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시대] 못 하는 게 없는 로봇이 온다
[창간8주년] 성큼 다가온 ‘로봇시대’ / 로봇의 진화
성승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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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로봇시대가 개막했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1인 1로봇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 <머니위크>는 다가오는 로봇시대를 맞아 로봇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국내·외 로봇 관련기업의 투자현황을 조명했다. 또 로봇산업의 성장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 일본에서 운전자 없이 주행하는 로봇택시가 나온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2020년 자동운전택시를 실용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로봇택시를 시범 운행하기로 했다. 실험은 로봇택시가 운전자 없이 도쿄 인근의 카나기와 현에서 50명의 승객을 태우고 주택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3㎞에 달하는 고속도로를 지나 슈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실험기간 내엔 안전을 위해 2명의 안전요원이 동승한다.
#. 미군이 로봇 의무병을 도입한다. 전쟁터에서 부상한 병사를 후방으로 이송하거나 원격지에서 부상병의 상태를 파악,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드론을 이용해 부상병에게 필요한 혈액이나 항생제를 긴급 이송하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이와 함께 최전선에서 싸우는 병사들의 건강 상태를 진단할수 있는 원격의료시스템과 웨어러블 방식 센서도 도입할 계획이다.
로봇이 진화한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몸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의무로봇이 등장하는가 하면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택시로봇까지 나왔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기술이 발달하고 로봇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인지하는 지능형로봇 탄생이 머지 않았다.
한국공학학림원은 오는 2020년 생쥐 수준의 영리한 2세대 로봇이 등장하고 2030년에는 원숭이만큼 머리가 좋은 3세대 로봇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40년엔 20세기의 로봇보다 성능이 100만배 뛰어나고 사람과 비슷한 지능 수준을 가진 4세대 로봇이 인간과 공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3년 새 10배 성장… 후끈한 드론시장
그렇다면 세계에서 로봇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는 어디일까.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꼽힌다. 미국은 국방과 우주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EU는 실버와 복지로봇 등 서비스용 로봇분야를 선도한다. 일본은 세계 1위 제조용 로봇시장을 기반으로 서비스용 로봇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로봇시장 점유율로 보면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로봇시장을 주도하는 분야가 산업용로봇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산업용 로봇이 전체 로봇시장의 7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산업용에서 가장 핫한 분야는 드론(무인기)시장이다. 미국 가전협회(CEA)에 따르면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 달 기준 1억3000만달러(1518억원)에서 오는 2018년 10억달러(1조16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3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한다는 얘기다.
이를 입증하듯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세계적 IT기업들은 앞다퉈 드론시장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은 최근 인터넷 연결용 드론 '아퀼라' 실물을 공개했다. 아퀼라는 1만8000∼2만7000m 상공을 3개월 연속 비행하면서 오지 지역에 인터넷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크기는 보잉737과 맞먹지만 소형 자동차보다 가볍다. 전력은 태양광 발전으로 얻으며 레이저를 이용해 인터넷 신호를 쏴 준다.
아마존은 배달용 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이 개발 중인 무인기 택배 서비스 ‘프라임 에어’는 물류창고에서 30분 이내 거리에 소형 드론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아마존은 올해 초 미국에서 드론 야외 시험운항 승인을 받았으며,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州)에서도 시험 배송을 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의 야마하와 소니도 드론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페퍼' 1분 만에 매진… 가정용 로봇의 질주
가정용 로봇의 질주도 만만치 않다. 사람들이 산업용 대신 인간과 닮은 '휴머노이드'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가정용 로봇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코트라는 오는 2018년 서비스용 로봇시장은 91억달러(1조453억원) 규모까지 성장해 산업용 로봇시장과의 격차를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생산하는 페퍼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판매 물량 1000대가 1분 만에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페퍼는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통해 감정을 추측하고 스스로 희노애락을 느끼며 소통할 수 있는 인간형로봇이다.
121cm 크기에 흰색 바퀴가 달려 있으며 상대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페퍼가 일반 가정집보다 휴대폰이나 음식점 등 상점에 많이 팔렸다는 점이다.
한재권 한양대학교 융합시스템학과 교수는 "상점 주인은 페퍼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사람들은 보다 친숙하게 로봇에 다가갈 수 있다"면서 "페퍼가 가정용 로봇의 시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이 로봇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하나다. 미래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로봇시장은 그 기술이 발전한 속도만큼 매년 빠르게 급성장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서비스용 로봇시장은 46억4000만달러(5조4000억원)로 연평균 16%의 성장을 보였다.
같은기간 수술 치료로봇과 착유 축산로봇, 무인항공기·지뢰탐지로봇 등 전문서비스용 로봇시장은 34억2000만달러(4조원), 가정용 청소로봇, 엔터테인먼트 로봇 등 개인서비스용 로봇시장은 12억2000만달러(1조42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8% 증가를 보였다.
미래 전망도 긍정적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세계 로봇시장은 2018년까지 211억달러(24조5000억원, 2013년 대비 48% 증가)로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자제품 제조·생산기술이 발전해 기존 생산공정에 대한 재투자가 이뤄지고 새로운 환경 규제 등의 요인으로 제조용 로봇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측돼서다.
한국, 기술력 세계4위… 인재육성·콘텐츠 강화 나서야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력은 어떨까. 다국적 IT·전기전자·에너지부문 시장조사 회사인 '스파이어 리서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용 로봇부문 기술력은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 기술력만큼은 세계에서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도체·자동차·건설분야에서 쓰이는 로봇으로 한정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시 말해 기술력은 세계 4위지만 순위는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한재권 교수는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은 대부분 로봇랜드와 건설 등 산업용 로봇에 한정돼 있다"면서 "급성장하는 로봇시장을 리드하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인재육성과 콘텐츠 강화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미군이 로봇 의무병을 도입한다. 전쟁터에서 부상한 병사를 후방으로 이송하거나 원격지에서 부상병의 상태를 파악,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드론을 이용해 부상병에게 필요한 혈액이나 항생제를 긴급 이송하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이와 함께 최전선에서 싸우는 병사들의 건강 상태를 진단할수 있는 원격의료시스템과 웨어러블 방식 센서도 도입할 계획이다.
로봇이 진화한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몸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의무로봇이 등장하는가 하면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택시로봇까지 나왔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기술이 발달하고 로봇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인지하는 지능형로봇 탄생이 머지 않았다.
한국공학학림원은 오는 2020년 생쥐 수준의 영리한 2세대 로봇이 등장하고 2030년에는 원숭이만큼 머리가 좋은 3세대 로봇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40년엔 20세기의 로봇보다 성능이 100만배 뛰어나고 사람과 비슷한 지능 수준을 가진 4세대 로봇이 인간과 공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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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수행중인 카이스트 로봇. /사진=뉴시스DB |
◆3년 새 10배 성장… 후끈한 드론시장
그렇다면 세계에서 로봇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는 어디일까.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꼽힌다. 미국은 국방과 우주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EU는 실버와 복지로봇 등 서비스용 로봇분야를 선도한다. 일본은 세계 1위 제조용 로봇시장을 기반으로 서비스용 로봇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로봇시장 점유율로 보면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로봇시장을 주도하는 분야가 산업용로봇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산업용 로봇이 전체 로봇시장의 7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산업용에서 가장 핫한 분야는 드론(무인기)시장이다. 미국 가전협회(CEA)에 따르면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 달 기준 1억3000만달러(1518억원)에서 오는 2018년 10억달러(1조16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3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한다는 얘기다.
이를 입증하듯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세계적 IT기업들은 앞다퉈 드론시장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은 최근 인터넷 연결용 드론 '아퀼라' 실물을 공개했다. 아퀼라는 1만8000∼2만7000m 상공을 3개월 연속 비행하면서 오지 지역에 인터넷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크기는 보잉737과 맞먹지만 소형 자동차보다 가볍다. 전력은 태양광 발전으로 얻으며 레이저를 이용해 인터넷 신호를 쏴 준다.
아마존은 배달용 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이 개발 중인 무인기 택배 서비스 ‘프라임 에어’는 물류창고에서 30분 이내 거리에 소형 드론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아마존은 올해 초 미국에서 드론 야외 시험운항 승인을 받았으며,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州)에서도 시험 배송을 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의 야마하와 소니도 드론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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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대한민국 식품대전'에서 요리하는 요리로봇. /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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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 로봇. /사진=뉴시스 류형근 기자 |
◆'페퍼' 1분 만에 매진… 가정용 로봇의 질주
가정용 로봇의 질주도 만만치 않다. 사람들이 산업용 대신 인간과 닮은 '휴머노이드'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가정용 로봇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코트라는 오는 2018년 서비스용 로봇시장은 91억달러(1조453억원) 규모까지 성장해 산업용 로봇시장과의 격차를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생산하는 페퍼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판매 물량 1000대가 1분 만에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페퍼는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통해 감정을 추측하고 스스로 희노애락을 느끼며 소통할 수 있는 인간형로봇이다.
121cm 크기에 흰색 바퀴가 달려 있으며 상대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페퍼가 일반 가정집보다 휴대폰이나 음식점 등 상점에 많이 팔렸다는 점이다.
한재권 한양대학교 융합시스템학과 교수는 "상점 주인은 페퍼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사람들은 보다 친숙하게 로봇에 다가갈 수 있다"면서 "페퍼가 가정용 로봇의 시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이 로봇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하나다. 미래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로봇시장은 그 기술이 발전한 속도만큼 매년 빠르게 급성장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서비스용 로봇시장은 46억4000만달러(5조4000억원)로 연평균 16%의 성장을 보였다.
같은기간 수술 치료로봇과 착유 축산로봇, 무인항공기·지뢰탐지로봇 등 전문서비스용 로봇시장은 34억2000만달러(4조원), 가정용 청소로봇, 엔터테인먼트 로봇 등 개인서비스용 로봇시장은 12억2000만달러(1조42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8% 증가를 보였다.
미래 전망도 긍정적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세계 로봇시장은 2018년까지 211억달러(24조5000억원, 2013년 대비 48% 증가)로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자제품 제조·생산기술이 발전해 기존 생산공정에 대한 재투자가 이뤄지고 새로운 환경 규제 등의 요인으로 제조용 로봇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측돼서다.
한국, 기술력 세계4위… 인재육성·콘텐츠 강화 나서야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력은 어떨까. 다국적 IT·전기전자·에너지부문 시장조사 회사인 '스파이어 리서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용 로봇부문 기술력은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 기술력만큼은 세계에서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도체·자동차·건설분야에서 쓰이는 로봇으로 한정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시 말해 기술력은 세계 4위지만 순위는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한재권 교수는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은 대부분 로봇랜드와 건설 등 산업용 로봇에 한정돼 있다"면서 "급성장하는 로봇시장을 리드하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인재육성과 콘텐츠 강화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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