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핫] 이효리 쌍용차, ‘이발소 딸’ 소길댁이 약자를 응원하는 방법
여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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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검색어는 쉴 새 없이 바뀐다. 그에 따라 방대한 양의 글들이 쏟아진다.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한 두 개의 기사만 읽고는 해당 키워드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없을 터. 이에 본지는 한 주를 달궜던 ‘핫이슈’의 전말을 추적해본다.
가난했던 과거를 가진 이발소 딸이 약자를 응원하는 방법은 특별했다. 쌍용자동차가 내년 1월 신차 ‘티볼리’를 출시하기로 확정한 가운데, 가수 이효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른바 ‘티볼리 비키니 공약’을 내걸었다.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쌍용차 해고자가 복직된다면 비키니를 입고 춤을 추겠다는 것이 그 내용.
이후 댓글에 ‘티볼리’ 무료 광고모델, 걸그룹 소녀시대와 걸스데이가 언급되면서 네티즌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한 매체에서 쌍용차 측이 “이효리는 신차 ‘티볼리’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다”며 광고 모델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와 이효리는 물론 쌍용차도 당황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대한민국 ‘섹시퀸’의 소신있는 응원 발자취를 따라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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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지난 18일, 이효리가 쌍용자동차의 신차 ‘티볼리’에 대한 비키니 공약 언급
이효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쌍용에서 내년에 출시되는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됐던 분들도 다시 복직되면 정말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효리는 “그렇게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고 덧붙였다.
② 지난 18일 오후, 이효리의 글에 한 네티즌이 “소녀시대랑 걸스데이도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하자 이효리는 “효과는 그게 더 좋겠다” 답함
또 다른 네티즌이 “쓰시는 김에 티볼리 광고 출연 어떤가?”라는 댓글에는 “써주기만 한다면 무료라도 좋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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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지난 22일, 쌍용차는 전국 270여개 전시장에서 내년 1월 출시할 신차 콤팩트유틸리티차량(CUV) ‘티볼리’의 사전 계약을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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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22일 한겨례 신문 인터뷰, “노점 단속 당하던 아빠의 모습이 생생. 약자 멸시하면 화 솟구쳐”라며 어렸을 때 사연과 자신의 소신 밝혀
이효리는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아빠가 시장 골목에서 이발소를 했는데 4남매 여섯 식구가 2평도 안되는 방이 하나 딸린 이발소에서 일도 하고 생활도 했다”며 “아빠가 틈틈히 좌판도 했는데 노점 단속을 나와서 과일 좌판을 막 엎어버리고 하는 모습이 어린 시절의 강력한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했다.
또한 “과거 환경이 지금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나”라는 질문에 “돈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이나 멸시당해 힘들어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보면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불끈불끈 솟구쳐 오르고 막, 그런 마음이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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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23일 한겨례 신문 인터뷰, 쌍용차 해고자 관련 트위터 글에 대한 질문에 “아주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분들이 자본과 맞서는 숭고한 정신을 내가 자본으로 해결하려 하면 잘못된 생각이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놔
이효리는 “지난해 12월인가, 쌍용차 사장님이 ‘연간 12만대 이상 팔리면 복직을 생각해보겠다’고 인터뷰하신 걸 보고 ‘그럼 내가 광고 모델을 해서 잘 팔리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해고자들이 정말 복직되는 것을 원하는 건지 아니면 회사가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을 원하는 건지 몰랐다. 복직을 원하면 제가 하는 행동이 맞지만, 단순 복직이 아니라 사과를 받는 게 우선이면, ‘티볼리’가 잘 팔린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해고자 분들께 여쭸는데, 괜찮다고 하셔서 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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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24일 오전, 쌍용차 측이 ‘티볼리’의 광고 모델을 무료로 하겠다는 이효리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옴
공식적인 거절 이유는 “이효리가 티볼리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효리가 무료 모델을 제의한 배경이 ‘쌍용차 정리해고자 복직’이라는 점이 부담됐기 때문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⑦ 24일 오후, 쌍용차 관계자는 “애초에 공식적인 광고 제의도 없었으며, 이전에 이효리 씨가 ‘티볼리’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거나 대응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이효리의 호의를 무시했다는 여론에 정면 반박
이효리 측도 “이효리 씨가 트위터에 쌍용차에서 해고된 직원들의 복직을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광고 출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이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 공식적으로 쌍용차에 제안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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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앞서 지난달 8일, 이효리가 제주 직거래 장터에서 직접 수확한 콩을 ‘유기농’이라고 표기한 것을 본 네티즌이 관련 기관에 신고하면서 표기 논란에 휘말림
당시 이효리는 자신의 블로그에 “여러 가지 일로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 몰라서 한 일이라도 잘못은 잘못이니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습니다”며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신 분들 또 감싸주시려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모든 일에 좀 더 신중해야겠습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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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남편 이상순? 이효리는 싱어송라이터 이상순과 3년 간의 열애 끝에 지난 2013년 9월 결혼
현재 두 사람은 제주도에 거처를 마련해 지내고 있다. 이효리는 ‘소길댁’이라는 별칭을 내걸고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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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한편,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된 후 법원으로부터도 버림받은 두 노동자가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안 70m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한 바 있음
지난 2009년,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2600여 명을 해고시켰다. 77일 동안의 파업 끝에 노사 합의로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등으로 대부분 구제됐지만 165명은 끝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해고자들은 “근로기준법상 허용되지 않는 정리해고였다”며 법정 투쟁에 들어갔으나, 지난달 13일 대법원에서 “쌍용차의 정리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결국 재판부는 “국제금융위기와 경기불황으로 쌍용차의 집단해고가 불가피한 경영위기에 따른 적법한 해고”라고 판단했다.
<사진=이효리 블로그, MBC ‘무한도전’, 마리끌레르, 이효리 트위터, SBS ‘매직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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