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악재의 늪에 빠진 '실전의 달인'
CEO In & Out /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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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1년을 맞은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그는 비리로 물러난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의 후임으로 지난해 4월 긴급 투입된 뒤 조직 안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인물이다. 30년간 롯데에 몸담아온 정통 유통맨답게 그에게 쏟아진 외부 성적표는 긍정적인 편. 그는 영업본부장으로도 활약한 바 있는 ‘실전의 달인’으로 상품기획과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공격적인 외국인 마케팅으로 롯데면세점 매출을 끌어올린 주인공이기도하다.
#. 그런 그가 내부적으로는 남모를 고민을 안고 있었다. 취임과 동시에 롯데쇼핑 4개 사업부(백화점·마트·슈퍼·시네마) 총지휘뿐 아니라 비리로 얼룩진 롯데쇼핑의 이미지 회복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었던 것.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법인의 적자를 해소해야 하는 것도 그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 역시 그의 숙제로 남았다.
이원준 대표가 이끄는 국내 ‘유통업계 1위’ 롯데쇼핑에서 악재가 연달아 터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지난 2006년 상장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해외사업은 회사 전체 실적을 까먹는 요인이다. 게다가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실적부진을 벗어날 출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국진출 6년… 적자만 1000억
우선 지난해 적자가 큰 폭으로 불어난 롯데쇼핑중국법인들이 짐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쇼핑 주요 자회사 14곳의 지난해 매출은 11조8405억원, 당기순이익은 144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2.4%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9.8% 감소했다.
CEO스코어는 자회사의 전체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중국 자회사의 적자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의 대형마트 법인인 롯데마트 차이나 등 43개사는 지난해 139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칭다오 롯데마트 커머셜과 롯데마트 컴퍼니 리미티드 적자 규모도 1년 전보다 각각 260억원, 129억원 늘었다.
반면 지난해 롯데쇼핑 자회사 중 매출과 당기순이익 모두 늘어난 곳은 코리아세븐,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롯데카드 등 3곳뿐이다. 우리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8692억원으로 전년보다 12.4%, 당기순이익은 840억원으로 25.2% 각각 증가했다.
중국 진출 6년의 성과가 1000억원 이상의 적자로 남은 상황에서 좀처럼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해외 점포의 실적 개선이 이 대표에는 짐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취임 당시 이 대표는 앞으로 5년 내 해외 출점을 20개까지 늘리겠다는 글로벌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 국내 성적도 외부 악재에 부진
롯데쇼핑을 둘러싼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 성장을 이어오던 국내사업도 서서히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와 소비심리 악화로 백화점부문이 결정타를 맞기도 했다.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에서 상품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내부 출신으로 업계 사정에 정통한 인물. 롯데면세점의 가파른 성장을 이뤄낸 실력파인 그가 롯데쇼핑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도 이끌 것으로 직원들은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매출 등에서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0.4% 줄어든 28조996억원. 영업이익은 1조1884억원으로 20%, 당기순이익은 6175억원으로 29.9% 각각 급감했다. 롯데쇼핑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06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내수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탓이다.
하지만 외부적인 요인도 영향을 줬다고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바로 소비심리 회복 프로젝트. 지난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1년 내내 대규모 할인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소비 촉진행사에 나섰지만 매출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오히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은 탓에 ‘영업이익 감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주가마저… 4년 만에 반토막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주가마저 4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 26일 한국거래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의 주가는 23만8000원으로 1년 전(32만5500원)보다 26.9%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은 지난 2006년 2월 공모가 40만원에 국내 주식시장에 입성했다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10월 상장 이후 최저가인 12만15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국내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2010년 주당 50만원대를 넘어섰고 2011년 6월10일에는 상장 이후 최고가인 51만 6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백화점 실적 부진, 중국법인 적자폭 확대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는 2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반격을 해보려고 하면 악재’라는 한숨이 들려올 만하다. 실제 이 대표가 지난해 롯데쇼핑의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됐지만 아직까진 쏟아지는 외부 악재에 CEO(최고경영자) 교체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롯데쇼핑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딱히 우리만 어렵다고 보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실적 개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그런 그가 내부적으로는 남모를 고민을 안고 있었다. 취임과 동시에 롯데쇼핑 4개 사업부(백화점·마트·슈퍼·시네마) 총지휘뿐 아니라 비리로 얼룩진 롯데쇼핑의 이미지 회복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었던 것.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법인의 적자를 해소해야 하는 것도 그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 역시 그의 숙제로 남았다.
이원준 대표가 이끄는 국내 ‘유통업계 1위’ 롯데쇼핑에서 악재가 연달아 터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지난 2006년 상장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해외사업은 회사 전체 실적을 까먹는 요인이다. 게다가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실적부진을 벗어날 출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국진출 6년… 적자만 1000억
우선 지난해 적자가 큰 폭으로 불어난 롯데쇼핑중국법인들이 짐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쇼핑 주요 자회사 14곳의 지난해 매출은 11조8405억원, 당기순이익은 144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2.4%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9.8% 감소했다.
CEO스코어는 자회사의 전체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중국 자회사의 적자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의 대형마트 법인인 롯데마트 차이나 등 43개사는 지난해 139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칭다오 롯데마트 커머셜과 롯데마트 컴퍼니 리미티드 적자 규모도 1년 전보다 각각 260억원, 129억원 늘었다.
반면 지난해 롯데쇼핑 자회사 중 매출과 당기순이익 모두 늘어난 곳은 코리아세븐,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롯데카드 등 3곳뿐이다. 우리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8692억원으로 전년보다 12.4%, 당기순이익은 840억원으로 25.2% 각각 증가했다.
중국 진출 6년의 성과가 1000억원 이상의 적자로 남은 상황에서 좀처럼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해외 점포의 실적 개선이 이 대표에는 짐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취임 당시 이 대표는 앞으로 5년 내 해외 출점을 20개까지 늘리겠다는 글로벌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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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백화점 |
◆ 국내 성적도 외부 악재에 부진
롯데쇼핑을 둘러싼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 성장을 이어오던 국내사업도 서서히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와 소비심리 악화로 백화점부문이 결정타를 맞기도 했다.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에서 상품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내부 출신으로 업계 사정에 정통한 인물. 롯데면세점의 가파른 성장을 이뤄낸 실력파인 그가 롯데쇼핑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도 이끌 것으로 직원들은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매출 등에서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0.4% 줄어든 28조996억원. 영업이익은 1조1884억원으로 20%, 당기순이익은 6175억원으로 29.9% 각각 급감했다. 롯데쇼핑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06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내수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탓이다.
하지만 외부적인 요인도 영향을 줬다고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바로 소비심리 회복 프로젝트. 지난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1년 내내 대규모 할인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소비 촉진행사에 나섰지만 매출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오히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은 탓에 ‘영업이익 감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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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양시 롯데백화점 개장.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
◆주가마저… 4년 만에 반토막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주가마저 4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 26일 한국거래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의 주가는 23만8000원으로 1년 전(32만5500원)보다 26.9%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은 지난 2006년 2월 공모가 40만원에 국내 주식시장에 입성했다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10월 상장 이후 최저가인 12만15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국내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2010년 주당 50만원대를 넘어섰고 2011년 6월10일에는 상장 이후 최고가인 51만 6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백화점 실적 부진, 중국법인 적자폭 확대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는 2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반격을 해보려고 하면 악재’라는 한숨이 들려올 만하다. 실제 이 대표가 지난해 롯데쇼핑의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됐지만 아직까진 쏟아지는 외부 악재에 CEO(최고경영자) 교체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롯데쇼핑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딱히 우리만 어렵다고 보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실적 개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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