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꾸는 기술] '초연결 사회' 꿈은 이뤄진다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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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는 CES 2016에서 주목받은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미래산업분야를 집중 조명했다. 세상을 놀라게 할 인공지능, 현실과 가상세계가 공존하는 증강현실, 무엇이든 찍어내는 3D프린터, 최첨단을 달리는 스마트카, 똑똑한 생활을 도와주는 IoT 등. 해당 분야 기술력이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보고 국내기업의 수준을 가늠해봤다.
#1. ‘톡톡’. 냉장고 문을 두드리자 투명창으로 바뀌며 냉장고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냉장고에 가까이 다가서면 저절로 문이 열리고 내용물을 담은 선반이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2. 또 다른 냉장고. 외관에 달린 화면으로 문을 열지 않고도 냉장고 안의 내용물을 파악할 수있다. 보관일자 체크는 덤. 화면을 통해 요리 레시피를 찾아보고 온라인쇼핑몰과 연결해 필요한 식재료를 바로 구입한다.
#3. 자동차가 집에서 떠나자 알아서 집의 불이 꺼지고 각종 전자제품이 ‘절전모드’로 바뀐다. 반대로 차가 집 근처에 다다르면 로봇 청소기가 알아서 청소를 시작한다. 에어컨 혹은 보일러가 적정 실내온도를 조절한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6’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가전,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분야의 내로라하는 기업 3700여곳이 참가해 로봇,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관련 신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올해 공동이슈는 구체화된 기기 간 연결기술. 가전제품, 자동차도 서로 연결성을 강조한 제품의 사업전략이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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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부스. /사진제공=삼성전자 |
◆ IoT 입은 스마트카, 사람이 타는 드론
CES의 ‘꽃’인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두는 IoT였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이 LG전자와 공동개발하는 전기차는 집에 있는 가전제품, 보안장치 등과 IoT로 연결된다. 자동차 안에서 집안의 냉장고, 세탁기, 정수기, 조명 등을 제어하는 것이다.
포드도 미국 최대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협력해 스마트카-스마트홈 연동기술을 개발한다.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싱크 3세대 버전과 아마존 IoT기기인 에코를 연결해 스마트홈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세계 최대 자동차전장업체 로버트 보쉬 역시 IoT를 도시에 적용해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자동차와 스마트홈의 연결고리가 생기는 셈. 지금까지 집안에 가전제품을 서로 연결하던 수준의 IoT 개념이 자동차 등으로 점점 확장된다는 얘기다.
전기차는 점차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전기차업체인 패러데이 퓨처는 콘셉트카 ‘FF제로1’을 공개해 고성능 전기차 시대를 열었고 중국의 YUNMAKE, 일본의 DENSO 등 각국 업체들도 다양한 전기차를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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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부스. /사진제공=LG전자 |
반면 자율주행차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기아자동차는 자율주행브랜드인 ‘드라이브 와이즈’를 출시, GPS를 기반으로 차량 현황이나 보행자 상황을 파악해 주행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선보였으나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드도 벨로다인과 협업해 레이저를 사용, 사물을 파악하는 기술을 선보였지만 반응이 신통찮긴 마찬가지다.
생활가전제품군의 스마트화도 돋보였다. 삼성·LG전자 등 대부분의 가전업체가 스마트폰과 TV 등을 IoT 허브로 삼아 일상 기기들을 제어하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IoT 허브기능을 탑재한 냉장고로 주목받았다. 21.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스마트냉장고 패밀리 허브는 보안 및 생필품 배달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로 활용범위를 넓혔다. LG전자는 스마트씽큐 허브를 통한 비IoT기기와의 연결을 강조했다.
CES의 화려한 눈요깃거리인 디스플레이부문도 빼놓을 수 없다. 디스플레이시장의 새 기술경쟁 요소는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아주 밝거나 어두운 부분까지 사물의 명암을 제대로 구현해 화질 선명도를 올리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세대 퀸텀닷 기술을 접목한 SUHD TV를 선보이며 HDR 대응능력을 높였고 LG전자와 소니도 모두 HDR을 적용한 TV를 전시해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했다.
드론과 로봇에 대한 열기도 뜨거웠다. 드론의 전시규모는 전년대비 200% 늘어났으며 브랜드와 제품도 다양해졌다. 3차원으로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드론에 이어 중국 드론제조사인 이항은 모터로 구동해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1인용 드론을 내놔 호평을 받았다.
로보틱스도 이목을 끌었다. 지능형 주행모터와 상업용 드론을 만든 ‘니덱 코퍼레이션’을 비롯해 ‘아이로봇’, ‘에코박스 로보틱스’, ‘로보케어’, ‘나인봇’ 등이 참가했다. 인텔은 리얼센스를 적용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 ‘세그웨이’와 ‘릴레이’를 전시했다.
국내 로봇전문기업인 퓨처로봇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의사소통이 가능한 개인용 로봇을 선보였고 LG전자는 AR기술을 탑재한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로보킹 터보 플러스’를 내세웠다. 로봇청소기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집안 공간을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면 고객이 원하는 곳의 청소를 지시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CES 2016의 핵심트렌드는 각 기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새로운 시스템을 보여줬다는 점”이라며 “센서기술의 발달과 IoT의 성장, 인공지능기술 등 각 신기술의 자생적인 성장과 서로 연결되는 생태계 조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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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의 헬릭스 프로젝트를 체험해보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제공=니콘이미징코리아 |
◆ 성장한계에 다다른 국내 전자산업 ‘우려’
앞으로 치열해지는 기술경쟁과 더불어 국내 전자산업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ES와 함께 비약적인 발전을 해온 국내 전자산업이 ‘성장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산업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기업들의 성장세와 일본기업들의 부활노력 등에 쫓기는 것이 CES에서 거듭 확인됐다”며 “국내기업들이 ‘혁신’과 ‘창조’라는 키워드를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CES를 참관한 모 기업 관계자도 “삼성과 LG가 가장 크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까진 좋은데 나머지 한국기업은 눈에 안 띄어 아쉬웠다”며 “한국은 거대한 두 회사 외에는 없는 듯한 느낌을 받은 반면 중국은 많은 기업이 참여한 것을 보고 매우 씁쓸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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