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절망퇴직’에 뿔난 증권맨들 뭉쳤다
정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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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증권업계의 '핫 키워드'는 ‘희망퇴직’과 ‘노동조합’이다. 불황을 이유로 구조조정에 나선 사측에 맞서 올해 들어서만 4개의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대신증권 직원들의 노조 설립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 계열의 HMC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등 4개의 증권사가 그 주인공. 이들의 요구는 엇비슷하다. 생존권을 보장하고 직원과의 소통에 나서라는 것이다. 노사 간 엇갈리는 의견 속에 노조는 12월 한파 속에서 거리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LIG투자증권 노조 “직원은 비용으로만 치부”
“그동안 우리 직원들은 지속적인 지점 통·폐합,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 임금 40% 삭감을 통한 직군 전환, 정규직에 대한 계약직 전환 강요 등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당했습니다. LIG투자증권은 이 과정에서 어떠한 비전이나 발전계획 등을 제시하지도, 논의하지도 않았으며 직원들은 단지 비용으로만 치부됐습니다.”
LIG투자증권 출범 6년여 만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LIG투자증권지부(이하 LIG투자증권 노조)는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역사적인 노조를 설립했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모회사인 LIG손해보험이 매각될 경우 함께 매각되는 운명을 가진 LIG투자증권 사측이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지 않고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난 1일 출범을 알렸다.
노조 측은 설립과 함께 ▲매각사항 공유와 직원 고용안정에 대한 논의 ▲강제적 구조조정과 직군전환 반대 ▲일방적인 복지축소 및 임금삭감 철회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5일 LIG투자증권이 지점 폐지와 희망퇴직을 발표하면서 노사 간 갈등에 불이 붙었다. 이날 김경규 LIG투자증권 사장은 “설립 이래 회사의 수익구조는 본사부문 흑자, WM(웰스매니지먼트)부문의 적자패턴을 지속해 왔다”면서 “지점망을 서울로 집중하는 등 이익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지방지점(2개)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퇴직을)희망하는 직원과 회사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희망퇴직을 실시코자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같은 날 “이미 설립된 노조의 존재를 무시하는 불법처사”라며 분노했다. 이어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은 회사 측에 있다”며 사장과 임원진의 즉각 사퇴, 구조조정 철회와 노조와의 즉각 협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정기간 노조와 사측의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이 현재 복수노조 확인 기간으로 노조와의 협상은 잠깐 미룬 상태라고 밝혔기 때문.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노조 관련 법령에 따라 현재는 교섭을 요구하는 사무금융서비스노조(LIG투자증권 노조) 이외에 추가로 설립된 노조가 있는지 확인하는 기간”이라며 “이 기간 중 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먼저 면담 등을 하게 되면 공정의무를 위반할 수 있다”고 협상 보류 배경을 밝혔다.
◆대신증권 노조 “성실 교섭 임하라”
그런가 하면 지난 10일 대신증권 여의도 본사 앞에서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지부(이하 대신증권 노조)가 “노조탄압을 중단하고 노조와 성실한 교섭에 나서라”며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대신증권 노조는 “9개월에 걸친 교섭기간 동안 회사 측 태도는 ‘해볼 테면 해봐’란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연내 단체협약 타결을 위해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월25일 노조 설립 후 노사는 3월18일 첫 교섭을 시작으로 지난 11월26일까지 총 18회에 걸쳐 단체교섭을 실시했다. 하지만 ▲노조전임자(노조업무에만 종사) 불인정 ▲노조사무실 미제공 ▲차등성과급제 개선 등 복리후생 개선 미반영 등을 미뤄볼 때 “사실상 사측이 교섭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이에 노조는 “수시교섭을 통해 단협을 타결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마저도 ‘의도적인 교섭연기’ 전략을 쓰며 거부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연내 단협 타결을 위한 교섭에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경한 의견을 표명했다.
반면 사측은 현재까지 진행한 단체교섭만 총 18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다만 대신증권 관계자는 “노조 측이 ‘노조전임자 인정 및 노조사무실 제공’ 두가지 문제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이 문제를 포함해 다른 근로조건들까지 전부 일괄 타결할 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지난 4월 지점 통·폐합에 맞서 설립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C투자증권지부와 지난 7월 매각을 앞두고 비정규직 논란이 불거진 리딩투자증권 또한 직원들이 노조(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리딩투자증권지부)를 설립,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부는 이 같은 노조설립 확산 분위기에 대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개인으로 대항할 수 없을 때 몰리고 몰린 노동자들이 뭉치게 되는 것 같다”며 “최근 희망퇴직도 문제지만 임금체계의 개악사례(변동 성과급제 도입, 40% 삭감 등)가 노동자들을 뿔나게 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직원들의 노조 설립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 계열의 HMC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등 4개의 증권사가 그 주인공. 이들의 요구는 엇비슷하다. 생존권을 보장하고 직원과의 소통에 나서라는 것이다. 노사 간 엇갈리는 의견 속에 노조는 12월 한파 속에서 거리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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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LIG투자증권지부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을 향해 "지점폐쇄 결사반대, 희망퇴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제공=LIG투자증권지부 |
◆LIG투자증권 노조 “직원은 비용으로만 치부”
“그동안 우리 직원들은 지속적인 지점 통·폐합,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 임금 40% 삭감을 통한 직군 전환, 정규직에 대한 계약직 전환 강요 등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당했습니다. LIG투자증권은 이 과정에서 어떠한 비전이나 발전계획 등을 제시하지도, 논의하지도 않았으며 직원들은 단지 비용으로만 치부됐습니다.”
LIG투자증권 출범 6년여 만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LIG투자증권지부(이하 LIG투자증권 노조)는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역사적인 노조를 설립했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모회사인 LIG손해보험이 매각될 경우 함께 매각되는 운명을 가진 LIG투자증권 사측이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지 않고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난 1일 출범을 알렸다.
노조 측은 설립과 함께 ▲매각사항 공유와 직원 고용안정에 대한 논의 ▲강제적 구조조정과 직군전환 반대 ▲일방적인 복지축소 및 임금삭감 철회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5일 LIG투자증권이 지점 폐지와 희망퇴직을 발표하면서 노사 간 갈등에 불이 붙었다. 이날 김경규 LIG투자증권 사장은 “설립 이래 회사의 수익구조는 본사부문 흑자, WM(웰스매니지먼트)부문의 적자패턴을 지속해 왔다”면서 “지점망을 서울로 집중하는 등 이익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지방지점(2개)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퇴직을)희망하는 직원과 회사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희망퇴직을 실시코자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같은 날 “이미 설립된 노조의 존재를 무시하는 불법처사”라며 분노했다. 이어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은 회사 측에 있다”며 사장과 임원진의 즉각 사퇴, 구조조정 철회와 노조와의 즉각 협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정기간 노조와 사측의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이 현재 복수노조 확인 기간으로 노조와의 협상은 잠깐 미룬 상태라고 밝혔기 때문.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노조 관련 법령에 따라 현재는 교섭을 요구하는 사무금융서비스노조(LIG투자증권 노조) 이외에 추가로 설립된 노조가 있는지 확인하는 기간”이라며 “이 기간 중 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먼저 면담 등을 하게 되면 공정의무를 위반할 수 있다”고 협상 보류 배경을 밝혔다.
◆대신증권 노조 “성실 교섭 임하라”
그런가 하면 지난 10일 대신증권 여의도 본사 앞에서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지부(이하 대신증권 노조)가 “노조탄압을 중단하고 노조와 성실한 교섭에 나서라”며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대신증권 노조는 “9개월에 걸친 교섭기간 동안 회사 측 태도는 ‘해볼 테면 해봐’란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연내 단체협약 타결을 위해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월25일 노조 설립 후 노사는 3월18일 첫 교섭을 시작으로 지난 11월26일까지 총 18회에 걸쳐 단체교섭을 실시했다. 하지만 ▲노조전임자(노조업무에만 종사) 불인정 ▲노조사무실 미제공 ▲차등성과급제 개선 등 복리후생 개선 미반영 등을 미뤄볼 때 “사실상 사측이 교섭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이에 노조는 “수시교섭을 통해 단협을 타결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마저도 ‘의도적인 교섭연기’ 전략을 쓰며 거부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연내 단협 타결을 위한 교섭에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경한 의견을 표명했다.
반면 사측은 현재까지 진행한 단체교섭만 총 18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다만 대신증권 관계자는 “노조 측이 ‘노조전임자 인정 및 노조사무실 제공’ 두가지 문제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이 문제를 포함해 다른 근로조건들까지 전부 일괄 타결할 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지난 4월 지점 통·폐합에 맞서 설립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C투자증권지부와 지난 7월 매각을 앞두고 비정규직 논란이 불거진 리딩투자증권 또한 직원들이 노조(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리딩투자증권지부)를 설립,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부는 이 같은 노조설립 확산 분위기에 대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개인으로 대항할 수 없을 때 몰리고 몰린 노동자들이 뭉치게 되는 것 같다”며 “최근 희망퇴직도 문제지만 임금체계의 개악사례(변동 성과급제 도입, 40% 삭감 등)가 노동자들을 뿔나게 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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