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유럽에서 한때 '악마의 유혹'이라 불렸던 검은 음료, 커피에 잠식당한 상태다. 서울 여의도나 광화문 등 오피스타운에는 '점심식사 후 커피 한잔'을 증기기 위해 커피전문점 앞에 줄선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커피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우리나라 국민이 마신 커피는 하루 평균 300톤이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2400명이 하루 한잔 반씩 커피를 마신 셈이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4조5680억원이다. 게다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매년 20%씩 성장했다.

누적수익률 2700%의 마젤란펀드를 운용해 월가의 전설이 된 투자자 피터 린치는 "일상생활을 잘 관찰하면 투자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일상의 풍경'이 된 커피에 투자하는 방법은 없을까

국내 커피 관련주에 투자하기
 
가장 손쉽게 커피에 투자하는 방법은 국내 커피 관련 상장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다. 커피 관련 상장기업은 동서와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이 있다.

동서는 자회사(비상장사)인 동서식품을 보유하고 있다. 맥심, 맥스웰하우스 등으로 유명한 동서식품은 이외에도 스타벅스 더블샷, 스타벅스 프라푸치노, 카누, 프리마, 제티, 포스트, 오레오 오즈 등을 판매 중이다.

'프렌치 카페'로 인기몰이를 한 남양유업은 지난해 12월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커피사업과 해외수출을 내세워 이목을 집중시켰다. 매일유업의 경우 국내에서 최초로 컵 모양의 용기에 커피를 담아 내놓은 카페라떼 시리즈가 주력 커피음료다.

하지만 커피 관련주들은 최근 브라질에서 가뭄이 발생하며 커피 원두의 가격이 오른 터라 커피부문만 놓고 봤을때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황경진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커피 생두가격이 2011년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다 올 상반기에 상승했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가격이 계속 오르는데 동서처럼 커피가격을 미리 올린 기업은 수익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커피회사·원자재에 투자하기
 
한정된 국내 커피 관련주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 커피 생두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황경진 애널리스트는 "개인이 해외선물에 투자할 경우 거액이 들어가는 데다 단기투자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장기투자를 원한다면 상장지수펀드(ETF)가 더 나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해외주식 거래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이용하면 국내에서도 스타벅스나 카리부커피, 그린마운틴 등 해외의 커피 관련주에 투자할 수 있다.

개별종목 또는 단기투자가 아니라 조금 더 장기적으로 관련업종에 투자하고 싶다면 커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상품(ETP)을 매입하는 방법도 있다.

커피에만 투자하는 상품은 상장지수채권(ETN)으로만 2종류가 존재한다. ETN은 증권사가 수익금의 지급을 보증하는 채권 성격의 상품이다. 구조와 거래방법은 ETF와 동일하다.

뉴욕증시에서 커피에만 투자하는 ETN은 '아이패스 다우존스-UBS 커피 토털 리턴 ETN'(티커 JO) '아이패스 퓨어 베타 커피 ETN'(티커CAFE) 등이다. 각각 지난 5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36.37달러(한화 3만7653원), 23.85달러(한화 2만4691원)에 거래됐다. 이 ETN들은 증권사의 해외주식 거래서비스를 통해 매입할 수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정보팀장은 "해외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하려는 상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라면서 "세금과 수수료, 환율 등 국내투자와는 달리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 만큼 잘 따져본 후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해외주식 등을 거래할 때 수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22%)를 내야 한다. 국내거주자의 해외주식 매매는 '국외자산의 양도' 에 해당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