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③] “세계로 진출하는 도자기 만들고 싶어요”
도예공방 민경자 원장
박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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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자 도예공방 원장. |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중 IMF가 터져 명예퇴직을 하게 됐어요. 갑자기 닥친 변화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주위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오랫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죠. 결국 가정형편 때문에 접어뒀던 디자인에 대한 꿈을 다시 꾸게 됐습니다.”
민경자씨는 그렇게 또 다른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민씨는 포크아트, 스텐실, 은공예, 천연 비누 등 다양한 공예를 체험했고, 최종 목표로 서른일곱이라는 나이에 도예과에 입학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그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
“자신과 더불어 타인과도 끊임없이 소통”
도예과를 졸업한 민경자씨는 좋아하고 소질이 있는 ‘페인팅‘에 주력해 도자기 페인팅 공방을 열었다. 수강생이 조금씩 늘어갈 즈음에는 소규모 지역 문화센터 등에 재능기부를 하면서 홍보를 시작했다. “페인팅이 없는 도자기 공방, 선물용품점 등을 찾아다니며 발로 뛰는 마케팅을 했어요. 그 결과 점차 마트, 백화점 수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3년 동안 혼자서 1인 다역을 하던 중 민씨는 같은 길을 걷는 이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함께 나누게 됐다. 여럿이 힘을 합치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쯤 정부에서 협동조합 지원이라는 정책이 나왔다. 이에 5명이 모여 현재의 ‘핸드맘 도자공예협동조합’을 결성했다.
“현재 제가 조합에서 맡고 있는 일은 페인팅 부분이에요. 좀 더 나은 작업환경의 확보를 통해 내년부터 전국의 중학교 과정에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의 꿈길 체험처로도 등록됐습니다.”
그는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분야의 이론과 실기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먼저 대학에서 전공을 하거나 공예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공예가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뒤 창업이나 강사로서 활동하기 전에 성공하거나 실패한 사례들을 직·간접적으로 듣고, 보고 경험해야 한다.
“1인 사업을 시작할 경우에는 제조와 홍보·판매 등 1인 다역을 해야만 해요. 이럴 때는 분담을 통해 서로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파트너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정부의 정책을 활용하는 것도 좋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 더불어 타인과도 끊임없이 소통하며,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한걸음씩 나아가세요”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을까. 30대 후반이었던 민경자씨에게 무엇보다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은 다름 아닌 가족의 도움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라는 여러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이해해주고, 도와주면서 응원해줬기에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그때를 생각하며 더 힘을 내곤 해요.”
어려움을 딛고 자리 잡은 민씨가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것은 나와 남을 행복하게 한다는 점이다. “메말라가는 현대 사회에서 흙과의 소통은 인간의 정서 안정에 많은 도움을 줘요. 또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것들을 완성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향후 2~3년간 조합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신제품 개발 및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국내시장의 점유는 물론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교육을 통한 전문가 양성, 제조를 통한 고용증대, 나아가 수익의 일부를 환원해 손작업을 통한 지역민의 정서 안정에 기여하고 싶어요.”
민경자씨는 도자기공예를 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왜’ 하고 싶은가를 스스로 물어보라고 조언했다. “관심을 가지고 경험해 보세요. 그리고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될까를 하나씩 알아가 보세요. 조급해하지 말고 한걸음씩 나아가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 자신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 본 기사는 <하이하이>(http://hi.moneyweek.co.kr) 제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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