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김종인'

국민의당에 합류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을 겨냥해 "민주 야당의 얼굴이자 대표가 될 수 있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은 "심심하니까 글 한 번 쓰는 것"이라며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 전 장관은 2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동영이 더민주에 가지 않은 이유'라는 글을 게재했다. 정 전 장관은 더민주 김 위원장을 가리켜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며 "현재도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 북한 궤멸론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을 '고양이'에 비유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더민주 의원들이) 지금은 총선 공천권을 쥔 고양이 앞에 납작 엎드려 일제히 입을 닫아버렸다"며 "그것이 계파 패권주의가 작동하는 더민주에서 개혁·진보그룹이 취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늘날 제1야당의 참담하고 서글픈 현주소"라며 "제가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의미 있는 '합리적 진보'의 공간을 마련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이유"라고 국민의당 합류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의 잘못은 김종인을 영입한 게 아니라 정동영을 영입하려 한 데 있다"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앞서 19일 정 전 장관이 국민의당에 합류한 것에 대해 "정치 정동영 품은 안철수, '국민의당' 불안한 동거"라면서 "한지붕 다가족"이라고 비유했다.

'정동영 김종인' 국민의당에 합류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당에서 열린 20대 총선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동영 김종인' 국민의당에 합류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당에서 열린 20대 총선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