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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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투자자에게 외면당했던 채권형 투자상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발 증시폭락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끝없이 추락하는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것은 ‘안정성’이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채권형 투자상품의 매력이 높은 이유다.

◆해외채권, 안정적 투자처로 인기

중국 증시는 위안화 가치 절하에 따른 폭락을 거듭하며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렸다. 국제유가도 30달러 안팎까지 내려 앉으며 크게 하락했다. 여타 원자재 가격도 중국 수요부진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투자자들은 자금을 옮기기 시작했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으로 자산을 리밸런스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규모가 커진 안정적 성격의 채권시장에 주목한다.


지난해 4분기에는 해외채권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분기 채권결제금액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은 미국채권이다. 미국채권 결제금액은 전분기보다 7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전분기 대비 21.8%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 증시 쇼크 등의 여파로 투자자의 관심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채권은 원금이 손실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원금을 잃지 않으려면 확보되는 이자 마진이 높아야 한다. 만기 보장수익률이라고 표현하는데 국내는 이미 1%대까지 떨어졌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4~6%의 만기보장수익률을 확보하는 상품이 있다. 이 같은 채권에 투자해 앞으로 금리가 일정부분 올라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해외채권도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해외채권은 다른 나라 통화로 채권을 매수하기 때문에 다양한 환위험에 노출된다. 투자자 성향에 따라 환헤지를 하거나 환을 오픈하는 형태로 투자하기 때문에 환위험과 금리위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기예금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위험을 감수하고 신탁상품에 가입하는 수요가 생겼다”며 “우리나라는 정기예금이란 방어적인 대용상품이 있어 늦게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령화에 양극화 진행까지 저금리 구도가 고착돼 앞으로도 해외채권을 향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형펀드, 지속적 관심 가져야

채권형펀드도 주식시장이 하락하거나 횡보하는 기간에는 효과적인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10년간 주식시장이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채권형펀드가 꾸준히 수익을 올린 점에 주목한다. 또 채권투자로 거둘 수 있는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금리하락으로 인한 자본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국내 채권형펀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1년간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 표준편차가 각각 14.2%와 17.6%로 높았던 반면 국내 채권형펀드의 표준편차는 0.8%로 낮아 안정적인 투자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공모펀드 중 가장 설정액이 많이 증가한 유형은 5조5000억원이 늘어난 국내 채권혼합형펀드”라며 “저금리 상황에서 중수익 투자상품 니즈가 지속되면서 올해 채권혼합형펀드의 잔고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