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낮아졌기 때문일까. 하루 한번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8잔 이상 섭취(남자기준)하는 고위험 음주자와 폭탄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이다.

이를 통해 보면 2013년 우리나라 국민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는 ▲고위험 음주 경험 증가 ▲폭탄주 및 에너지폭탄주 섭취 확산 ▲건강한 음주를 위한 주류 섭취 습관에 대한 인식 증가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고 있다

에너지폭탄주란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일명 에너지 음료)와 술을 섞어 먹는 것을 말한다.


또 최초 음주 연령은 2012년 평균 20.6세에서 2013년 평균 19.7세로 낮아졌으며, 조사대상자 중 95.0%가 음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의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 1잔(200ml)을 기준으로 남자는 6.5잔, 여자는 4.7잔을 마셔 국민들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남자 4.9잔, 여자 3.8잔) 및 WHO가 제시한 저위험 음주량(남자 5.6잔, 여자 2.8잔)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소주 평균 음주량은 1잔(50ml) 기준으로 남자는 7.8잔, 여자는 4.5잔으로 본인들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남자 4.6잔, 여자 3.2잔)보다 많았다.
술자리 반 이상은 폭탄주, 에너지폭탄주 경험자도 10% 넘어

식약처는 이렇게 남녀 모두 본인들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 보다 많이 섭취하고 있는 것은 잔돌리기·회식문화 등의 술문화로 인하여 적정 음주를 유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고위험 음주 및 폭탄주 음주 비율 증가

한편 음주 경험자 중 하루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남자는 8잔 이상, 여자는 5잔 이상 섭취하는 고위험 음주를 경험한 자의 비율은 2012년 68.2%에서 2013년 82.5%로 증가했다.

2013년 고위험 음주를 한번 이상이라도 경험한 비율을 연령대별로 20대와 30대가 86.7%와 86.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40대( 85.6%), 50대(80.5%), 60대(77.1%) 등의 순이었다.

또 음주 경험자 중에서는 55.8%가 폭탄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이는 2012년도 32.2%에 비하여 약 7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폭탄주 경험자에게 마신 적이 있는 모든 폭탄주에 대해 조사한 결과,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소맥’이 96.0%였으며, 위스키와 맥주가 34.4%, 소주와 과실주가 2.6%, 맥주와 과실주가 1.4% 등의 순이었다.


식약처는 폭탄주를 마시는 비율이 증가한 것은 ‘소맥’을 회식 등 술자리에서 많이 마시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에너지음료’와 술을 함께 섞어 마시는 에너지폭탄주 경험자는 2012년 1.7%에서 2013년 11.4%로 급격히 증가했는데, 더불어 음주 중 에너지음료를 마시는 비율도 2012년 6.2%에서 2013년 24.7%로 증가하였다.

또 2012년에는 30~50대 등에서 에너지폭탄주 음주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2013년에는 30대 14.2%, 40대 6.9%, 50대 4.4%, 60대 6.9%로 전 연령대로 에너지폭탄주 음주문화가 확산되었다.

이는 에너지 음료 자체 시장이 확대되고, 20대와 30대의 에너지폭탄주 섭취 경험이 전 연령대로 파급된 것 때문으로 보인다.
술자리 반 이상은 폭탄주, 에너지폭탄주 경험자도 10% 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