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안 된다고 무작정 폐업할 수 없는 생계형 창업자들에게는 업종전환 창업이 좋은 해법이다.

이들은 경험과 비용 면에서 신규 창업자보다 유리하다. 하지만 다시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보다 신중하게 아이템을 선택해야 한다.
본초불닭발, 오징어와친구들 등 프랜차이즈 소자본 업종전환 창업이 뜬다

부산 기장군 정관면에 위치한 '본초불닭발' 박병진 사장(28)은 치킨집을 운영하다가 닭발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해 성공했다. 현재 165㎡(약 50평) 매장에서 한 달에 3,00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각종 경비를 제한 한 달 순익은 700만 원 선. 그는 지난 2월, 1억원 이상 목돈을 투자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었지만, 하루에 1~2마리 팔 때가 부지기수였다.


인근에 치킨, 호프집 등이 10개 이상 경쟁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경쟁이 덜한 불닭발전문점을 새롭게 열고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비도 2,000만 원으로 적게 들었다. ‘본초불닭발’은 기존 인테리어와 테이블, 의자 등을 유지하는 업종전환형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사에서 닭발을 세척, 손질한 후 양념까지 해서 진공 포장해 완제품 형태로 각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가맹점은 진공 팩을 전자레인지나 끓는 물에 넣고 4~5분 간 데우기만 하면 된다.


원팩시스템으로 주방에 1~2명만 있으면 된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중독성 있게 매운 맛으로 고객들의 신뢰도 높다. 닭발을 불 위에 화산석의 일종인 현무암에 얹어 구워내 불 맛이 살아 있다.


숯불향을 내기 위해 목초액을 넣는 다른 닭발과는 다르다. 양념에는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을 넣지 않고 국내산 고춧가루와 9가지 천연재료만을 사용한다.

닭발 외에 다양한 메뉴를 결합해 가맹점 매출 극대화를 꾀한 것도 주요한 특징이다. 통뼈 닭발과 무뼈닭발, 닭순살, 오돌뼈, 닭 날개 등 닭발 메뉴를 고루 갖추고, 닭발을 싫어하는 고객을 위해 불족발과 닭가슴살매콤해물만두 등도 판매한다.


대전시 유성구 궁동에서 ‘오징어와 친구들’ 궁동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완철 사장(47)도 퓨전포차를 운영하다가 해물포차로 업종을 전환해 성공했다. 115m2(35평) 매장에서 월평균 7,00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비 등을 제외한 순익은 2,000만 원이다.

지난해 11월 대학가 핵심상권에 5억 원을 투자해 퓨전포차를 오픈했지만 기대보다 매출과 순익이 낮았다. 회전률도 낮았고 본사에서 납품받는 식재료 가격도 높았다. 업종을 전환한 지금 만족한다는 평가다. 지역 내 대표주점으로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오징어회와 물회, 오징어통찜과 순대, 오징어 해물전골 등 오징어를 이용한 다양한 안주를 판매한다. 여기에 멍게, 해삼, 연포탕, 해물짬뽕 등의 해산물 요리도 갖췄다.

최근 오징어와 조개 등 어패류에 많이 들어있는 ‘타우린’ 성분이 원기회복, 혈압안정 효과와 함께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포장매출도 늘었다는 것이 신 사장의 설명이다.

까다로운 오징어 손질도 문제없다. 오징어 껍질을 벗기는 탈피기와 오징어 회를 썰어주는 세절기가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도 매일아침 본사가 공급해준다. 창업비도 본사의 업종전환 상품을 이용해 3,000만 원을 넘지 않았다.

창업 전문가들은 “우선 단순히 유명 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인지도만 보고 업종변환을 시도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며, “업종전환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너무 과다한 돈을 들여 업종전환 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기존의 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본초불닭발’과 ‘오징어와 친구들’의 가맹점은 전국에 각각 50여 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