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LCC항공주 투자 포인트
박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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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치(Small Luxury)가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떠올랐다. 주로 젊은 층에게서 나타나는 이 트렌드는 목돈이 드는 상품 대신 소비자가 감당할 만한 비용의 아이템을 구매해 만족감을 얻는 행위다. 소비자들이 저비용항공사(LCC)를 선택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저성장시대에 합리적인 소비로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LCC가 부상 중이다.
과거 국내 항공주 투자는 양대 국적대형항공사(FSC)와 지주회사에 집중됐다. 지난 2010년만 해도 LCC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던 시기인 만큼 업체별 차별성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 LCC들은 뚜렷한 색깔을 갖춘 자기만의 사업모델과 전략으로 순항 중이다. 더구나 국내 LCC들이 적어도 2~3년간 동반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LCC 항공주에 대한 투자 포인트를 명확히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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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독자적 사업역량으로 ‘순항’
제주항공은 단일기재 지속 도입을 통해 중단거리 노선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 LCC 스토리의 최대수혜가 예상된다. 항공사를 모기업으로 두지 않은 독자적 LCC업체로서 노선 잠식과 중복 없이 자유로운 취항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제주항공은 LCC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비즈니스모델을 보유해 시장 내 경쟁우위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지속된 일드(Yield)와 CASK의 하락은 제주항공이 추구하는 사업의 방향성을 확실히 보여준다. 일드는 항공사가 판매한 각 좌석을 통해 ㎞당 얼마나 벌었는지 알려주는 수치다. CASK는 가장 낮은 유효좌석 킬로미터당 비용을 말한다.
제주항공은 사업 초기부터 저일드 전략에 초점을 맞춰 경쟁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의 운임경쟁력을 보유했다. 중단거리 노선 경쟁이 심해져 일드 하락 압박이 있더라도 낮은 CASK를 통해 경쟁에서 선두를 뺏기지 않을 여력을 확보했다. 제주항공은 꾸준한 기재도입과 탑승률 관리, 마케팅전략을 통해 철마다 변하는 여객 수요와 관계없이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월별 여객처리량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비수기에도 나타나는 뛰어난 모객집중률은 지속적으로 최적화된 저일드 전략의 경쟁력을 입증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해외여행의 1차 진입비용인 항공권 가격에 매우 탄력적이다. 그러나 2차 진입비용인 부가매출에는 비탄력적인 행태를 보인다. 제주항공은 과거에 없었던 기내식을 유료화하는 등 부가매출 아이템을 만들어 세밀하게 접근했다. 또 경쟁사 대비 높은 매출비중을 달성하며 회사의 이익에 큰 폭으로 기여했다. 높은 마진율이 보장된 부가매출 비중확대를 통해 영업마진은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사전 기내식 판매, 옆좌석 구매 등 제주항공의 부가매출은 현재 전계열사 매출의 6% 비중을 차지한다. 제주항공은 오는 2020년까지 10% 이상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증권은 2016년에 LCC의 최대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2015년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율상승, IS(이슬람국가) 테러 등 악재의 연속으로 저유가 모멘텀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해였다면 2016년은 수요의 확실한 호조세와 본격적인 기단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국제선여객 공급좌석이 28.6%, 국제선 여객처리량이 약 30%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공시 기준 부가매출비중이 2015년 6.0%에서 2016년 6.6%로 상승하고 전계열사 영업이익은 66.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토대로 현대증권은 제주항공을 종목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현대증권은 제주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강력 매수’, 목표주가로 6만원을 제시했다. 곽성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주항공은 LCC 내에서 국제선 33%, 국내선 25%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며 “국내 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은 독자적인 사업역량과 지속적인 항공기재 도입을 통해 앞으로 이익성장의 가시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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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진에어 중심의 내재가치 봐야
2016년에는 진에어의 성장도 기대된다. 진에어는 2015년 3분기 누적 기준 연결매출액의 약 60%, 연결영업이익의 약 40%를 기여한 한진칼의 핵심 자회사다. 올해 말까지 B737 16대, B777 3대를 보유하면서 제주항공(B737 22대) 대비 공급좌석 수 차이를 350석 수준으로 좁혔다. 공급량 증대에 따른 여객처리량 증가 효과는 2016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동계시즌 LCC 신규취항노선을 살펴보면 진에어가 8개로 가장 공격적이다. 특히 인천-호놀룰루 노선은 진에어가 장거리 LCC로 변화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적으로 장거리 LCC모델을 통해 가시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취항노선의 높은 수요와 모회사의 지원을 따져볼 때 국내 경쟁 LCC들과의 차별화된 행보가 예상돼 선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진에어를 제외한 한진칼의 다른 사업도 현재 수준에서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진칼은 지난 2013년 8월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적분할된 한진그룹 최상단 지주회사다. 현재 진에어, 칼호텔네트워크, 토파스여행정보, 정석기업을 주요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호텔업의 경우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의 증축으로 비용이 발생했지만 적자 폭은 분기별로 점차 축소되는 중이다. 오는 2017년 인천국제공항 제2청사 완공 시 수혜도 가능하다. 연간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유한 토파스여행정보, 정석기업은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회사는 그룹사의 각종 리스크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근 해운업 관련 구조조정 움직임 등으로 한진그룹 상장 주식들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의 부진에 따라 한진칼의 주식 또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진칼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곽 애널리스트는 “그룹 리스크보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내재가치를 봐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한진칼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만7000원을 제시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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