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B사태 주역, 돌아오다
박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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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KB사태와 관련된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과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 등도 KB금융을 떠났다. 아울러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치면 KB금융과 국민은행 사외이사들도 전원 사퇴한다. 결국 KB사태와 관련된 인물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KB사태의 핵심 당사자가 그룹 계열사인 KB캐피탈 사장으로 선임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 사실은 틀리지 않았다. KB금융은 지난 5일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KB캐피탈 사장에 박지우 전 국민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박 내정자는 KB사태와 관련돼 두달여 전 사퇴한 인물. 그는 주전산기 교체문제를 놓고 불거졌던 지난해 KB사태 당시 이사회 업무를 맡은 핵심당사자 중 한명이다. 더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까지 받은 인물이 두달 만에 전면복귀한 것은 유례가 없다.
앞서 박 내정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후 경징계인 ‘주의’ 처분으로 감경됐다. 이 전 행장 사퇴 후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아오다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첫번째 인사에서 물러났다.
KB사태 핵심 당사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거나 떠나는 상황에서 들려온 박 내정자의 복귀 소식은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그가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회장을 맡을 만큼 서강대 금융인맥의 핵심이라는 점은 이 논란을 더욱 가중시킬 게 분명하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홍성국 대우증권 대표이사,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이다. 박 내정자가 서금회 인맥의 핵심인물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았을 여지가 있다. 그의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가운 것은 이 때문이다.
박 내정자는 오는 26일 KB캐피탈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사장으로 선임된다. KB사태의 상처가 봉합됐다고 생각한 순간 들이닥친 박 내정자의 인사소식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혹시라도 봉합한 상처에 염증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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