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고령화시대로 접어든 우리나라의 슬픈 자화상이 선명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30%를 넘었다. 우리 사회의 고령층 비중이 해마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노인이 3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노후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고령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이 많은
노인을 위한 취업 건강박람회. /사진=뉴시스DB
노인을 위한 취업 건강박람회. /사진=뉴시스DB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통계청은 55~79세의 연령층 인구 10명 중 6명이 더 일하기를 원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도 ‘생활비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가 57%로 가장 많았다. 오는 2018년 고령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인이 일자리 찾기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일자리, 공공분야부터 체크

노인 일자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노인 일자리는 크게 공공분야와 민간분야로 구분된다. 다른 연령대와 달리 노인 일자리의 경우 공공분야가 가장 많다. 특히 최근 정부가 노인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공공분야의 일자리 유형부터 살펴보면 크게 사회공헌형과 시장진입형으로 나뉜다. 사회공헌형은 ▲초등학교 급식도우미사업, 스쿨존 교통 지원사업 등 ‘공익형’ ▲강사 파견사업, 문화재 해설사업 등 ‘교육형’ ▲거동불편노인 돕기사업,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등 ‘복지형’으로 구분된다. 시장진입형은 ▲식품제조 및 판매사업, 아파트 택배사업 등 ‘공동작업형·제조판매형’ ▲시험감독관 파견사업, 경비원 파견사업 등 ‘인력파견형’이 있다. 자신에게 알맞은 유형을 선택한 후 그에 해당하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노인의 취업요령이다.


민간분야의 일자리는 급여 수준과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대표적으로 지하철택배, 주유소, 편의점, 경비 및 청소용역, 대리운전, 도시락사업, 창고관리, 산후관리, 조리직 등이 있다.

정부는 고령층에게 소득창출 및 사회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지원사업을 실시 중이다.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사업단 성격에 따라 60~64세도 적용된다. 일반적으로는 신청자가 지역신문, 게시판, 기관사이트 등에 올라온 공고를 확인하고 참여신청서, 개인정보제공동의서 등 필요서류를 작성한 뒤 지원한다.


준정부기관인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100세누리도 정부지원 일자리는 물론 시니어인턴십, 민간일자리, 공동작업장, 경진대회 등의 정보를 지원한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에서도 실버취업정보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노인복지관,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센터 등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참여하면 된다.

◆이력서, 간단명료·사실대로

노인이 새로운 직장을 구하려면 가장 먼저 이력서를 준비해야 한다. 이력서에는 자신의 역량과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고 면접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만한 장점이 담겨 있어야 한다.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는 간단명료하면서 사실대로 이력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전 직장의 부서와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하되 취업하려는 일자리와 관련이 있는 경력만 작성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지원하는 직종과 관련이 없는 경력을 이력서에 넣는 것은 오히려 취업 시 감점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력을 과장하거나 포장해서도 안된다. 성실하고 정직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이력서 작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 또 이력서에 사진, 연락처, 서명 혹은 도장 등이 빠지거나 틀린 내용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본 뒤 깔끔한 상태로 제출할 것도 당부했다.

실제로 많은 고령자가 면접에서 사소한 부분에 소홀해 탈락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도 취업의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한다는 얘기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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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특별한 기술이 없다면 재교육을 받는 것도 취업을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자세로 스스로 열정을 갖고 구직활동에 힘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접, 나이와 경력 믿고 실수 금물

서류전형에 합격했다면 다음은 면접준비다. 서류전형에 합격했다고 면접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특히 노인의 경우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면접관 앞에서 면접을 봐야 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나이와 경력만 믿고 자신도 모르게 실수한다면 취업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자신보다 젊은 사람 밑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새긴 뒤 면접에 임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는 노인들이 면접을 볼 때 주의해야 할 몇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너무 긴장하지 말고 면접관을 똑바로 응시할 것을 주문했다. 또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보이면 안된다. 신경질이나 고집, 무관심 등이 드러나는 표현이나 태도를 보이는 것도 금물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면접관의 질문에 이해하기 쉽도록 차분하게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명랑하고 성실한 인상을 주는 것에 가장 신경 써야 한다.

이외에도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는 ▲간편하고 단정한 옷차림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면접장 도착 ▲면접 시 혼잣말 금지 ▲표준어로 천천히 또박또박 간결하게 답변 ▲크고 밝은 목소리로 분명하게 대답 ▲모르는 부분에 대한 솔직한 답변 ▲면접관에게 지나친 존대 삼가 등을 염두에 두고 면접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면접관이 보는 체크포인트는 건강과 체력, 원만한 성격과 성실성, 일과 조직에 대한 적응력, 과거 경력 등”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취업에 대한 걱정은 한층 가벼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이를 떠나 경력단절이 길어지면 재취업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미리 준비해 공백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노인 일자리의 급여 수준은 퇴직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눈높이를 낮추고 보유한 경력의 연장선상에서 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