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의 포스코' 1년, 감량만 했더니 체력 부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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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지난해 3월 당시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침체, 공급과잉 등으로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에 크게 시달리던 상황. 이 때문에 권 회장은 사령탑을 맡은 이후 1년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경영임원 수를 절반 가까이 줄이는 등 조직도 슬림화했다.
그 결과 비핵심사업과 자산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이 2조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의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제자리걸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불안요소가 여전하다. 권오준호의 포스코. 지난 1년의 성적표는 어땠을까.
◆ 구조조정 효과 '가시화'… 현금 2조원 확보
권 회장이 취임 직후 가장 주력했던 작업은 구조조정이다. 주력인 철강을 제외한 비핵심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한 것. 포스코특수강 지분을 세아그룹에 판 것을 시작으로 권 회장은 포스화인 지분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수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포스메이트 등 포스코 계열사가 갖고 있던 건물과 부지도 처분했다.
이렇게 해서 포스코가 확보한 현금은 2조원 가량. 여기에 더해 권 회장은 1조원대의 포스코건설 지분매각작업을 진두지휘해 5000억원으로 평가되는 광양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매각작업을 올해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다. 올 연말까지 3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게 되는 시나리오다.
지난해부터 포스코는 총 30건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11건은 지난해 마무리됐고 나머지 20건 정도는 올해 추가적으로 진행된다.
이 같은 권 회장의 노력에 확실히 포스코의 재무구조는 개선됐다. 지난 2013년 28.2%에 이르던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23.8%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65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물론 영업이익도 3조원을 넘어서며 지난 3년간의 하락세를 떨쳐버렸다.
권 회장은 최근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철강본원의 경쟁력 강화에 더 매진하겠다"며 재무구조 개선의지를 여전히 피력했다.
◆ 순익 하락, 해외시장 주춤… 절반의 성공?
그러나 포스코의 실적 이면에는 '빨간불'이 존재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570억원으로 전년 1조3550억원에 비해 무려 60%나 급감했고, 순이익률도 2.2%에서 0.9%로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만 해도 27조4280억원으로 지난 2013년 말에 비해 1조원 이상이 늘어났다.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권 회장의 1년 평가가 '절반의 성공'으로 회자되는 이유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경기 침체와 환율 등의 영향으로 썩 만족스런 수익성 지표를 만들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이 5%를 넘지 못했고 순이익도 무역부문을 제외하면 모든 사업부문이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권 회장이 집중한 철강사업부문 순이익은 지난 2013년 1조4490억원에서 지난해 8570억원으로 41% 감소했고, 건설(91%)·에너지(71.8%)·정보통신기술(50%)·화학 및 소재(적자전환) 등도 상황이 더 나빠졌다.
해외시장의 실적이 좋지 않은 점 역시 권 회장의 경영평가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지난해 포스코의 해외법인 211개사는 총 20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2380억원보다 15% 낮아진 수치지만 부채비율이 225%에서 253%로 증가했다.
유독 중국시장의 타격이 컸는데 이는 자동차강판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중국 내 6개 자동차강판 판매법인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592억원, 순이익은 204억원으로, 매출은 2013년(9362억원) 대비 13% 늘었지만 순이익(358억원)은 무려 43%나 떨어졌다.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판매단가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 '제1과제'는 철강본원 경쟁력 회복
이처럼 세계철강 업황이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제 임기 2년차에 접어든 권 회장이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로는 철강본원의 경쟁력 회복이 꼽힌다.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야겠지만 아무래도 공급과잉 현상이 올해도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철강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터라 포스코의 철강경쟁력 증강은 더욱 절실하다.
이에 따라 현재 포스코는 솔루션 마케팅, 신소재·신기술 개발과 수출을 통해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니켈과 리튬 추출 기술 개발 등 고기능 신소재 부문에 주력하고, 독자적 제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을 중국에 수출한 것처럼 솔루션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염수리튬의 고효율 추출법을 개발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연 200t 생산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다. 또 니켈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융복합제련 고유기술의 단계별 상업화를 위해 기술개발에 착수한 이래 지난해 6월에 파일럿 공장에서 관련기술을 검증한 뒤 데모플랜트 설치를 추진 중이다.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 지난해 1월 포스코 이사회 산하 회장추천위원회의 심층면접에서 권 회장이 자신이 회장이 되면 재현하겠다고 외친 슬로건이다. 포스코가 한국철강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세계시장에서 위대함을 과시할 수 있을 지 2015년은 중요한 시작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그 결과 비핵심사업과 자산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이 2조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의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제자리걸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불안요소가 여전하다. 권오준호의 포스코. 지난 1년의 성적표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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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2월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1 |
◆ 구조조정 효과 '가시화'… 현금 2조원 확보
권 회장이 취임 직후 가장 주력했던 작업은 구조조정이다. 주력인 철강을 제외한 비핵심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한 것. 포스코특수강 지분을 세아그룹에 판 것을 시작으로 권 회장은 포스화인 지분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수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포스메이트 등 포스코 계열사가 갖고 있던 건물과 부지도 처분했다.
이렇게 해서 포스코가 확보한 현금은 2조원 가량. 여기에 더해 권 회장은 1조원대의 포스코건설 지분매각작업을 진두지휘해 5000억원으로 평가되는 광양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매각작업을 올해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다. 올 연말까지 3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게 되는 시나리오다.
지난해부터 포스코는 총 30건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11건은 지난해 마무리됐고 나머지 20건 정도는 올해 추가적으로 진행된다.
이 같은 권 회장의 노력에 확실히 포스코의 재무구조는 개선됐다. 지난 2013년 28.2%에 이르던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23.8%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65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물론 영업이익도 3조원을 넘어서며 지난 3년간의 하락세를 떨쳐버렸다.
권 회장은 최근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철강본원의 경쟁력 강화에 더 매진하겠다"며 재무구조 개선의지를 여전히 피력했다.
◆ 순익 하락, 해외시장 주춤… 절반의 성공?
그러나 포스코의 실적 이면에는 '빨간불'이 존재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570억원으로 전년 1조3550억원에 비해 무려 60%나 급감했고, 순이익률도 2.2%에서 0.9%로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만 해도 27조4280억원으로 지난 2013년 말에 비해 1조원 이상이 늘어났다.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권 회장의 1년 평가가 '절반의 성공'으로 회자되는 이유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경기 침체와 환율 등의 영향으로 썩 만족스런 수익성 지표를 만들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이 5%를 넘지 못했고 순이익도 무역부문을 제외하면 모든 사업부문이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권 회장이 집중한 철강사업부문 순이익은 지난 2013년 1조4490억원에서 지난해 8570억원으로 41% 감소했고, 건설(91%)·에너지(71.8%)·정보통신기술(50%)·화학 및 소재(적자전환) 등도 상황이 더 나빠졌다.
해외시장의 실적이 좋지 않은 점 역시 권 회장의 경영평가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지난해 포스코의 해외법인 211개사는 총 20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2380억원보다 15% 낮아진 수치지만 부채비율이 225%에서 253%로 증가했다.
유독 중국시장의 타격이 컸는데 이는 자동차강판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중국 내 6개 자동차강판 판매법인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592억원, 순이익은 204억원으로, 매출은 2013년(9362억원) 대비 13% 늘었지만 순이익(358억원)은 무려 43%나 떨어졌다.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판매단가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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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 '제1과제'는 철강본원 경쟁력 회복
이처럼 세계철강 업황이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제 임기 2년차에 접어든 권 회장이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로는 철강본원의 경쟁력 회복이 꼽힌다.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야겠지만 아무래도 공급과잉 현상이 올해도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철강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터라 포스코의 철강경쟁력 증강은 더욱 절실하다.
이에 따라 현재 포스코는 솔루션 마케팅, 신소재·신기술 개발과 수출을 통해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니켈과 리튬 추출 기술 개발 등 고기능 신소재 부문에 주력하고, 독자적 제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을 중국에 수출한 것처럼 솔루션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염수리튬의 고효율 추출법을 개발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연 200t 생산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다. 또 니켈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융복합제련 고유기술의 단계별 상업화를 위해 기술개발에 착수한 이래 지난해 6월에 파일럿 공장에서 관련기술을 검증한 뒤 데모플랜트 설치를 추진 중이다.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 지난해 1월 포스코 이사회 산하 회장추천위원회의 심층면접에서 권 회장이 자신이 회장이 되면 재현하겠다고 외친 슬로건이다. 포스코가 한국철강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세계시장에서 위대함을 과시할 수 있을 지 2015년은 중요한 시작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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