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의 과잉생산과 저가 수출공세로 위기에 몰렸다. 국내 1위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만 봐도 주가가 내리막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중국의 과잉생산과 저가 수출공세는 국내 철강업체들이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철강업계 전망에 청신호가 들어와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3분기에 중국이 보수시즌으로 돌입하면서 철강 생산량 감소가 예상돼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수기지만 3분기에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서 불어온 깜짝 ‘희소식’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향세다. 포스코는 지난 6일 19만35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12일 36만1000원이었으나 이후 하향세가 계속되고 있다. 약 11개월 만에 16만7500원(46.40%)이 증발하면서 주가가 거의 반토막 났다. 이 기간 동안 수차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고꾸라지며 급기야 이전보다 더 바닥으로 치달았다.

현대제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4월8일 7만8700원이었던 주가는 하향세를 타며 지난 6일 5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2만3200원(29.48%)이 빠진 금액이다.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 4일 장중 5만5100원으로 내려앉으며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최근 국내 철강업계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중앙정부가 인위적인 감산을 통지했다는 소식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내달 3일 전승절 70주년과 오는 10월1일 국경절을 앞두고 베이징 인근에 위치한 세계최대의 철강단지인 허베이지역 업체들에 감산을 통지했다. 따라서 3분기 내내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및 허베이성 철강업체들은 중국 전승절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이달 말부터 약 10일간 생산을 중단한다. 허베이성지역 생산능력은 중국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따라서 30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이번 감산은 구조조정의 결과물이 아닌 일시적인 정부의 명령이어서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3개월에 걸친 감산기간 동안 주가의 의미 있는 반등세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최소한 업황이 최악의 국면에서 탈출하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센터. /사진=머니위크
포스코센터. /사진=머니위크

◆포스코, 구조조정으로 반등 기대

그렇다면 증권사들은 이 같은 상황과 마주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의 전망을 어떻게 내다볼까.

포스코는 지난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607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5% 증가하면서 시장기대치를 상회했다. 시장컨센서스 5778억원 대비 5.1% 상회하며 전년보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계열사 지분가치 손상 반영으로 연결순이익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부분은 1회성 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NH투자증권은 계열사 포스코플랜텍 관련 손상차손 1700억원과 외환손실 78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포스코는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구조조정 강화 의지를 밝혔다. 현재 25개인 국내 계열사를 오는 2017년까지 22개로 줄이고 해외연결법인 181개를 117개로 줄일 계획이다. 해외 상공정 진출을 지양하고 하공정 중심의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포스코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4만원을 유지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이 9.2%(지난해 7.3%)로 회복됐다”며 “현재 주가에서 예상 배당수익률이 3.8%에 달하고 올해 예상 밸류에이션(PBR)이 0.4배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같은 투자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특수강공장 건설현장.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특수강공장 건설현장.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합병 효과 기대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9994억원, 영업이익 43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4.7% 늘었다.

전체 철강 판매량은 추정치(512만톤)와 비슷한 수준인 521만톤을 달성했다. 그러나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7% 하락하며 매출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시황부진 및 철광석 가격이 내려가면서 대부분의 품목에서 ASP가 감소했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열연과 후판이 전분기 대비 하락 폭이 컸던 것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이 올해 하반기에도 2분기와 마찬가지로 봉형강부문 판매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또 현대제철은 10년 후 비전을 발표하며 글로벌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특수강, 해외설비, 차량경량화, 강관 등 각 사업부문별로 총 26조원을 투자해 5년 후에는 매출을 10조원 끌어올린 26조원, 10년 후에는 현재 매출인 16조원의 두배 수준인 3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이다. 현대제철은 이를 위해 자동차 분야에서 구축한 모델을 통해 건설, 조선, 에너지까지 사업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현대제철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8만4000원으로 하향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는 2015~2017년 순이익 하향조정과 함께 기존 9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낮췄다”며 “목표주가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자산가치(BPS)에 목표 PBR 0.65배(최근 2년 평균)를 적용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 효과 및 내년 특수강 부문 진출 등의 성장모멘텀을 고려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