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주년] 얼마면 행복하십니까
대한민국 치유 7대 키워드 -설문조사(하) / '웰라이프'의 필요충분조건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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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최근 석촌호수에 뜬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Rubber Duck)이 연일 화제다. 러버덕의 작가는 "이 오리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치유될 거라고 믿는다"고 전시배경을 설명했다. 삭막한 도시에 찾아온 러버덕처럼 갑갑한 마음의 탈출구를 찾는 이들이 많다. <머니위크>는 창간 7주년을 맞아 '힐링'(H·E·A·L·I·N·G)을 키워드로 한 7가지 잘 사는 법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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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라이프(Well-Life) & 머니(Money)'. 현대인에게 돈은 행복한 삶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반드시 요구되는 필요조건이다. 안정된 직장과 편안한 집, 자기계발을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
<머니위크>는 창간 7주년을 맞아 지난 8월28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조건들'을 주제로 모바일리서치 '케이서베이'와 함께 전국의 16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한 설문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3.1%)를 실시했다.
'돈과 행복한 삶'의 함수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행복을 위한 기본적인 돈'의 규모는 저마다 달랐다. 공통적인 것은 실제 준비할 수 있는 금액에 비해 추구하는 삶의 수준이 훨씬 높다는 것. 보고서에는 상당수 응답자들이 현실이 아닌 이상에서 파랑새를 찾는 현실이 투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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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라이프 위한 최소한의 돈, '5000만~1억원'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최소한' 얼마의 돈을 가져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5000만원 이하에서 10억원 이상까지 매우 폭넓게 나왔다.
가장 많은 응답자인 20.7%가 '5000만~1억원'을 웰라이프를 위한 최소한의 금액으로 꼽았다. '1억~2억원'(19.7%), '2억~5억원'(19%)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5000만원 미만(13.9%), 10억원 이상(13.5%)이라고 답한 경우도 상당수다.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는 "5000만~5억원까지 특정 금액대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응답이 고루 퍼진 것을 보면 응답자들의 웰라이프에 대한 생각이 그만큼 다양함을 알 수 있다"며 "꼭 얼마의 금액이 필요한가보다는 원하는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이에 맞는 금액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미혼보다는 기혼이 웰라이프를 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답한 점이다. 여성은 '5000만~1억원'(23.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반면, 남성은 '2억~5억원'(22%)을 꼽은 비율이 높았다. 또한 미혼자의 경우 '5000만~1억원'(23.5%)의 응답이 가장 많이 나온 데 비해 기혼자는 '2억~5억원'(21.4%)의 답이 가장 많았다.
그렇다면 웰라이프를 위해 실제로 준비할 수 있는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매월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5만~20만원'이라는 답을 내놨다. '10만~20만원'이 25.2%, '5만~10만원'이 25%로 뒤를 이었다.
월 30만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는 소수에 그쳤다. '30만~40만원' 6.2%, '40만~50만원' 3.3%, '50만원 이상' 7.2% 등이다. 이천 대표는 "매월 5만원씩 20년 동안 연 3%짜리 적금에 가입해 저축하면 20년 후 약 1500만원을 만들 수 있고 매월 20만원을 20년 동안 연 3%짜리 적금에 가입하면 약 6000만원을 준비할 수 있다"며 "웰라이프를 위해 주로 5000만~5억원을 희망하던 것과는 큰 격차가 있으므로 각자 희망이나 능력에 따라 현실적인 대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복한 주거공간의 최우선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상당수 응답자들이 '자연친화적 환경'(36.8%)을 꼽았다. '일정규모 공간'(23.4%), '레저'(19.9%), '교통 편의성'(12.1%)이 뒤를 이었다.
이 질문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집의 크기(평수)와 레저시설에 두는 가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남성은 '규모 공간'(21.8%), '레저시설'(21.1%)에 비슷한 선호도를 보였지만 여성은 '레저시설'(19.1%)보다 '규모공간'(24.5%)를 우선 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활동을 많이 하는 남성과 살림하면서 내부활동을 주로 하는 여성간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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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승희 기자 |
◆ 직장의 최우선 요소, 단연 '급여'
'일하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일하는가'. 수많은 직장인들이 이러한 질문을 던질 정도로 '일'은 삶의 질을 논하는 데 핵심 키워드다.
웰라이프를 위한 직장의 최우선 요소를 묻는 질문에는 단연 '급여'(60.7%)가 으뜸으로 꼽혔다. 성별로는 남성(62.4%)이 여성(59.4%)보다 '급여'가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이는 만족도 높은 직장을 선택하는 데 힌트가 될 수 있다. 조장현 HSG휴먼솔루션그룹 소장은 "직장에서 높은 급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 중 잘 할 수 있는 일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라"고 말했다. 자신의 강점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자연스레 성과가 따라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업무'(15.4%)와 '동료'(15.1%)가 중요요소로 선택됐다. 수입이 높지 않더라도 하는 일이 즐겁고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30% 넘게 나온 셈이다. 앞으로 100세시대를 맞아 인생의 2막, 3막의 비중이 커질수록 업무와 동료관계 등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직급'이라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최근 직장인 사이에는 셀러던트(Saladent)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자기계발 열풍이 거세다. 실제 응답자 5명 중 4명 이상이 자기계발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약간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42.8%로 가장 많았고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답변도 37.6%나 나왔다. 이에 반해 '별 영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15%,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와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답변은 합산 5% 미만에 그쳤다.
조 소장은 "자기계발은 자기인식에서 출발한다"며 각자의 재능과 강점을 바탕으로 커리어 로드맵을 만들어볼 것을 권했다. 각자 강점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 '나만의 역량 계발 계획'을 짜보라는 것. 그는 특히 "바쁜 직장인들의 가장 좋은 역량 계발 방법은 업무를 통해서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업을 통해 필살기를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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