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제회'

경찰공제회가 퇴직 고위 경찰간부들에게만 월 수십만원의 용돈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불거져 각종 의혹을 낳고 있다. 공제회는 회비를 걷어 경찰공무원들의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단체다.

8일 경찰청과 경찰공제회 등에 따르면 공제회는 1989년부터 2005년까지 경무관 이상 계급의 퇴직 경찰공무원들에게 각각 5년 한도로 월 50만원을 지급해 왔다. 1인당 30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 '퇴직금' 외에 별도로 지급된 것이다.

공제회원의 대부분인 하위직 경찰들의 월급을 떼 퇴직 고위직에게 일종의 '품위유지비'를 지급한 꼴이라, 경찰 내부에선 하위직 경찰들의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지급이 개시되고 16년이 지난 후에야 중지된 바 있다.

그러나 2005년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까지 경찰 내부에선 당시의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지난달 20일 장신중 전 강릉경찰서장이 펴낸 책 '경찰의 민낯'에 품위유지비 지급 논란이 다시 거론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 경찰관은 강신명 경찰청장 앞으로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고 부당하게 지출된 자금이 있다면 전부 회수 조치해야 한다"며 "만일 책의 내용이 허구면 저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경찰 내부에선 과거 경무관급 '품위유지비'가 지급됐던 같은 기간 공제회가 경찰병원에 의사들의 연구비 명목으로 총 수십억원을 지원한 사실도 비판의 대상이다.

반면 공제회 관계자는 "고위직 품위유지비의 경우 회원들의 납입금으로 만들어진 기금이 아니라 공제회의 전신인 대한경무협회로부터 넘겨받은 기금에서 따로 지급된 것이므로 현 회원들에게는 피해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의사 연구비의 경우 회원들의 납입금뿐만 아니라 수익사업을 통해 얻은 돈이 섞여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납입금만으로' 연구비를 지원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 공제회에 견제장치를 두고 기금운용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공제회' 경찰청 로고. /사진=뉴스1
'경찰공제회' 경찰청 로고.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