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 그리고 ‘초코파이’. 오리온그룹을 이끄는 담철곤 회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담 회장은 국내 제과시장의 성장 한계를 직감하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 정체기 오리온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 효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오리온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지 20년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에만 매출 840억원을 올리며 입지를 견고히 했다.

고성장을 이끈 주역은 오리온을 대표하는 초코파이와 스낵제품들. 특히 초코파이는 지난해까지 누적판매량 20억개를 기록하면서 베트남의 제사상에 오를 만큼 ‘국민 파이’로 떠올랐다. 베트남 파이시장 점유율도 38%까지 끌어올렸다.

/사진제공=오리온그룹
/사진제공=오리온그룹

스낵류의 성장세도 매섭다. 포카칩, 고래밥, 오!감자 등은 베트남 매출의 25%를 차지하며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성공 배경에는 담 회장의 철저한 ‘현지화전략’이 통했다는 평이다. 초코파이 제품 포장에 ‘정(情)’과 유사한 뜻을 지닌 베트남어 ‘Tinh(띤)’을 넣어 친근하게 다가섰다. 스낵류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국내엔 없는 독특한 맛을 개발했다.


담 회장은 지금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먼 곳을 바라본다. 베트남 내 시장점유율을 높여 글로벌 제과업체로서 입지를 다지고, 이를 인근 동남아 국가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 그가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오리온의 글로벌 위상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