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 "태평양 지역 비상상황… 최소 400만명 피해"

'슈퍼 엘니뇨'

올해 슈퍼 엘니뇨가 태평양 지역을 덮쳐 최소 400만명이 식량난과 식수난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1997~1998년 엘니뇨로 약 2만3000명이 사망했던 것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태평양 지역 책임자인 순 구드니츠는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엘니뇨로 태평양 지역에 인도적 비상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약 410만명이 식수부족, 식량불안정, 질병 등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푸아뉴기니, 피지, 통가, 솔로몬군도 등은 이미 강수량 감소로 인해 작황에 영향을 받고 있고 식수 공급에 문제를 겪는 등 엘니뇨를 느끼고 있다"며 "가뭄이 사이클론 피해를 막 극복한 이들 국가의 인도적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디언은 파푸아뉴기니의 고원 지역 침부에서는 이미 올해 장기간에 걸쳐 가뭄과 서리로 농작물 피해를 입었고, 기아와 식수 오염으로 2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호주의 사이먼 브래드쇼 박사는 "파푸아뉴기니 경우 2∼3개월 안에 식량이 없어질 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엘니뇨란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을 뜻하며, 기상학적으로 '슈퍼 엘니뇨'는 페루 연안에 해당하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상승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통상적으로 겨울철에 호주 북동부와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에서는 가뭄이, 동태평양에 인접한 중남미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나타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