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새내기인 김신한씨는 첫 월급으로 가족선물을 사고 친구들에게 한턱 쏜 후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면서 한껏 들뜬 채 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그는 이내 고민에 빠졌다.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고 남는 여유자금 100만원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과거 금리가 연 3~5%로 높았던 시절에는 저축만 해도 돈 모으기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1% 저금리시대다.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1억원을 모으려면 월 60만원씩 15년이 소요되며 160만원씩 저축해도 5년 이상 걸린다. 일반 직장인의 평균 급여에서 생활비를 제외하면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갑자기 목돈을 지출할 일이 생긴다면 1억원을 모으기가 더욱 어렵다. 월급은 내 마음만큼 오르지 않고 금리는 계속 떨어져 결혼자금, 자녀학자금, 주택구입자금, 20~30년 후 노후자금까지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물론 김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직장인라면 누구나 원금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싶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에게 필요한 최적의 월급통장 관리방법은 무엇일까.

[고수칼럼] 쥐꼬리를 소꼬리 만드는 '월급통장'

◆최적의 월급통장 관리방법

①주거래은행 만들기
가장 먼저 할 일은 주거래은행을 만드는 것이다. 은행은 주거래고객의 거래실적을 점수로 매겨 고객등급을 산정하고 그에 따라 차별화된 금리와 수수료 면제혜택을 준다. 주거래 고객에게는 다른 고객에 비해 예금금리를 더 주거나 대출을 받을 때 한도를 늘려주고 금리는 낮춰준다. 연리 1%만 싸게 대출을 받아도 1억원을 빌릴 경우 연간 대출이자를 100만원 절약할 수 있다.

②주거래우대통장 만들기
주거래은행이 정해졌다면 최근 출시한 주거래우대통장을 만들자. 주거래우대통장은 주거래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한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이다. 급여이체뿐만 아니라 카드결제나 자동이체 고객에게도 우대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타행이체수수료 면제, 은행 CD기 마감 후 인출수수료 면제,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타행이체수수료 면제, 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주거래은행 계좌의 현금인출수수료 면제 등 금융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도 눈여겨봐야 한다. 계좌이동제는 은행거래자가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바꿀 때 기존 계좌에 연결된 카드대금이나 각종 공과금 자동이체 등을 통합 인터넷사이트(payinfo.or.kr)를 통해 손쉽게 옮길 수 있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거래은행을 바꿔 계좌를 옮기면 일일이 새 거래회사에 전화해 자동이체 등을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은행들은 기존 소비자의 이탈을 막고 다른 은행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선보인다. 공통적으로 수수료 면제와 우대금리 제공을 앞세우지만 잘 들여다보면 은행마다 조금씩 혜택에 차이가 있다. 지금 거래 중인 은행과 다른 은행이 제공하는 혜택을 비교한 뒤 실익이 있으면 움직이는 게 좋다.

급여통장 잔고는 최소화하고 유동자금은 MMF(머니마켓펀드)나 CMA(종합자산관리계좌)로 옮겨 조금이라도 이자를 받을 수 있게 하자. 통장 쪼개기를 통해 비상금통장, 생활비통장, 저축통장을 만들어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하면 체계적으로 자금을 관리할 수 있다.

③구체적인 재무목표 세우기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전 구체적인 재무목표가 필요하다. 결혼자금, 주택구입자금 등 본인의 상황에 맞는 재무목표를 세워야 한다. 구체적 목표가 와 닿지 않는다면 우선 종잣돈 모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3년에 5000만원, 5년에 1억원 만들기 등 기간과 금액을 구체적으로 정해 목표를 세운다면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3년 이내 자금은 적금과 예금을 활용하고 3년 이상 중·장기 여유기간이 있는 자금은 투자상품과 저축성보험을 적극 검토하면 좋다. 연금은 소득의 10% 이내로 가입하는 것이 좋으며 생활비는 주단위로 체크하고 비상예비자금을 챙기는 것도 필수다. 비상예비자금은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고 이자도 비교적 높은 CMA나 MMF 통장을 이용하면 좋다.

[고수칼럼] 쥐꼬리를 소꼬리 만드는 '월급통장'

◆월 100만원으로 자산 불리기

여유자금 월 100만원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겠다. 먼저 월 33만원(연간 400만원)씩 불입해 12%(48만원)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을 필수로 가입해야 한다. 연금저축 수익률이 연 2~3%임을 감안하면 연간 불입액의 15%에 달하는 수익을 낼 수 있다. 물론 55세 이후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미리 세액공제를 받아 세금이연효과를 활용하면 그만큼 목돈마련에 도움이 된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도 월 10만원씩 불입할 것을 권한다. 입지여건이 좋은 지역이 분양될 때 청약할 수 있음은 물론 금리도 연 2.5%로 시중금리보다 비교적 높다.

또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주식형펀드에 매월 일정금액을 분산투자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같은 펀드라도 목돈을 한번에 넣는 거치식보다 매달 월급의 일부를 쪼개서 넣는 적립식을 권한다.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면 투자시장이 워낙 급변하기 때문에 자칫 원금을 손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매달 적립식으로 가입하면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평균 매입단가가 떨어지고 주가가 하락할수록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하기 때문에 앞으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빠른 원금회복과 수익실현이 가능하다. 비상예비자금은 1개월분을 급여에서 미리 예치해 매월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고수칼럼] 쥐꼬리를 소꼬리 만드는 '월급통장'

마지막으로 고수익을 내려면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경기가 호황일 땐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갑자기 불경기가 닥치면 자산가치 하락으로 원금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지금처럼 저금리가 지속되고 투자환경이 어려울수록 가능한한 생활비를 아끼는 것이 효과적이다. 벌어들이는 재테크보다 지출을 줄이는 재테크가 장기적으로는 더 성공하는 길이다. 특히 시장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매월 자동이체를 통해 꾸준히 적립하면 코스트 에버리지 및 복리효과로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