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폐업 또 폐업… 건설업체, 올들어 610곳 문 닫았다
중소·중견사들 '최대 한파'… 대형사는 수주 10조 달성, 해외 최대 실적 등 '양극화' 심화
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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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업계 내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대형사들은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신사업 투자 등으로 수주를 확대한 반면 중소·중견사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폐업을 신고했다.
12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종합건설업체 610개가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연평균 200~300건 수준을 유지하던 폐업 건수는 2023년 500건을 넘었고 올해 600건을 넘었다.
종합건설업은 여러 공종을 총괄하는 원청업체다. 높은 자본·기술 요건을 갖춰야 등록할 수 있고 폐업 시 하도급업체 전이 리스크가 크다. 폐업이 급증한 배경에는 공사비 상승과 발주 감소,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분양경기가 침체된 점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중소·중견 건설업체들이 자금 부족으로 해외 사업과 신사업에 투자하지 못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중소·중견 건설업체와 대형 건설업체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조달 여력이 있고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건설업체들은 해외 수주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사 브랜드 선호 현상이 강화되며 주요 건설업체들은 올해 누적 수주 10조원을 달성했다. 해외 수주도 더 증가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각각 10조5100억원, 9조2388억원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이어 ▲포스코이앤씨(5조9500억원) ▲GS건설(5조4183억원) ▲HDC현대산업개발(3조7875억원) ▲대우건설(3조7727억원) ▲DL이앤씨(3조6848억원) ▲롯데건설(2조8797억원) 등 주요 건설업체 대부분이 조 단위 수주를 달성했다.
해외 수주도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총 446억957만달러로 전년 동기(326억9353만달러) 대비 36% 증가했다. 11월까지 누적 수주액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업계 내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위원은 "경기 변동이 발생할 때마다 재정이 안정된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다"며 "건설업은 사이클이 명확해 하락 국면을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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