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연말이다. 매섭게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꽁꽁 여미게 된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지게 된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살림살이가 팍팍한 이들의 생활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모두가 함께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상징적 의미'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실천에 옮기지 못한다. 이러한 이들을 위해 퍼네이션(Funation)이 새로운 기부문화로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아 기부를 미뤄왔다면 좀 더 쉽고 특별한 기부에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 단순히 일상생활 속에서 걷기만 하고 게임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넬 수 있다. 또 기부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다양한 방식의 기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금부터 각양각색의 이색 기부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커버스토리] 기부는 '신나는 게임'이다

◆빅워크, 걸으면서 기부하기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일 걷는다. 그런데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도 기부가 이뤄지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바로 '빅워크'가 그 주인공. 빅워크는 단순히 걸음으로써 모두가 힘을 모아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체장애우를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빅워크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뒤 실행버튼과 '스타트'(START) 버튼을 누르고 걷기만 하면 된다.

이 경우 100m를 걸을 때마다 1noon(1원)씩 적립돼 절단장애 아동의 의족을 제작하는 데 지원된다. 빅워크는 기부뿐만 아니라 건강관리까지 함께 책임진다. 앱을 실행한 뒤 걸으면 시간과 거리, 칼로리의 소모량까지 표시되며 이동경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록은 네이버 건강정보시스템과 연동된다.


[커버스토리] 기부는 '신나는 게임'이다

◆트리플래닛, 게임에서 나무 심으면…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나무를 심고 기르는 게임인 '트리플래닛'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리플래닛은 게임 속에서 나무에 물 주고 벌레를 쫓으며 나무를 온전히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마침내 나무가 다 자라면 실제 현실에서도 세계 각지에 내가 키운 나무가 기부된다. '트리플래닛'에서는 통상적으로 3∼7일이면 나무를 키울 수 있다.

이를 통해 벌써 세계 8개국, 47개 숲에 총 48만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숲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은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사진이나 영상으로 게재되고 이와 관련된 각종 정보는 앱 이용자들에게도 전달된다.


[커버스토리] 기부는 '신나는 게임'이다

◆비카인드, 생일엔 선물 대신 후원모금을

연예계 대표 기부천사로 손꼽히는 가수 션과 배우 정혜영 부부는 다방면에 걸친 봉사활동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는다. 특히 자녀들에게 저금통을 만들어줘 돈을 모으게 한 후 매년 생일날 어린이병원을 찾아 아픈 친구들의 수술비를 지원하는 선행을 가르친다.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는 션과 정혜영 부부처럼 의미있는 일을 해보는 건 어떨까. 이런 특별한 날에 기부활동을 쉽게 하도록 도와주는 포털사이트가 있다. '비카인드'(bekind)가 바로 그것이다. 이 사이트는 생일에 친구나 지인에게 선물이 아닌 후원모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카인드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걸고 모금함을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조성된 기부금은 공익단체로 전달돼 공익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커버스토리] 기부는 '신나는 게임'이다

◆헌혈기부권, 헌혈도 하고 사랑도 나누고

"헌혈을 통해 사랑을 나누세요." 이 문구는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헌혈 홍보문구다. 단순히 헌혈하는 것만으로도 나눔을 실천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헌혈 기부권'을 통해 나눔의 의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헌혈 기부권이란 헌혈 후 받는 영화표 등의 기념품을 대신해 헌혈증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는 제도다. 전혈 헌혈과 혈장성분 헌혈은 3500원, 혈소판과 혈소판혈장성분헌혈은 6000원을 기부할 수 있다. 기부를 통해 모인 금액은 기부권 선정사업 6곳(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등)에 사용된다.


[커버스토리] 기부는 '신나는 게임'이다

◆미리내 가게, 미리 낸 커피 값으로 나눔 실천

미리내가게는 이름 그대로 돈을 '미리 내'는 가게다. 어려운 이웃이나 특별한 순간 가게를 찾는 손님을 위해 먼저 온 손님이 자신의 몫을 지불할 때 다른 사람의 몫까지 미리 돈을 내는 것. 예컨대 카페에서 먼저 방문한 손님이 아메리카노 한잔 요금을 미리 지불한 뒤 "크리스마스 날 가게에 혼자 온 손님에게 커피 한잔을 무료로 제공해주세요"라고 요구하는 식이다.

약 100여년 전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에서 시작된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미리내 가게는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현재 미리내 가게는 전국에 150여개가 있으며 카페, 빵집, 음식점은 물론 미용실까지 포함돼 있다.

◆기부톡, 전화통화하면 기부는 덤!

전화통화를 하는 것만으로 기부가 이뤄지는 앱도 등장했다. 바로 '기부톡'(givetalk). 기부톡을 이용해 전화를 걸면 통화수수료만큼 굿네이버스·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기부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즉 통화를 많이 할수록 기부도 많이 하게 되는 구조인 셈.

기부톡의 기능 자체는 일반전화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기본 앱의 데이터를 그대로 가져다 사용할 수 있다. 메시지의 경우 문자를 보내는 만큼 해당 메시지에 기부단체를 알리는 문구가 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홍보효과도 발생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