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강남 쌍둥이' 찍어내는 의느님의 창조능력
성형산업, 이대로 좋은가 / 이색 성형의 세계
정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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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나라에서 성형수술을 하고 돌아간 외국인들이 자국의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다. 한국의 성형수술 수준을 여기에 빗대어도 될까. 지난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과 겨울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이 성형외과로 몰리고 있다. <머니위크>는 국내 성형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성형수술의 명과 암, 그리고 성형 시 주의사항 등을 알아봤다.
"의느님 손길을 거쳐 다시 태어났어요." 바야흐로 '의느님'의 시대다. 뛰어난 손재주(?)를 갖추고 주로 강남일대에 거주하는 이들은 최근 1020세대에게 부모님, 하느님, '유느님'(방송인 유재석을 일컫는 말)보다 더 자주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의사와 하느님을 합친 신조어 의느님은 성형외과 의사를 빗댄 표현이다. 뛰어난 실력으로 원판불변의 법칙마저 어기고 새 사람을 창조하나니 이들의 경이로운 능력을 무려 하느님에 빗대 설명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의느님의 헌신(?)으로 기상천외한 성형수술이 여럿 등장했다. 뒤통수부터 잇몸, 배꼽과 무릎, 관상성형까지….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느님의 손을 거친다면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색 성형의 세계, 그 실태를 들여다봤다.
# "개구리 뒷~다리." 취업준비생 A씨는 오늘도 축 처진 입꼬리를 올리기 위해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에 한창이다. 늘 내려간 입꼬리 때문에 우울하고 화나 보인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 A씨. 최근에는 구직에 실패하는 것마저 이 때문은 아닌지 근심이 한가득이다. 그런 그에게 유혹의 손길이 다가왔다. 선천적으로 내려간 입꼬리도 수술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는 것.
◆입꼬리 올리고 잇몸은 감추고
최근 A씨와 같은 취준생 사이에서 '입꼬리 성형'이 주목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얼굴을 위해 입꼬리를 올림으로써 취업 면접 시 좋은 인상을 남기겠다는 생각에서다. 입꼬리수술은 입꼬리 양끝의 움직이는 근육방향을 재배치해 입꼬리를 바깥쪽 위로 올리고 미세 봉합하는 것으로 사실상 입꼬리의 모양과 위치를 새롭게 만드는 수술이다.
복잡한 수술처럼 보이지만 성형외과에서는 이를 '간단수술'로 명명한다. 웃을 때 환하고 밝은 미소는 물론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때도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 있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성형외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부자연스럽거나 흉터가 남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수술을 한 이들 사이에서는 평이 좋지 못한 것도 사실. 성형외과의 한 전문의는 "입 주변에 흉터가 남거나 입꼬리 비대칭이 생겨 수술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입꼬리가 심하게 처진 것이 아니라면 매일 거울을 보며 미소 짓는 연습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입꼬리 성형과 더불어 밝은 미소를 위해 함께 제안되는 성형이 또 있다. 바로 선홍빛 잇몸을 감추기 위한 '잇몸성형'이다. 방송가에서 잇몸이 많이 드러나는 연예인들을 웃음거리 소재로 사용한 뒤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한 잇몸성형은 레이저를 이용해 과도하게 내려온 잇몸을 제거한다. 미용적인 측면 외에 치아의 건강을 위해서도 사용된다. 잇몸이 과도하게 보이거나 부풀어 있는 경우 치아와 잇몸사이 공간인 치주낭으로 음식물이 끼어 치아를 상하게 하기 때문. 다만 전문의들은 "잇몸 일부분을 제거해도 될 만큼 두께가 적당하지 않으면 치아뿌리가 드러날 위험이 크다"며 충분한 상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색성형의 대표주자로 '뒤통수 성형'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은 "그런 것도 있어?"라는 반응이지만 납작하게 꺼진 '절벽' 뒤통수로 고민하는 이에겐 낯설지 않은 수술이다. 다양한 수술방법이 있지만 뒤통수 위쪽의 피부 3~4cm정도를 절개하고 두피 아래 뼈를 싸고 있는 막을 박리해 오스테오본드(본시멘트)라는 물질을 삽입, 반죽이 굳으면 이를 봉합해 붕대를 감아주는 형태의 수술이 유명하다. 수십여년을 거쳐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염증, 출혈, 통증, 이물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수술경험이 중요하며 충분한 상담은 필수다.
◆무릎 주름 없애고 쇄골은 드러나게
성형수술이 얼굴에서 그쳤다면 의느님이란 신조어는 나타나지도 않았을 터. 가슴과 엉덩이 등 S라인을 위한 수술은 물론 쇄골과 배꼽, 무릎 등 다양한 신체부위에도 성형수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과처럼 동그랗고 탄력 있는 엉덩이, 이른바 '애플힙'을 만들기 위해 보정속옷을 입는 이들이라면 보형물 삽입과 자가지방이식수술 등을 통한 힙업 수술을 생각해 봤을 것이다. 단 피부를 절개하는 방식의 수술로 수술범위가 넓을뿐더러 상처자국이 남을 수도 있어 최근에는 레이저를 통한 힙업 수술과 한방을 통한 시술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비키니와 크롭티(배꼽티) 등 짧은 상의가 유행하면서 배꼽 모양에도 미적 기준이 생겼다. 특히 톱스타 B씨처럼 아라비아 숫자 '1' 모양의 배꼽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알려졌지만 개개인에 따라 배꼽의 돌출 원인이나 형태, 크기 등이 천차만별이므로 직접 진찰을 받은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
'하의실종' 패션으로 다리가 노출될 때는 매끄러운 무릎이 각선미를 결정짓는 중요요소다. 이에 최근에는 10대 걸그룹이 무릎에 분홍색 파우더를 바르고 나오는 등 무릎 메이크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메이크업만으로 결점을 감추기 어려운 경우에는 무릎 살을 제거하는 무릎 지방흡입, 주름 제거술 등 무릎성형으로 방향을 틀기도 한다.
국내에는 할리우드 톱스타인 데미 무어가 수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늘어진 피부를 제거한 후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주는 원리로 자칫 피부 절개 부분에 흉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수다.
이밖에도 자연분만으로 골반근육과 회음부에 손상을 얻은 이들이 주로 하는 '골반근육성형'과 쇄골 사이에 지방과 근육을 제거해 라인을 도드라지게 만들어주는 '쇄골성형' 등이 이색성형으로 떠올랐다.
◆미래도 바꿔주는 의느님?
그런가 하면 의느님을 통해 자신의 미래까지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들도 많다. 이들은 자신의 손금과 관상에 만족하지 못하고 의학의 힘을 빌려 바꾸기를 원한다.
예컨대 주름이 깊거나 살이 처지고 패인 경우, 미간이 낮거나 들창코인 경우, 비대칭인 경우 등이 관상학적으로 좋지 않은 얼굴로 꼽힌다. '관상 성형'은 관상학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성형으로 보완해 불운을 행운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철학관의 한 관계자는 "성형을 했다고 하루아침에 다른 삶을 살 수는 없다"면서도 "바뀐 얼굴로 삶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고 긍정적인 기운이 스스로 좋은 관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각 부분의 조화가 이뤄지는 것이 관상학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라며 "얼굴의 조화를 망치는 무리한 성형수술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근에는 의느님의 헌신(?)으로 기상천외한 성형수술이 여럿 등장했다. 뒤통수부터 잇몸, 배꼽과 무릎, 관상성형까지….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느님의 손을 거친다면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색 성형의 세계, 그 실태를 들여다봤다.
# "개구리 뒷~다리." 취업준비생 A씨는 오늘도 축 처진 입꼬리를 올리기 위해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에 한창이다. 늘 내려간 입꼬리 때문에 우울하고 화나 보인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 A씨. 최근에는 구직에 실패하는 것마저 이 때문은 아닌지 근심이 한가득이다. 그런 그에게 유혹의 손길이 다가왔다. 선천적으로 내려간 입꼬리도 수술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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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꼬리 올리고 잇몸은 감추고
최근 A씨와 같은 취준생 사이에서 '입꼬리 성형'이 주목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얼굴을 위해 입꼬리를 올림으로써 취업 면접 시 좋은 인상을 남기겠다는 생각에서다. 입꼬리수술은 입꼬리 양끝의 움직이는 근육방향을 재배치해 입꼬리를 바깥쪽 위로 올리고 미세 봉합하는 것으로 사실상 입꼬리의 모양과 위치를 새롭게 만드는 수술이다.
복잡한 수술처럼 보이지만 성형외과에서는 이를 '간단수술'로 명명한다. 웃을 때 환하고 밝은 미소는 물론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때도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 있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성형외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부자연스럽거나 흉터가 남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수술을 한 이들 사이에서는 평이 좋지 못한 것도 사실. 성형외과의 한 전문의는 "입 주변에 흉터가 남거나 입꼬리 비대칭이 생겨 수술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입꼬리가 심하게 처진 것이 아니라면 매일 거울을 보며 미소 짓는 연습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입꼬리 성형과 더불어 밝은 미소를 위해 함께 제안되는 성형이 또 있다. 바로 선홍빛 잇몸을 감추기 위한 '잇몸성형'이다. 방송가에서 잇몸이 많이 드러나는 연예인들을 웃음거리 소재로 사용한 뒤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한 잇몸성형은 레이저를 이용해 과도하게 내려온 잇몸을 제거한다. 미용적인 측면 외에 치아의 건강을 위해서도 사용된다. 잇몸이 과도하게 보이거나 부풀어 있는 경우 치아와 잇몸사이 공간인 치주낭으로 음식물이 끼어 치아를 상하게 하기 때문. 다만 전문의들은 "잇몸 일부분을 제거해도 될 만큼 두께가 적당하지 않으면 치아뿌리가 드러날 위험이 크다"며 충분한 상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색성형의 대표주자로 '뒤통수 성형'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은 "그런 것도 있어?"라는 반응이지만 납작하게 꺼진 '절벽' 뒤통수로 고민하는 이에겐 낯설지 않은 수술이다. 다양한 수술방법이 있지만 뒤통수 위쪽의 피부 3~4cm정도를 절개하고 두피 아래 뼈를 싸고 있는 막을 박리해 오스테오본드(본시멘트)라는 물질을 삽입, 반죽이 굳으면 이를 봉합해 붕대를 감아주는 형태의 수술이 유명하다. 수십여년을 거쳐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염증, 출혈, 통증, 이물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수술경험이 중요하며 충분한 상담은 필수다.
◆무릎 주름 없애고 쇄골은 드러나게
성형수술이 얼굴에서 그쳤다면 의느님이란 신조어는 나타나지도 않았을 터. 가슴과 엉덩이 등 S라인을 위한 수술은 물론 쇄골과 배꼽, 무릎 등 다양한 신체부위에도 성형수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과처럼 동그랗고 탄력 있는 엉덩이, 이른바 '애플힙'을 만들기 위해 보정속옷을 입는 이들이라면 보형물 삽입과 자가지방이식수술 등을 통한 힙업 수술을 생각해 봤을 것이다. 단 피부를 절개하는 방식의 수술로 수술범위가 넓을뿐더러 상처자국이 남을 수도 있어 최근에는 레이저를 통한 힙업 수술과 한방을 통한 시술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비키니와 크롭티(배꼽티) 등 짧은 상의가 유행하면서 배꼽 모양에도 미적 기준이 생겼다. 특히 톱스타 B씨처럼 아라비아 숫자 '1' 모양의 배꼽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알려졌지만 개개인에 따라 배꼽의 돌출 원인이나 형태, 크기 등이 천차만별이므로 직접 진찰을 받은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
'하의실종' 패션으로 다리가 노출될 때는 매끄러운 무릎이 각선미를 결정짓는 중요요소다. 이에 최근에는 10대 걸그룹이 무릎에 분홍색 파우더를 바르고 나오는 등 무릎 메이크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메이크업만으로 결점을 감추기 어려운 경우에는 무릎 살을 제거하는 무릎 지방흡입, 주름 제거술 등 무릎성형으로 방향을 틀기도 한다.
국내에는 할리우드 톱스타인 데미 무어가 수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늘어진 피부를 제거한 후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주는 원리로 자칫 피부 절개 부분에 흉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수다.
이밖에도 자연분만으로 골반근육과 회음부에 손상을 얻은 이들이 주로 하는 '골반근육성형'과 쇄골 사이에 지방과 근육을 제거해 라인을 도드라지게 만들어주는 '쇄골성형' 등이 이색성형으로 떠올랐다.
◆미래도 바꿔주는 의느님?
그런가 하면 의느님을 통해 자신의 미래까지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들도 많다. 이들은 자신의 손금과 관상에 만족하지 못하고 의학의 힘을 빌려 바꾸기를 원한다.
예컨대 주름이 깊거나 살이 처지고 패인 경우, 미간이 낮거나 들창코인 경우, 비대칭인 경우 등이 관상학적으로 좋지 않은 얼굴로 꼽힌다. '관상 성형'은 관상학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성형으로 보완해 불운을 행운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철학관의 한 관계자는 "성형을 했다고 하루아침에 다른 삶을 살 수는 없다"면서도 "바뀐 얼굴로 삶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고 긍정적인 기운이 스스로 좋은 관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각 부분의 조화가 이뤄지는 것이 관상학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라며 "얼굴의 조화를 망치는 무리한 성형수술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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