가을엔 온가족이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에어바운스 프로그램(축구장, 런닝맨, 미끄럼)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시속 50km로 달리는 레이싱카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스포츠 풀장과 워터볼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물놀이, 겨울에는 얼음 눈썰매장이 아이들을 반긴다. 놀이공원 한편에는 가족끼리 싸온 음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텐트를 치고 쉴 수 있도록 텐트촌을 마련했다. 그가 직접 평상재료를 구하고 인부들과 못질하며 완성한 것이다.
지난해 새 단장을 마친 키즈존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윷놀이와 제기차기, 널뛰기 등 민속놀이부터 굴렁쇠 굴리기와 링 던지기, 난타, 미니축구 체험까지 할 수 있다.
"아이들은 한 놀이에 오래 집중하지 못해요. 그래서 수영하다 지겨우면 점폴린에서 방방 뛰고 난타를 두들기거나 놀이기구를 타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어요. 무엇보다 두리랜드의 장점은 '안전'이에요. 아이들을 내버려둬도 놀이공원 안에서만 이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미아사건이 발생할 일이 없죠. 이곳을 찾는 부모님들도 무엇보다 안심하는 부분입니다."
◆"놀이공원은 내 인생 전부"
단역으로 활동하던 70년대. 성인을 위한 놀이공원이 아닌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덧 25년을 맞았다. 장마와 경영적자로 지난 2006년부터 3년간 문을 닫기도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고 말한다. 오히려 수십억원을 투자해 구조를 변경하고 재오픈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자체가 돈을 벌고자 하는 사업은 아니에요. 만약 일반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이 사업을 벌였다면 아마 벌써 문을 닫았을 겁니다. 저 역시 두리랜드를 지금까지 이끌어오면서 적자를 본 게 사실이지만 돈보다 더 큰 보람을 얻고 있죠. 이곳에서 아이들의 추억이 자란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부자랍니다.(웃음)"
그는 아이들만을 위한 놀이공간이 사회 곳곳에 많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보다는 뛰어노는 문화 속에서, IT세상보다는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많아져야 우리나라의 미래도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두리랜드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두리랜드는 제 삶의 전부이고 인생이에요. 이만큼, 아니 이 이상으로 더 훌륭하게 가꿔서 후세대들이 이곳에 와 즐기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원히 양주 땅에 남을 두리랜드에 제 인생 전부를 묻고 갈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그는 두리랜드 발전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올 가을과 겨울에는 가족끼리 체험할 수 있는 안전교육을 기획하고 있어요. 위급상황 발생 시 아이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어디에 전화해야 하는지 등의 교육을 스포츠와 접목해서 배우는 방법을 연구 중이죠. 큰 돈이 없으니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바꿔나가려구요.(웃음)"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는 배우도 놀이공원 CEO도 아닌 동심에 꿈을 심어주는 사람이었다. 아이들에게 주려고 챙겨왔다는 그의 주머니 속 초콜릿이 그 따뜻한 마음을 대변한다. 이번 주말, 나들이 길에 아이 손을 잡고 두리랜드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소박스] 두리랜드
◈이용시간= 평일: 10:00~17:00 / 주말·공휴일·임시공휴일: 10:00~19:00
◈이용요금= 입장료 무료. 놀이기구 기종마다 상이(2000~5000원). 텐트촌 (1인당 1만원)
◈위치= 경기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 44-17 [소박스]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1980년대를 주름잡은 원조 꽃미남 배우 임채무. 그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때론 무겁게, 때론 가볍게 시청자를 울리고 웃겨온 그다. 1973년 MBC 공채 6기로 데뷔한 후 올해로 연기생활만 40년째인 그에게는 '믿고 보는 명품배우' '멜로연기의 대가' '소름 돋는 악역연기의 1인자'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그런 임채무의 이름 앞에 최근 'CEO'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그것도 조금은 생소한 '놀이공원 CEO'. 그가 운영 중인 경기도 양주의 놀이공원이 한 케이블방송에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름하여 '두리랜드'다. 아이들을 위한 꿈과 희망이 자란다는 그곳. 배우가 아닌 놀이공원 CEO로, 지난 25년간 그가 담아낸 두리랜드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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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승희 기자 |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곳
한여름 뙤약볕이 쏟아지던 6월24일 오후.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두리랜드를 찾았다. 1989년 개장한 두리랜드는 배우 임채무가 운영하는 가족유원지다. 두리랜드에 도착하자마자 건너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 그가 기자를 반긴다.
'두리랜드' 로고가 박힌 조끼를 입고 소탈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배우라기보다는 친숙한 '아저씨'에 더 가깝다. 물론 배우로서 촬영스케줄도 소화하는 중이다. KBS 2TV <뻐꾸기 둥지>에서 백철로 분해 맛깔스런 명품연기를 선보이느라 그는 서울과 양주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짧을 정도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1주일에 3일 정도는 방송촬영으로 나머지는 놀이공원과 사회활동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최근에는 놀이공원 여름 개장으로 이것저것 돌볼 게 많아요."
두리랜드는 '10세 이하 어린이들의 낙원'을 콘셉트로 탄생했다. 회전목마와 바이킹, 범퍼카, 미니기차 등 10여종의 놀이기구를 비롯해 곳곳에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유명 테마파크처럼 외관이 화려하진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들이 알차게 놀다 갈 수 있도록 구석구석 세심하게 꾸몄다.
"성인보다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1~3학년 아이들 위주로 꾸몄어요. 아이를 좋아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만을 위한 놀이공간을 마련해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아마 5000평(1만6500㎡) 대지에 아이들만을 타깃으로 하는 놀이공원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것 같아요."
두리랜드에 쏟아 붓는 그의 정성은 대단하다. 공사 첫삽을 뜰 때부터 지금까지 어느 하나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그가 직접 제작한 다리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진 점폴린은 두리랜드의 자랑이 됐다.
특히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맞게 변하는 4계절 놀이시설은 그가 가장 정성을 쏟은 부분이다. 우선 봄과 가을엔 온가족이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에어바운스 프로그램(축구장, 런닝맨, 미끄럼)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시속 50km로 달리는 레이싱카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스포츠 풀장과 워터볼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물놀이, 겨울에는 얼음 눈썰매장이 아이들을 반긴다. 놀이공원 한편에는 가족끼리 싸온 음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텐트를 치고 쉴 수 있도록 텐트촌을 마련했다. 그가 직접 평상재료를 구하고 인부들과 못질하며 완성한 것이다.
지난해 새 단장을 마친 키즈존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윷놀이와 제기차기, 널뛰기 등 민속놀이부터 굴렁쇠 굴리기와 링 던지기, 난타, 미니축구 체험까지 할 수 있다.
"아이들은 한 놀이에 오래 집중하지 못해요. 그래서 수영하다 지겨우면 점폴린에서 방방 뛰고 난타를 두들기거나 놀이기구를 타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어요. 무엇보다 두리랜드의 장점은 '안전'이에요. 아이들을 내버려둬도 놀이공원 안에서만 이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미아사건이 발생할 일이 없죠. 이곳을 찾는 부모님들도 무엇보다 안심하는 부분입니다."
◆"놀이공원은 내 인생 전부"
단역으로 활동하던 70년대. 성인을 위한 놀이공원이 아닌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덧 25년을 맞았다. 장마와 경영적자로 지난 2006년부터 3년간 문을 닫기도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고 말한다. 오히려 수십억원을 투자해 구조를 변경하고 재오픈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자체가 돈을 벌고자 하는 사업은 아니에요. 만약 일반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이 사업을 벌였다면 아마 벌써 문을 닫았을 겁니다. 저 역시 두리랜드를 지금까지 이끌어오면서 적자를 본 게 사실이지만 돈보다 더 큰 보람을 얻고 있죠. 이곳에서 아이들의 추억이 자란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부자랍니다.(웃음)"
그는 아이들만을 위한 놀이공간이 사회 곳곳에 많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보다는 뛰어노는 문화 속에서, IT세상보다는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많아져야 우리나라의 미래도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두리랜드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두리랜드는 제 삶의 전부이고 인생이에요. 이만큼, 아니 이 이상으로 더 훌륭하게 가꿔서 후세대들이 이곳에 와 즐기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원히 양주 땅에 남을 두리랜드에 제 인생 전부를 묻고 갈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그는 두리랜드 발전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올 가을과 겨울에는 가족끼리 체험할 수 있는 안전교육을 기획하고 있어요. 위급상황 발생 시 아이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어디에 전화해야 하는지 등의 교육을 스포츠와 접목해서 배우는 방법을 연구 중이죠. 큰 돈이 없으니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바꿔나가려구요.(웃음)"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는 배우도 놀이공원 CEO도 아닌 동심에 꿈을 심어주는 사람이었다. 아이들에게 주려고 챙겨왔다는 그의 주머니 속 초콜릿이 그 따뜻한 마음을 대변한다. 이번 주말, 나들이 길에 아이 손을 잡고 두리랜드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소박스] 두리랜드
◈이용시간= 평일: 10:00~17:00 / 주말·공휴일·임시공휴일: 10:00~19:00
◈이용요금= 입장료 무료. 놀이기구 기종마다 상이(2000~5000원). 텐트촌 (1인당 1만원)
◈위치= 경기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 44-17 [소박스]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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