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새누리당'

고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이 3개월여 전에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원장은 지난 8월27일 거주지인 서울 광진구의 새누리당 당원협의회에 팩스로 입당원서를 보내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원장은 부산 기장출신으로 부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후 1974년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에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을 거쳐 2006년 공채 출신 첫 국정원장이 됐다.


그는 2007년 10월 노 전 대통령의 방북에 동행하는 등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해 12월 대선 전날에는 방북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이명박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발언을 하고 대선 직후 이를 대화록으로 만들어 언론에 유출하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은 이 일로 2008년 1월 사퇴했다.

김 전 원장은 최근 부산 기장에 개인 사무실을 내 지역 내에선 20대 총선 출마설이 돌고 있는 상태다.


국정교과서 저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의 새누리당 입당 소식으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김 전 원장의 새누리당 입당에 대해 "전혀 들은 바도, 보고 받은 바도 없다. 아침에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 측 핵심 관계자도 "(김 전 원장이 새누리당에 입당원서를) 낼 사람이 아닐텐데, 그런 정황이 없었다"며 "확인해보겠다"고 당황스러워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새누리당이 김 전 원장을 문제가 있는 인물로 비난해 온데다가, 여러차례 법적 고발을 하거나 수사 의뢰를 한 악연이 있다는 점에서 입당을 허용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우리가 범죄자로 규정했던 사람을 입당시킨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총선을 앞두고 이율배반적인 일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5일 김만복 전 원장의 입당에 대해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분이 새누리당에 입당하다는 것은 우리 당에 희망이 있다는 의미"라며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입당을 우리가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복 새누리당' /사진=뉴스1DB
'김만복 새누리당' /사진=뉴스1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