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이슈] 이승철 일본 입국 거부, 세계3위 선진국의 마인드는 후졌다
여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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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검색어는 쉴 새 없이 바뀐다. 그에 따라 방대한 양의 글들이 쏟아진다.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한 두 개의 기사만 읽고는 해당 키워드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없을 터. 이에 한 주를 달궜던 ‘핫이슈’의 전말을 추적해본다.
세계 3위의 선진국의 마인드는 후졌다. 가수 이승철이 ‘독도’ 관련 활동 때문에 일본 입국 거부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애국심에 불을 지폈다. 일본 당국은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궤변만 늘어놓으며 자국민에게 어이없는 대우를 서슴지 않았다.
또 부당하다니. 아니, 늘 부당했다. 바로 여기 우리가 이 사건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독도뿐만 아니라 위안부 문제도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역사적으로 민감한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이승철 일본 입국 거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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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9일, 가수 이승철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출입국사무소에서 4시간 동안 억류
이승철의 소속사 진앤원뮤직웍스에 따르면 “이승철은 지난 9일 오전 아내 박현정 씨와 함께 일본 지인의 초대로 아시아나 항공편을 이용해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는 출국사무소에 4시간가량 억류됐다가 풀려나야만 했다”고 알렸다.
②10일, 일본 입국 거부 이유 “이승철이 독도에서 ‘통일송’을 발표했기 때문인 듯”
소속사 관계자는 “억류 때 이승철이 부당한 처사를 문제 삼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출입국사무소 직원이 독도 관련 언급을 감춘 채 20여 년 전 대마초 흡연 사실을 거론하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이승철은 대마초 사건 이후 일본에 15차례 입국하면서도 아무런 제재를 받은 적이 없었고 2000년대 초반에도 현지에서 콘서트를 여는 등 활동에도 제약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승철 일본 입국 거부에 대해 소속사 측은 “이승철이 독도에서 ‘통일송’을 발표하고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대한 표적성 입국 거부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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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11일,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주일대사관이 일본 당국에 문의한 결과, 통상적인 관계와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이 씨에 대한 입국 거부사유는 밝힐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또한 같은 날 이승철은 일본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 “내 나라 내 땅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이런 식으로 문제 삼았다면 이에 굴복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일본에 재입국하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부당한 일에 적극 대처하고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④12일,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 “일본에 설명을 요구할 것”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위 비경제분야 정책질의에서 “이승철의 일본 입국 거부 사태에 관련, 도쿄 대사관을 통해 (일본 정부에) 이유 설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서울 외교부에서 관계관을 불러 이 문제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⑤12일 오후,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이승철 입국 거부는 독도와 무관”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독도에서 노래를 부른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스가 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이승철에 대한 입국 거부는 “입관법(출입국 관리 및 난민 인정법)상 ‘입국거부(상륙거부)’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라고 알렸다.
더불어 “당일(지난 9일) 법무성이 법령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개별적인 사안이고 개인 정보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세한 이유에 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⑥12일 오후, 일본에 항의하는 의미로 통일송 ‘그날에’ 무상 배포
12일, 소속사 진앤원뮤직웍스는 “이승철이 일본의 부당한 억류 및 입국거부 조치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 8월14일 독도에서 부른 ‘그날에’를 무상 배포키로 했다”고 알렸다.
무료 배포되는 음원 형태는 세 가지다. 독도 입도 당시 이승철과 탈북청년합창단이 함께 불렀던 ‘합창 버전’과, 이승철이 따로 솔로로 녹음해 만든 ‘솔로 버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영어 버전’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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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과거에는?가수 정광태, 보이그룹 비스트, 씨엔블루, 배우 송일국도 같은 사례
▶ 지난 1996년,‘독도를 우리 땅’ 부른 가수 정광태(독도 명예군수), SBS 특집물 제작 위해 제작진과 함께 일본 비자 신청했지만,유독 정광태만 석연찮은 이유로 입국 거부
▶ 지난 2011년,독도 문제로 한일양국의 대치국면이 강했던 무렵, 그룹 비스트, 씨엔블루 등 다수의 한류 K-POP 아이돌그룹들이 일본 입국 당시 공항에 8시간가량 억류된 채 돌연 입국을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음
▶ 지난 2012년,독도 수영 횡단 프로젝트에 동참한 배우 송일국에 대해 일본 외무성 야마구치 츠요시 부대신(차관)이 “송일국은 일본에 입국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해 논란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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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반응은? ‘독도 지킴이’ 서경덕 교수, 가수 김장훈 등 SNS를 통해 의견 표명
10일, 서경덕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승철 씨가 일본 입국을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독도에서 통일송 노래를 불렀다고 해서요. 참 코메디고 참 치졸합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가수 김장훈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의 이승철 입국거부는 세계적 망신의 자충수”라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제가 진행하고 있는 독도와 강제 성노예 문제에 대한 계획들의 추진에 다시금 힘이 불끈 솟네요. 같이 합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승철은 광복절 하루 전인 지난 8월 14일 오후 독도에서 자신이 지휘를 맡은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with U)’ 단원 42명과 함께 ‘홀로 아리랑’과 통일을 간절히 바라는 곡 ‘그날에’를 노래했다. 이승철은 이들 합창단과 함께 'ON 캠페인(One Nation)'을 기획해 정치적 이슈를 넘어 순수하게 문화적인 차원에서 통일을 바라는 의미 있는 문화적 움직임을 통해 통일의 메시지를 되새기고자 했다.
<사진=진앤원뮤직웍스, JTBC, 이승철 트위터, 서경덕 페이스북, 공연세상, FNC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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