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속' 인터넷 강국에 노인은 없다
정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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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계영씨(68·여)는 최근 자신의 집 근처 주거래은행이 타지역 은행과 통합돼 은행 업무를 볼 때마다 가는 데에만 1시간가량을 소요한다. 손녀같은 은행원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추천, 사용법을 알려줬지만 김씨에겐 너무 어려워 차라리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했다.
#2. 야구 광팬 최모씨(70·남)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관람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지만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포스트시즌의 경우 현장판매 없이 전량 인터넷·전화 예매로만 실시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취소표’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
◆IT 사각지대 놓인 노인
‘IT 강국’에서 소외된 노인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IT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속도에 따라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 문자를 보내는 것도 어려운 이들에게 최근 ‘핀테크’, ‘스마트워치’, ‘아이핀’ 소동은 다른 세상 얘기다.
특히 금융권에서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고객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IT기기를 사용할 줄 모르는 어르신들의 불만이 높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주요 금융기관 점포수’의 통계를 보면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433개다. 1년 전과 비교해 268곳이 줄어들었다.
은행들이 달라진 영업환경에 맞춰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위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근처 지점과 병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금융권의 변화는 김씨처럼 IT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에게 오히려 불편함을 가져왔다. 김씨는 “공인인증서를 만들긴 했는데 사용법을 모르겠다”며 “아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한두번이지 귀찮아 할까봐 내가 (직접 은행에) 가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만 그런 것은 아닌지 은행에 가보면 젊은이들보다는 노인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용자는 많은 데 은행 업무시간은 짧다보니 한번 다녀오면 하루가 다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융권뿐만이 아니다. 스포츠·문화 관람과 항공권·KTX 등 교통 이용에서도 온라인과 모바일 예매가 다수를 이루다보니 선택의 폭이 좁아진 지 오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트시즌 입장권은 단독판매사인 G마켓(온라인·모바일)과 ARS에서만 예매가 가능했다. 단 예매 표 중 취소분이 있을 시에만 당일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현장 판매를 실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 구매가 익숙한 어르신들의 경우 오랜 시간 줄을 서도 표를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최씨는 “노인을 배려해달라는 얘기가 아니다”면서 “인터넷이 어려운 이용자들을 위해서라도 현장판매분을 남겨두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해결방법은 마땅치 않다. 이미 우리나라의 IT 이용자 수는 10명 중 9명에 달할 정도로 보편화된 상황이다.
독일의 통계 전문 리서치기업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인터넷(모바일 인터넷 포함) 사용인구는 4531만명이다. 이는 5000만 인구를 고려했을 때 전체 인구 중 90.6%가 인터넷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노인을 위한 IT 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 어르신들 역시 배움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만 IT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한노인회 관계자는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와 기관에서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 이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같은 노력도) 탁상공론이자 의미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2. 야구 광팬 최모씨(70·남)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관람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지만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포스트시즌의 경우 현장판매 없이 전량 인터넷·전화 예매로만 실시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취소표’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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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사각지대 놓인 노인
‘IT 강국’에서 소외된 노인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IT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속도에 따라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 문자를 보내는 것도 어려운 이들에게 최근 ‘핀테크’, ‘스마트워치’, ‘아이핀’ 소동은 다른 세상 얘기다.
특히 금융권에서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고객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IT기기를 사용할 줄 모르는 어르신들의 불만이 높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주요 금융기관 점포수’의 통계를 보면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433개다. 1년 전과 비교해 268곳이 줄어들었다.
은행들이 달라진 영업환경에 맞춰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위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근처 지점과 병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금융권의 변화는 김씨처럼 IT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에게 오히려 불편함을 가져왔다. 김씨는 “공인인증서를 만들긴 했는데 사용법을 모르겠다”며 “아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한두번이지 귀찮아 할까봐 내가 (직접 은행에) 가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만 그런 것은 아닌지 은행에 가보면 젊은이들보다는 노인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용자는 많은 데 은행 업무시간은 짧다보니 한번 다녀오면 하루가 다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융권뿐만이 아니다. 스포츠·문화 관람과 항공권·KTX 등 교통 이용에서도 온라인과 모바일 예매가 다수를 이루다보니 선택의 폭이 좁아진 지 오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트시즌 입장권은 단독판매사인 G마켓(온라인·모바일)과 ARS에서만 예매가 가능했다. 단 예매 표 중 취소분이 있을 시에만 당일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현장 판매를 실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 구매가 익숙한 어르신들의 경우 오랜 시간 줄을 서도 표를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최씨는 “노인을 배려해달라는 얘기가 아니다”면서 “인터넷이 어려운 이용자들을 위해서라도 현장판매분을 남겨두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해결방법은 마땅치 않다. 이미 우리나라의 IT 이용자 수는 10명 중 9명에 달할 정도로 보편화된 상황이다.
독일의 통계 전문 리서치기업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인터넷(모바일 인터넷 포함) 사용인구는 4531만명이다. 이는 5000만 인구를 고려했을 때 전체 인구 중 90.6%가 인터넷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노인을 위한 IT 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 어르신들 역시 배움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만 IT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한노인회 관계자는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와 기관에서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 이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같은 노력도) 탁상공론이자 의미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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