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베테랑 호텔리어의 색다른 '유커 맞이'
이상선 호텔 앙코르 이비스 수원 대표
성승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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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일간의 전쟁’으로 불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올해 최대 이슈였던 메르스가 우리 경제에 남긴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사람들은 메르스에 감염될까 바깥 출입을 꺼렸고 일본인과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 방문을 끊었다.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 시장은 더욱 활기를 잃었다.
관광과 호텔 등 서비스산업은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무엇보다 비즈니스 호텔의 타격이 컸다. 한창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분주할 시기였지만 이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객실은 텅텅 비다시피 했다. 규모가 작거나 신규 오픈한 일부 호텔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호텔 앙코르 이비스 수원'은 240 객실과 웨딩 및 컨벤션홀을 갖췄으며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레 폰티나와 앙코르 면세점 등을 운영하는 중급 호텔이다. 2008년 오픈해 약 8년간 수원 권선로 일대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 여파로 이 호텔 매출은 평소의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이 때 구원투수로 나선 인물이 32년 호텔 외길을 걸어온 이상선 대표(59)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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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험 갖춘 해결사 컴백
“8년 만에 이곳으로 돌아와보니 환경이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지하철역이 생기고 경쟁 비즈니스호텔도 3~4곳이 새로 오픈했어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죠. 이곳 지역환경과 호텔의 역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밀고 나갈 생각이에요”
이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실 그가 이곳 호텔의 해결사로 나서게 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그가 호텔 앙코르 이비스 수원의 역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대표는 이 호텔 창립멤버다. 2008년 4월 오픈할 때 권병국 호텔 앙코르 이비스 수원 회장을 옆에서 보필했다. 이후 2009년 베트남에서 2014년 말까지 약 5년간 국제경험을 익힌 뒤 올해 5월 다시 컴백한 것.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도 얼추 마무리 단계다. 시장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온라인 분야를 강화하고 편의시설 확대로 호텔 내에서 원스톱으로 비즈니스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즘 기업의 트렌드는 이노베이션(혁신) 아닙니까. 혁신 시스템을 호텔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식사와 잠자리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만들 계획이에요. 미팅룸과 사우나 시설을 보완하고 저녁엔 파트너와 가볍게 맥주 한잔 마실 수 있는 바(BAR) 등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현재 비즈니스 호텔 중에 이런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곳은 거의 없어요.”
◆호텔 마케팅 전문가의 ‘맞춤 서비스’
그가 명실공히 호텔 마케팅 전문가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호텔의 생명은 서비스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호텔 마케팅이다. 아무리 잘 차려놓은 밥상이라도 먹을 사람이 없으면 음식은 썩기 마련. 호텔도 마찬가지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면 직원은 힘이 빠지고 서비스도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달랐다. 호텔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표적인 게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중국 팸투어단 초빙이다. 이 호텔은 경기관광공사와 손잡고 지난달 27일 메르스 종식을 중국에 알리기 위해 4박5일 일정으로 산동성 여행사와 언론사 대표단으로 구성된 30여명의 팸투어단을 한국으로 초대했다. 이들은 첫날인 27일 호텔 앙코르 이비스 수원에 묵고 다음날은 이 호텔에서 운영하는 면세점과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 등을 둘러봤다.
이 대표는 당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해야 팸투어단에게 호텔을 잘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때마침 권병국 회장이 한식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곧바로 한식 메뉴를 꼽았고 삼계탕과 떡볶이, 갈비 등으로 최종 선정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팸투어단에게 삼계탕과 떡볶이를 만들어 대접했어요. 한류영향으로 이미 중국인들에게 익숙한 음식이죠. 이들은 음식에 모두 만족했고 이 중 한 중국인 기자는 올해 먹은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어요. 우리의 맞춤식 서비스가 그들에게 통한 것이죠.(웃음)”
이는 호텔에서 유능한 셰프를 영입한 영향이 크다. 이 호텔은 올해 초 신라호텔에서 30년 간 근무한 쉐프를 스카우트했다. 최고의 음식을 수원에서도 맛보게 하자는 의미에서다. 결국 호텔 앙코르 이비스 수원만의 인력 투자와 차별화 된 전략이 있었기에 중국 팸투어단의 찬사도 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이 대표는 내부 직원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메르스가 종식된 상황에서 앞으로 3~4개월 이후부턴 다시 예전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돼서다. 직원들의 고객응대가 앞으로 호텔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최고의 서비스는 결국 직원으로부터 나오기 마련입니다. 자기 자신에 투자할 줄 알고 자기의 업무가 아니더라도 먼저 나서는 적극적인 직원이 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어요. 이들이 곧 호텔 앙코르 이비스 수원의 얼굴이니까요.”
☞ 프로필
이상선 대표는 쉐라톤 워커힐 마케팅부장·판촉부장·객실부장, 웨스틴 조선 사업담당이사, 서교호텔 총지배인, 미란다 호텔 총지배인, MCM 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코엑스 컨벤션센터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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