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자산관리, 문제는 '균형'이야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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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쓴 <중용>은 동양철학의 중요한 개념을 담은 책으로 <대학>, <논어>, <맹자>와 함께 사서(四書)로 불린다. 사전적으로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은,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나 정도’를 말하는데 이 개념은 자산관리에도 잘 들어맞는다.
재물을 인생의 절대적 가치로 삼는 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력이란 윤택한 삶을 위해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사람이 살아가며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자산관리를 잘 할 수 있느냐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자산관리 방법을 접하게 된다. 만약 ‘가장 효과적인 자산관리방법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정답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하고 싶다. 자산관리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선택하는 대응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굳이 정답을 이야기하라면 균형 잡힌 자산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는 어떻게 자산관리를 할지 결정하기에 앞서 적절한 원칙이 될 수 있고 이런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성공적인 자산관리 결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그 균형에 대해 살펴보자.
◆ 현재와 미래의 균형: 소비와 저축
가장 먼저 현재와 미래의 균형이다. 바꿔 말하면 소비와 저축(또는 투자) 사이의 균형이다. 사회에 진출해 경제활동을 시작하면 당연히 소득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그 소득의 일부를 현재의 생활을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는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 미래에 대비한다.
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현시점에 소비하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저축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포인트는 소비와 저축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계획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100세까지 살고 60세까지 경제활동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노후기간은 40년이다. 따라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 어느 정도 소비하고 얼마만큼 저축해야 하는지 잘 분석해야 한다.
특히 소비는 한번 그 수준이 올라가면 쉽게 내려오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나이가 들수록 원래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소비가 일어나는 점을 감안해 현재의 소비를 적절히 통제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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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 자녀와 본인 간 균형: 자녀교육과 노후준비
다음은 자녀와 본인 간의 균형이다. 즉, 자녀의 미래를 위한 교육과 본인의 미래를 위한 노후준비의 균형을 말한다. 연말연초가 되면 자녀의 수능점수와 대학교 합격 여부에 따라 부모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이처럼 자녀교육은 모든 부모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이벤트임에는 틀림없다.
과거에는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고 성공하는 것을 부모 자신의 미래에 대한 투자로 생각한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물론 자녀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부모에게 주어지는 의무이기는 하다. 하지만 무리한 교육투자로 부모 자신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것은 나중에 자식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남들이 한다고 무조건 따라 하지 말고 소득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자녀교육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부모 자신의 노후준비를 위해 아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 저축과 투자의 균형: 안정성과 수익성
마지막으로 저축과 투자의 균형이다. 금융상품을 활용함에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 간 균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금융소비자 사이에 예금이나 보험은 안전하고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됐다. 과거 일정수준 이상 높은 금리가 유지됐을 때는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논리지만 요즘과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는 안정성의 개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물가상승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안전한 금융상품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장래 물가상승에 따라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이 되기도 한다. 반면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가격변동 리스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상승을 이기는 수익률의 추세가 대부분이다.
선진국의 금융투자상품 활용비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무조건 금융투자상품을 활용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 적정수익을 추구하도록 균형 잡힌 포트풀리오의 자산관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요즘과 같은 금융환경에서는 필요한 투자균형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국내투자와 해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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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사람의 수명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100세 시대에는 자산관리 시 중용의 도가 성공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삶을 살아가며 중용을 지켜야 하는 대상이 많지만 결국 핵심은 시간이든 돈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적절하게 배분할 것인가다. 이는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자산배분의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중용의 도를 지킨 균형 잡힌 자산관리를 통해 자신만의 성공적인 100세 시대를 이루기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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