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증권주, '리포트 제목'부터 달라졌다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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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7 | 0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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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의 늪’에 빠졌던 증권주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증권주들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날 장중 4.88% 오르며 최근 1년내 최고가격을 경신했다.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던 KTB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동부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유진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등 증권주가 이날 일제히 신고가를 찍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77개. 이 가운데 증권주와 증권 우선주, 증권관련 지주사 등 증권관련주가 22개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총 31.48% 상승했다. 월간기준으로 봐도 1월(6.28%), 2월(6.98%), 3월(15.64%)까지 매달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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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임종철 |
◆ 저금리에 살아난 증권주
증권업종에 대해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 또한 ‘호평일색’이다. 1~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자신이) 냈던 리포트들의 제목만 봐도 증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2013년 11월18일에 냈던 리포트의 제목은 ‘위기의 증권산업 진단’이다. 약 7개월 가량 흐른 지난해 5월19일에 낸 리포트는 ‘다운사이징의 가벼운 몸집으로, 베타의 날개를 펴다’, 같은해 11월27일에 낸 리포트는 ‘주식시장 발전방안: 장기 투자문화 활성화에 긍정적’ 등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위기에 빠진 증권산업과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을 다뤘지만 지금은 증권사들이 다운사이징(감량경영)을 거쳐 실적 등을 빠르게 회복하는 구간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논조도 바뀌었다. 지난 2013년만 해도 부정적인 논리를 개진했다. 당시 리포트들의 제목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수익성 악화 지속'(삼성증권), '아직은 추운 경칩'(신한금융투자), '증권주 매력은 도대체 뭐가 있을까?'(하나대투증권) 등이다. 그러던 리포트들의 제목이 지난 3월 '증권주 대세상승기'(교보증권), '증시주변자금 긍정적 흐름 지속'(이베스트증권), '머니무브의 조짐'(삼성증권) 등으로 바뀌었다. 제목만 봐도 '긍정적'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차인환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권시장에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1%대 금리 진입이라는 상징성이 증시로의 자금 유입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의 3월 일 평균 거래대금(외국주 포함)은 5조573억원으로 집계된다. 코스피시장에서 1개월간 일 평균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덕분에 증권사들의 수익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순수익의 31.2%를 차지하는 수탁수수료 수입도 증가할 수 있어서다.
차 애널리스트는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분기대비 16% 증가한 7조5000억원으로 집계된다”며 “이에 따라 증권사의 수수료수익도 18.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본격적인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 등 중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금리를 피해 ELS로 이동하는 자금과 채권평가이익 등의 영향으로 1분기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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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산을 구매할 때 항상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언제 사느냐'다. 최근 들어 강세 흐름을 보이는 증권주를 지금 사는 것은 늦은 게 아닐까.
이와 관련 이 애널리스트는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은 전혀 없다”면서 “올해 (증권업종의) 이익이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사상최대의 이익이 가능하다”고 호평했다.
그렇다면 어떤 증권주를 사는 것이 좋을까.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5가지의 투자테마를 통해 종목을 고르라고 권했다.
그가 제시한 첫번째 투자테마는 ‘주식 브로커리지 사업의 전반적인 여건 개선’이다. 장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강세장으로 인해 개인투자자 위주로 거래대금과 신용공여가 확대됐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리테일부문에서 절대적 강점을 지니고 브로커리지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키움증권이 최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테마는 ‘금리하락을 가정한 적극적인 위험 감수 전략’이다.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저금리 기조를 예상한 공격적인 채권운용을 해왔다. 이에 따라 순이자수익과 채권평가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대우증권의 경우 듀레이션 미스매치(시장금리와 채권금리가 크게 차이나는 경우)를 적극 활용해 순상품운용부문에서 이익을 대폭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그가 세번째로 제시한 테마는 ‘거액자산가(HNW) 고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 파이프라인 구축’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 예금 외의 자산관리를 고민하는 HNW들은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 앞으로 HNW 고객기반의 확보와 이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상품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증권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세번째 테마와 관련된 증권사는 추천하지 않았다.
네번째 테마는 ‘사업구조 다각화’다. 증권업종이 호황의 시기를 맞았지만 불과 몇년 전처럼 위기는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수료 수입을 기반으로 한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다변화된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양한 금융계열사를 확보한 ‘한국금융지주’가 돋보인다는 것.
마지막 테마는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회사’다. 소형증권사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 기업의 영업활동을 중단하고 청산할 경우 회수가 가능한 자산규모가 시가총액보다도 많은 회사들이 있다. 이에 대해 장 애널리스트는 “동부증권이나 교보증권 등 일부 증권사의 경우 시가총액이 영업용순자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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