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온가족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몇 안되는 날이니 만큼 밤새도록 수다를 꽃 피우는 것도 좋지만 다함께 공연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공연계에서는 추석을 맞아 되도록 많은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채비를 끝냈다. 평소 공연장을 즐겨 찾지 않는 관객이더라도 이번 추석만큼은 반드시 시간을 내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무대를 가득 채우는 생생한 현장감과 배우들의 풍부한 감정 표현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추석 즐기기-공연] 훈훈한 무대, 색다른 소통을…
황제에게 바치던 국악 공연
국악 <가무별감 박춘재의 황제를 위한 콘서트 2>

추석을 맞아 황제에게 바치던 국악 공연 <가무별감 박춘재의 황제를 위한 콘서트 2>가 전통문화공간인 무계원에서 부활한다. 가무별감 박춘재는 대한제국 시절 18세의 나이에 궁중 연희를 담당하는 가무별감이라는 직책을 받고 어전(御殿) 연주의 특전까지 누리면서 1910년대 우리나라 연예사가 시작될 무렵 가장 크게 인기를 끌었던 인물이다.

<가무별감 박춘재의 황제를 위한 콘서트 2>는 한국적인 연기와 소리를 소화할 수 있는 재담꾼과 배우, 최고의 국악명인이 함께 꾸미는 왕실 스토리 국악 공연으로 박춘재가 연희를 진행하며 공연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선보인다. 당대 최고의 경기명창이자 재담가였던 박춘재역은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이며 2011년 37회 MBC 전주대사습놀이 민요부 장원을 차지한 정남훈 씨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진행을 맡는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무계원은 안평대군의 숨결이 깃든 무계정사지 인근에 위치한 유서가 깊은 전통문화공간으로 한옥의 정취 속에서 국악공연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많은 이들이 찾아와 고종 황제가 관람했던 고품격 국악공연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9월 19일부터 10월 10일까지, 매주 토요일
종로구 전통문화공간 무계원

[추석 즐기기-공연] 훈훈한 무대, 색다른 소통을…
당신이 몰랐던 가족의 시간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3년 만에 다시 만난 형제 '석봉'과 '주봉'이 안동 종갓집의 유산과 아름다운 여인 ‘오로라’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유쾌한 에피소드를 담은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가 관객 곁을 찾는다.

<형제는 용감했다>는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중 하나다. 죽은 아버지와 친척 어른들로 대변되는 기성세대와 아들들로 대변되는 신진세대와의 갈등을 큰 축으로 ‘로또’와 ‘로라’를 둔 석봉-주봉 형제의 갈등이 이어지며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단순히 배경뿐 아니라 극을 관통하는 ‘가족애’라는 주제 역시 한국적 면모를 보이고 있어 많은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수월하다.


뮤지컬 1막에서는 재미를 내세우고 2막에서는 감동을 주선율로 내세우며 재미와 감동, 두가지 코드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이끌고 있다. 관객들은 석봉-주봉이 아버지가 남겨준 ‘로또’와 신비로운 여인 ‘로라’를 두고 아웅다웅하는 모습에 폭소를 터뜨리다가도 가족의 숨겨진 이야기를 보며 감정적 몰입을 경험한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장유정이 맡았다. 정준하, 윤희석, 최재웅, 김동욱, 정욱진 등이 출연한다.

11월 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추석 즐기기-공연] 훈훈한 무대, 색다른 소통을…
귀신의 소원을 들어준다?
연극 <수상한 흥신소>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며 생기는 이야기를 담은 감동 코미디 <수상한 흥신소>가 관객을 찾아간다. <수상한 흥신소>는 남자 주인공 오상우가 영혼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죽은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흥신소를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성인만화 작가지망생의 영혼부터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미스터리 경영학도 영혼,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업적을 저승에서 이루기 위해 주인공을 찾아온 국회의원 영혼 등 <수상한 흥신소>에 등장하는 영혼들은 그 수도 많고 사연 또한 다양하다. 특히 이 작품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멀티 배우가 짧은 시간 동안 5명 이상의 각기 다른 영혼의 모습을 선보이는 장면은 연극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다.

연극은 탄탄한 극본과 연출로 웃음과 감동이 두배가 돼 돌아온 웰메이드 창작극이라는 평이다. 공포와 웃음이 버무려진 작품으로 올 추석 스트레스를 몽땅 날리고 싶다면 <수상한 흥신소>에 주목하길 권한다. 현재 ‘수상한 흥신소‘는 전 시리즈가 정부의 ‘공연티켓 1+1 지원사업’에 선정돼 올해 말까지 공연티켓 1+1 혜택을 받을 수 있다. 

9월 30일까지
대학로 익스트림씨어터 1관

[추석 즐기기-공연] 훈훈한 무대, 색다른 소통을…
미생도 되지 못한 청춘을 담다
뮤지컬 <무한동력>


누군가 당신의 꿈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뮤지컬 <무한동력>은 현대인의 잃어버린 꿈을 노래한다. 작품은 대기업바라기 취업준비생 ‘장선재’가 한울동 언덕에 있는 ‘수자네’ 하숙집에 짐을 풀어놓으면서 시작된다.

하숙집은 철물점을 운영하며 무한동력에 인생을 건 주인아저씨 ‘한원식’을 필두로 무한동력에 빠진 아버지 대신 가정을 돌보는 딸 ‘한수자’, 불같은 사춘기를 보내는 ‘한수동’, 수의학과를 포기하고 공무원 고시생이 된 ‘진기한’, 현대무용을 전공했지만 이벤트 회사에 다니는 ‘김솔’ 등 이류 인생들이 모여 있는 집합소다.

<무한동력>은 ‘아직 미생도 되지 못한 청춘들’이 녹록지 않은 현실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배우 박희순이 맡아 화제를 모았다. 박영수, 박정원, 이상이, 김태한 등이 출연한다.

2016년 1월 3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402호·제4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