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신사업 발굴을 위한 각 카드사들의 경쟁이 한층 달아올랐다. 카드업계는 앞으로 ‘핀테크’와 ‘빅데이터’가 신사업 모색의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 금융과 IT를 결합한 신기술·신결제 관련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각 카드사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맞춤형 경영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카드업계 돌파구 '두가지 키워드'


◆ 카드사-핀테크기업 협업 ‘가속’

최근 카드업계의 움직임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핀테크다. 올 들어 핀테크에 대한 전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성장기반을 모색하겠다는 것. 최근 출시된 모바일단독카드, 간편결제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를 위해 각 카드사별로 핀테크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인력개편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7일 마케팅·영업조직을 늘리고 핀테크 전담조직을 만드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기존 20개의 마케팅 및 영업부서를 전략가맹점팀·전략법인팀 등을 추가해 23개로 늘렸다. 반면 지원조직은 부서를 통합해 총 3개팀을 줄였다.

이 중 눈에 띄는 변화는 핀테크 지원과 IT(정보기술)역량 강화를 위해 IT개발팀을 만든 것이다. 모바일사업을 주관해온 모바일마케팅팀과 모바일비즈팀도 각각 핀테크사업팀, 플랫폼사업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기존 모바일 중심 사업을 핀테크 전반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밖에도 KB국민카드는 미래결제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한 핀테크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우리카드 역시 모바일사업을 담당하던 컨버전스팀을 핀테크사업팀으로 재정비했다.

올 하반기 진행되는 카드사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도 IT분야의 인재 수혈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핀테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올 하반기에는 카드사들이 IT·정보보안 관련 인력을 적극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새로운 본인 인증기술에 대한 사업화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TZ OTP) 기술을 보유한 인터페이와 멘토링을 진행, 보안자물쇠를 더욱 견고히 할 계획이다.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는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CPU) 내 보안영역인 ‘트러스트존’(TZ)에 일회용 패스워드를 내려 받기 때문에 해커가 일련번호나 생성키 등을 탈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트러스트존기술은 제휴 시 언제든 이용 가능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앞으로 신한카드는 보안솔루션의 보안성을 검증한 뒤 자사 금융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간편결제 기술을 보유한 한국NFC와 멘토링을 진행, 결제과정을 간편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NFC간편결제는 스마트폰에 카드를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쉽게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핀테크는 편리함이 강조되는 대신 보안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이에 각 카드사들이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보안 및 간편성 등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돌파구 '두가지 키워드'


◆ 지금은 ‘빅데이터’가 대세

이밖에 카드업계의 빅데이터 활용방안 모색과 관련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각 카드사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및 서비스 개발 등에도 열을 올리는 것. 카드사들의 빅데이터 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종산업과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 확장이다.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센터를 세운 신한카드는 LG전자, LF 등 고객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제휴사와 협력, 빅데이터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LF의 경우 양사는 LF몰과 신한카드 홈페이지에 ‘코드나인 전용관’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전용관에서는 LF 디자이너를 비롯한 패션전문가들이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소비성향에 따라 맞춤 코디한 스타일을 추천한다. 또한 신한카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센터와 제휴를 맺고 외국인관광객의 국내 이용행태 분석을 통한 향후 정책수립을 지원 중이다.

KB국민카드는 KT와 손잡고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금융신사업을 추진한다. 양사는 지난 5월 ‘금융 ICT 신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빅데이터·클라우드와 같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구축을 비롯 다양한 결제·인증서비스를 개발, 새로운 협업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또 카드사 부수업무 네거티브제 전환에 맞춰 KT의 이동통신 및 멤버십사업과 연계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도 나설 방침이다.

BC카드는 다수의 지자체 및 공공기관과 협력을 통해 빅데이터 서비스 영토를 넓히는 중이다. 지난달 15일 서울대학교 빅데이터연구원과 자영업 빅데이터 연구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BC카드는 보유한 신용카드 거래실적, 상권·입지정보 등 다양한 가맹점 융합데이터를 활용해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과 공동으로 자영업자 생존율, 권역·업종별 자영업 생존전략을 연구하기로 했다. BC카드는 지난 4월 경상북도를 시작으로 안산시, 서울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과 빅데이터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마케팅 활동영역을 해외로 확대할 정도로 카드업계의 관심이 높은 상태”라며 “당분간 빅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상품과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선도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