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골든크로스'의 진실

<골든크로스>라는 제목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있었다. 사실 골든크로스는 주식투자에 대한 설명에서 이동평균선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예컨대 20일 이동평균선에서 오늘 날짜에 해당하는 값은 오늘 이전의 과거 20일 동안의 주가 평균을 구해서 얻는다. 매일의 원래 주가를 그림으로 그리면 오르락내리락하며 상당히 마구잡이식으로 변한다.

하지만 20일 이동평균선을 구하면 들쭉날쭉하는 움직임이 평균을 구하는 과정에서 상쇄돼 상당히 부드러운 곡선으로 바뀐다. 마찬가지로 60일 이동평균선은 20일 이동평균선보다 더 부드러운 모양이 된다. 이렇게 들쭉날쭉한 주가의 평균을 그래프로 그리면 마치 주가에 어떤 장기적인 ‘추세’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골든크로스라는 말은 단기이동평균선(예를 들어 20일)이 장기이동평균선(예를 들어 60일)을 아래에서 위로 돌파(크로스)하는 현상을 뜻한다. 언뜻 들으면 이에 대한 설명도 상당히 그럴 듯하다. 단기이동평균선이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장기이동평균선을 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하면 이 시점에서 주가가 ‘강세’로 전환된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데드크로스’라는 용어도 나온다. 데드크로스는 골든크로스와 반대로 단기이동평균선이 장기이동평균선을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돌파하는 것을 말한다. 골든크로스를 뒷받침하는 (필자가 동의하지 않는) 논리에 따르면 데드크로스가 일어나는 시점부터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다. 주식을 매도하기 적절한 타이밍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를 결합해 간단한 매수·매도 전략을 만들어보자. 한 주식에 대해 20일 이동평균선과 60일 이동평균선을 매일 그리다가 골든크로스가 일어나면 주식을 매수하고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 주식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시가 총액 상위 100위에 들었던 적이 있는 170여개 기업의 2000년 이후 주가자료로 간단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해 ‘크로스’ 이용 전략을 적용했다. 놀랍게도 평균 수익률이 390%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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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같은 기간의 코스피 인덱스의 수익률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너무 놀랄 필요는 없다. 같은 주식들을 첫날에 사고 마지막날에 모두 파는 장기보유전략의 평균수익률은 이보다 더 큰 460%였다.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를 매일 조사해 주식의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는 것보다 그냥 주식을 사서 장롱에 넣어놓았다가 마지막 날 파는 것이 더 좋았다는 뜻이다. 물론 과거 주가에 대한 얘기다. 장기보유전략이 미래에도 성공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