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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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국내 4대 그룹의 투자규모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재계는 투자확대를 통해 위기를 모색하려는 분위기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4대그룹의 올해 투자 예상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투자규모를 늘리기로 책정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14일 사장단 회의를 통해 올해 투자규모를 작년과 비슷한 50조원으로 책정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투자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의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가 주도한다. 삼성전자는 설비확장과 연구·개발(R&D) 비용으로 25조원가량을 쏟아붙는다. 특히 3차원 낸드플래시 분야가 각광받는 반도체 사업에 약 15조원, 플렉서블(휘는) 분야가 주목받는 디스플레이 부문에 7조원 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12년 45조원, 2013년 48조원, 지난해 50조원 안팎 수준으로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18년까지 공장 신·증설 등 시설과 R&D에 8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IT인프라 확충 등 시설투자에 49조1000억원, R&D 분야에 31조6000억원의 자금을 풀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친환경 자동차 개발 등 R&D 분야에 21조원의 자금을 쏟기로 했다.

SK그룹과 LG그룹은 아직까지 투자규모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예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약 16조원을 웃도는 수준에서 투자금액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14조원)보다 2조원 늘어난 규모다. 투자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포문을 열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3조9000억원의 투자자금을 집행해 2014년 연간 투자금액이 4조원대 후반에 이른다.

올해도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 만큼 투자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SK그룹 증손회사의 외국회사 합작을 허용한 외국인투자 축진법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지연된 시설투자 등에도 대규모 자금 투입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도 지난해 투자 규모인 16조5000억원 수준으로 올 투자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설비와 R&D 투자가 투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투자를 늘려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략을 실천한 것 같다"면서 "이번 투자 시장 개방을 통해 지역경제는 물론 중소기업들도 호재를 맞게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