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신차 열전 '대박 아니면 쪽박'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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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자동차업계의 신차경쟁이 뜨겁다. 국내 기업들이 올 들어 8개 모델의 신차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수입차업계 역시 국내 29종의 신차 출시를 확정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15년 국내 신차 시장이 사상 최대치인 연 165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 업계가 발표하는 신차는 시장에 대한 나름의 전략을 갖고 출시되지만 실제로 신차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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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8. |
◆‘소형 SUV’ 과잉경쟁… 살아남을 차는?
올해 출시를 앞둔 신차 중 가장 주목받는 차는 쌍용자동차가 4년만에 내놓은 ‘티볼리’다. 오는 13일 출시 예정인 티볼리는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소비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쌍용차 측은 티볼리가 쌍용차 최초로 연간 10만대를 판매할 수 있는 차량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업계에서도 티볼리의 이러한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다수의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티볼리가 장기적으로 거뜬히 판매목표를 달성하는 차량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런 전망의 이유는 최근 들어 B·C세그먼트 급의 SUV들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1680만원(수동기어 모델)부터 시작하는 티볼리의 막강한 가격경쟁력과 SUV 명가 쌍용차의 기술력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다수 업체가 소형SUV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르노삼성과 한국지엠도 'QM3'와 '트랙스'라는 해당 세그먼트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범위가 넓어져 좋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과열경쟁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국내 자동차업계 ‘공룡’인 현대·기아자동차도 투싼이나 스포티지보다 작은 B세그먼트급의 소형SUV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티구안과 골프를 앞세운 폭스바겐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해당 차급의 수입차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세를 확장 중인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게다가 기존의 준중형 세단은 물론 내부공간을 확장하고 성능을 개선한 경차들도 잠재적인 경쟁상대인 상황이라 티볼리 등 신형 소형 SUV들의 앞날을 마냥 황금빛으로 묘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보다는 실용성을 추구하는 차급인 만큼 실용성 측면에서 입소문을 많이 타는 차량의 ‘승자독식’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아 소형SUV급 차량은 ‘대박 아니면 쪽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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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
◆디젤차에서 '명차의 품격'이?
‘승용차는 가솔린’이라는 고정관념은 깨진지 오래다. 디젤엔진의 발전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디젤차의 이러한 발전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 출시가 예정된 BMW의 ‘뉴 750Ld xDrive’ 등 디젤엔진을 탑재한 최고급 세단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적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BMW는 자사의 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에 오래 전부터 디젤을 장착해 출시해왔다. 현대차도 최고급 세단은 아니지만 자사의 품격을 대변하는 모델 제네시스에 디젤을 장착해 출시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업계는 각 제조사가 자사의 ‘디젤’ 기술력에 대해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는 자동차 기술력의 진화 방향이 ‘쾌적함’에서 ‘운전의 재미’로 바뀌고 있다는 점과 맥을 같이 한다.
실제로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디젤엔진 모델은 기존 장점인 힘과 연비는 물론 단점으로 평가되던 승차감과 소음 등에서도 상당부분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디젤엔진을 탑재한 최고급 세단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최고급 세단이 브랜드의 ‘품격’을 대변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다.
사실 최고급 세단 모델은 시장성이 떨어진다. 값 비싼 ‘명차’에 대한 수요는 한정돼 있고 최근에는 해당 가격대에서도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극대화한 명품 SUV 혹은 슈퍼카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조사가 최고급 세단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아무리 디젤 기술력이 발전해 진동과 소음을 감소시켰다고 해도 가솔린 엔진에 비해 승차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모델에서 쓰이지 않는 ‘명품’ 시트를 비롯해 고급스런 내·외부 설비에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하는 노력을 디젤엔진의 진동이 갉아먹는다는 것이다. 디젤엔진을 탑재한 세단의 경우 소음차단을 위해 차체 두께가 두꺼워지는 것은 필연적인데 이로 인해 내부공간이 줄어든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잘 다려진 명품 정장을 입고 격한 스포츠를 하는 것’에 비유하며 아이러니 하다고 지적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기상조?
올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출시도 두드러진다. BMW의 i8과 X5 eDrive,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등이 눈에 띄며 현대차도 국내 최초 PHEV모델을 쏘나타에 적용해 출시한다.
PHEV모델은 콘센트 충전을 통해 전기차처럼 달리다가 전력이 소진되면 하이브리드차로 변환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의 중간 형태라 볼 수 있다. 연비는 50㎞/ℓ를 넘나들며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교불가 우위에 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국내 출시되는 PHEV에 대해 가격은 공개된 바 없지만 유럽에 출시된 PHEV 모델인 골프GTE는 5000만원(3만6900유로)대로 4000만원(2만9350유로)대인 GTD(디젤모델)와 비교했을 때 1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 차이는 리터당 60㎞를 상회하는 연비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특히나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저유가와 맞물려 자동차 구매비용을 연비를 통해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존 하이브리드 차보다 적음에도 올해부터 시작되는 친환경차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돼 경제성 측면에서 가치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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