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옆구리 터지는' 김밥 전쟁
김설아 기자
7,455
공유하기
![]() |
서가원 김밥 내부(왼쪽)와 바르다 김선생 내부 |
프리미엄 김밥 프랜차이즈 시장에 '베끼기 논쟁'이 일고 있다. 주인공은 죠스푸드가 운영하는 김밥 브랜드 '바르다 김선생'과 ㈜오색만찬의 '서가원김밥'.
최근 바르다 김선생은 서울중앙지법에 서가원 김밥을 상대로 "외부간판 및 실내천장 메뉴판, 실내간판, 김밥 포장지 등을 사용하지 말라"며 부정경쟁행위 중지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월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인 바르다 김선생이 오픈했고, 서가원 김밥은 그보다 약 10개월 뒤인 지난 4월 매장을 오픈했다.
바르다 김선생 측은 "이후에 생긴 서가원 김밥 매장이 우리와 매우 유사하다"며 지난 5월 서가원 김밥 측에 실내 디자인 및 포장지를 변경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서가원 김밥은 그러나 10여일 뒤 내용증명을 통해 바르다 김선생과의 유사성을 부인,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 |
김밥 포장지 비교 |
바르다 김선생 측은 "이러한 행위는 공정한 상거래에 반하는 행위로 서가원 김밥이 자신의 영업을 위해 우리의 성과물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라며 "메뉴이미지, 메뉴보드 , 인테리어컨셉, 일부 기물이 유사하게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서가원 김밥 측은 이에 대해 "한국적인 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 만든 것"이라며 "프리미엄 김밥이라는 게 본래 압구정 김밥이 원조고, 전체적 디자인이 유사하다고 하는데 주방동선이나 레이아웃이나 잡다보니 그렇게 나온 것"이라며 법적으로 맞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너도나도 베끼기 '만연'
잘 되는 프랜차이즈의 콘셉트를 베낀 '미투(Me too)' 업체의 탄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는 업체간 난립으로 과열경쟁을 초래하고 때론 진흙탕 소송전으로까지 번지기도 한다.
벌집아이스크림업계 1, 2위. '소프트리'를 운영하는 엔유피엘과 또 다른 전문 브랜드인 '밀크카우'의 가맹본사 엠코스타도 현재 법적 소송을 벌이는 중이다. 두 업체는 '디자인권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에 이어 '벌집 꿀' 논란으로 또 다시 법정에 섰다.
2009년 길거리 장사를 시작해 2011년 1호 직영점을 오픈하며 2014년 800호점을 돌파한 '봉구스 밥버거'의 경우도 '미투' 업체 때문에 큰 홍역을 치렀다. 봉구스 밥버거 가맹점을 운영하던 점주 두 명의 직계가족이 새로운 브랜드 '쉐프 밥버거'를 차린 것이 발단이 됐다.
10평 이하의 작은 매장에서 한 잔 단위의 맥주를 파는 '스몰비어' 업계에서도 원조 논란이 일고 있다. 2011년 수제 감자튀김, 치즈스틱 등 저렴하고 간편한 안주를 내세운 압구정봉구비어가 인기를 끌자 '용구비어', '최군맥주', '상구비어', '오춘자비어', '말자싸롱' 등의 유사업체가 잇따라 생겨 원조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한 관계자는 "신규브랜드는 누구나 쉽게 브랜드를 만들고 등록할 수 있어 베끼기 제한이 없기 때문"이라며 "유사 브랜드가 난무하면 고객들에게 식상한 느낌을 주고 결국 원조와 베끼기 모두의 시장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메뉴나 콘셉트를 모방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외식업계의 잘못된 풍토"라며 "프랜차이즈는 브랜드 개발을 위해 시장조사부터 개발을 위한 시행착오를 통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게 되며, 이런 노하우와 노력을 벤치마킹이라는 미명 아래 도를 넘어 베끼는 것은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