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골고루 먹으니 실적 '쑥' 걱정 '뚝'
박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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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이어진 극심한 업황부진으로 지난해 지점 수와 인력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증권사들이 올해에는 큰 폭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당초 금리인상 움직임으로 핵심수익원인 채권트레이딩에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됐지만 최근 증권사들이 실적을 공개하면서 우려가 사그라지는 모양새다. 대다수 증권사가 상반기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 부는 ‘훈풍’
지난해 구조조정 여파로 증권사 임직원 중 4000여명이 업계를 떠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임직원은 3만6046명이다. 전년 4만243명에서 4197명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박스권 형세가 길어지면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한 증권사들이 지점 수와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다. 지난 2013년 국내 증권사 지점은 1534개였지만 지난해 말 1267개로 줄었다. 또 이 기간 동안 점포 420여개에서 6000명 이상이 업계를 떠났다.
하지만 올해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동안 증권가에 몰아친 칼바람이 차츰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특히 2분기에 주요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높은 실적을 거뒀거나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개선을 주도한 브로커리지부문의 호조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칼바람이 멈추고 훈풍을 예고한다. 지난 1분기 브로커리지부문 수수료 수익을 끌어올린 거래대금은 2분기에 일평균 10조원을 웃돌았다. 지난 4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8727억원이었다. 지난 5월에는 9조8305억원으로 살짝 줄었으나 6월에 다시 10조1372억원을 기록하며 상승했다.
지난 1분기에 증권사의 호실적을 이끈 채권운용손익이 2분기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당초 우려보다는 영향이 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우려한 만큼 증권사의 채권평가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들려오는 실적향상 소식
증권사의 실적시즌이 개막되면서 2분기 실적향상 소식이 전해진다. 우선 HMC투자증권은 지난 7월9일 2분기 매출이 1446억2400만원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발표했다. 1326억4500만원이었던 전년 동기보다 9% 성장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4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51억3200만원 대비 55.1% 증가했다. 전분기 169억3100만원보다는 38.6% 늘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7월15일 공정공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39% 증가한 1536억3000만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분기 1425억2600만원 대비 7.8%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28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9.7%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31.2%, 전분기 대비 6.6% 증가한 1183억100만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도 비슷한 실적이 예상된다. 2분기 순이익은 8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시장전망치가 82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소폭 상승하는 셈이다. 삼성증권은 1173억45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185.2% 급증한 928억2400만원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사도 이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키움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21.43%, 123.0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전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9.48%, 65.0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대금이 전분기보다 늘어 브로커리지 수입이 양호했고 금리 급변동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가 나쁘지 않았다”며 “저축은행 등 자회사 관련 이익, 후강퉁 관련 수익 등 회사별 특화된 전략에 따른 모멘텀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실적향상 이끈 ‘브로커리지’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를 비롯해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해 균형성장의 수익구조를 실현한 것으로 진단된다.
KDB대우증권은 브로커리지부문의 경우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조3000억원으로 늘어난 가운데 시장점유율 증가와 지점영업 중심에 따른 수수료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수익 1119억원을 달성했다. WM부문은 신탁·연금부문이 성장세를 타며 창립 이래 최초로 금융상품판매잔고 60조원을 돌파, 월별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IB부문은 전통적 IB 외에 구조화 PF 등 신구사업 조화로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00억원대 수익을 달성했다. S&T부문은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환경이 채권트레이딩에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파생결합상품 조기상환 증대, 시장변동성 확대를 활용한 헤지트레이딩이 빛을 발하며 958억원의 이익을 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채권운용은 금리변동성 확대로 트레이딩 관련 손익이 1분기에 비해 축소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적극적인 듀레이션 관리 및 견조한 이자수익 기반을 통해 약 9.7% 감소로 선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10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8.8%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키움증권은 최근 리테일브로커리지가 시장점유율 15.4%까지 상승했다. 신용공여잔고, 고객예수금도 각각 9000억원, 2조5000억원으로 뛰었다. 이 같은 시장지배력 확대, 거래대금 증가와 맞물려 2분기 순익이 4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되면서 증권사 순위경쟁도 과열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KDB대우증권은 순이익이 131%나 증가한 11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전망치를 36%나 상회했다”며 “여기에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도 순이익이 시장전망치을 넘어서며 증권사 순위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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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위크 DB |
◆증권가에 부는 ‘훈풍’
지난해 구조조정 여파로 증권사 임직원 중 4000여명이 업계를 떠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임직원은 3만6046명이다. 전년 4만243명에서 4197명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박스권 형세가 길어지면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한 증권사들이 지점 수와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다. 지난 2013년 국내 증권사 지점은 1534개였지만 지난해 말 1267개로 줄었다. 또 이 기간 동안 점포 420여개에서 6000명 이상이 업계를 떠났다.
하지만 올해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동안 증권가에 몰아친 칼바람이 차츰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특히 2분기에 주요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높은 실적을 거뒀거나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개선을 주도한 브로커리지부문의 호조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칼바람이 멈추고 훈풍을 예고한다. 지난 1분기 브로커리지부문 수수료 수익을 끌어올린 거래대금은 2분기에 일평균 10조원을 웃돌았다. 지난 4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8727억원이었다. 지난 5월에는 9조8305억원으로 살짝 줄었으나 6월에 다시 10조1372억원을 기록하며 상승했다.
지난 1분기에 증권사의 호실적을 이끈 채권운용손익이 2분기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당초 우려보다는 영향이 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우려한 만큼 증권사의 채권평가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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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위크 DB |
◆들려오는 실적향상 소식
증권사의 실적시즌이 개막되면서 2분기 실적향상 소식이 전해진다. 우선 HMC투자증권은 지난 7월9일 2분기 매출이 1446억2400만원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발표했다. 1326억4500만원이었던 전년 동기보다 9% 성장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4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51억3200만원 대비 55.1% 증가했다. 전분기 169억3100만원보다는 38.6% 늘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7월15일 공정공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39% 증가한 1536억3000만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분기 1425억2600만원 대비 7.8%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28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9.7%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31.2%, 전분기 대비 6.6% 증가한 1183억100만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도 비슷한 실적이 예상된다. 2분기 순이익은 8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시장전망치가 82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소폭 상승하는 셈이다. 삼성증권은 1173억45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185.2% 급증한 928억2400만원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사도 이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키움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21.43%, 123.0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전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9.48%, 65.0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대금이 전분기보다 늘어 브로커리지 수입이 양호했고 금리 급변동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가 나쁘지 않았다”며 “저축은행 등 자회사 관련 이익, 후강퉁 관련 수익 등 회사별 특화된 전략에 따른 모멘텀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실적향상 이끈 ‘브로커리지’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를 비롯해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해 균형성장의 수익구조를 실현한 것으로 진단된다.
KDB대우증권은 브로커리지부문의 경우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조3000억원으로 늘어난 가운데 시장점유율 증가와 지점영업 중심에 따른 수수료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수익 1119억원을 달성했다. WM부문은 신탁·연금부문이 성장세를 타며 창립 이래 최초로 금융상품판매잔고 60조원을 돌파, 월별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IB부문은 전통적 IB 외에 구조화 PF 등 신구사업 조화로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00억원대 수익을 달성했다. S&T부문은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환경이 채권트레이딩에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파생결합상품 조기상환 증대, 시장변동성 확대를 활용한 헤지트레이딩이 빛을 발하며 958억원의 이익을 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채권운용은 금리변동성 확대로 트레이딩 관련 손익이 1분기에 비해 축소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적극적인 듀레이션 관리 및 견조한 이자수익 기반을 통해 약 9.7% 감소로 선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10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8.8%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키움증권은 최근 리테일브로커리지가 시장점유율 15.4%까지 상승했다. 신용공여잔고, 고객예수금도 각각 9000억원, 2조5000억원으로 뛰었다. 이 같은 시장지배력 확대, 거래대금 증가와 맞물려 2분기 순익이 4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되면서 증권사 순위경쟁도 과열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KDB대우증권은 순이익이 131%나 증가한 11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전망치를 36%나 상회했다”며 “여기에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도 순이익이 시장전망치을 넘어서며 증권사 순위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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