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능청스런 팔색조"... 모델 김준혁의 ‘생애 첫 인터뷰’
정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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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 심플, 노출... 어떤 스타일도 상관없다. 모델은 무슨 옷이든지 완벽하게 소화해내야 한다. 직업적인 숙명이다. 그렇다면, 화려한 스타일로 치장하는 모델은 평소 어떤 스타일일까. 국내 유망 모델들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해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했다. 일명 ‘모델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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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같은 미소에 '어린 남동생'이 생각났다. 살이 잘 붙는 체질이라며 입을 빼죽댈 땐, 방금 달콤한 디저트를 먹고는 칼로리 걱정에 투덜대는 '여자친구' 같았다. 우리가 정말 처음 만난 걸까? 마치 오래 알던 사람처럼 능청스레 팔색조 매력을 하나둘 꺼내놓는 모델 김준혁은 사람을 끄는 재주가 있다.
말로는 “생애 첫 인터뷰가 즐겁다”면서도 긴장감에 어색해 하던 그가 '꿈'에 관한 대화를 이어갈 땐 목소리에 힘을 줬다. 믿음직한 사윗감, 귀여운 남동생, 수다스런 친구... 어떤 역할도 소화할 준비가 돼있다. 모델을 넘어 연기자를 꿈꾸는 김준혁의 무한한 변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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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가죽재킷 #팬츠 #블루 #리폼 #오프화이트
Q. 오늘 (화보) 스타일 콘셉트가 무엇인가.
블랙 가죽재킷과 네크라인을 직접 컷팅한 이너, 디스트로이드진을 매치해 편안하고 시크한 감성의 스타일링을 했다. 가죽제품은 남자라면 누구나 욕심나는 아이템이 아닌가. 나는 입었을 때 멋스럽게 피팅되는 가죽을 평소 즐겨 입고, 최대한 다른 아이템과의 매치에 신경 쓰는 편이다. 구매는 보통 자체 제작하는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다. 오늘 착용하지 않았지만 D&G의 지퍼가 많이 달린 가죽재킷이 내가 가진 필살기 아이템이다. (웃음)
Q. 준비해온 ‘잇 아이템’은 그럼 가죽재킷인가.
준비한 아이템은 '데님팬츠'다. 팬츠 역시 온라인 몰 자체 제작상품이다. ‘생로랑’의 블랙진, 디스진의 이미테이션에 가까운 제품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 몸에 꼭 맞는 피트감을 선사한다. 최근엔 오버사이즈 팬츠를 자주 입는다. 와이드 팬츠는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어 키 184cm... 남자모델치고 작은 내 신장을 커버하는 똘똘한 아이템이다.
Q. 다리가 길어 보이게 입는 김준혁의 와이드팬츠 노하우를 알려 달라.
너무 넓은 와이드 팬츠는 오히려 다리가 짧아 보이는 역효과를 낳는다. 나는 바지 안감과 다리 사이에 주먹하나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핏을 선호한다. 길이는 복숭아 뼈보다 조금 짧은 기장이 좋다. 특히 슈즈가 포인트 되는 스타일링에 이런 팬츠 기장은 더욱 빛을 발한다.
Q. 좋아하는 컬러는.
모노톤을 좋아한다. 특히 블랙. 또 블랙만큼 좋아하는 컬러가 블루다. ‘오프화이트’의 플란넬 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이 있다. 이 셔츠는 당시 레드와 그레이 컬러가 인기 많았는데, “나는 남과 차별화된 컬러를 입어 보자” 하는 마음에 블루를 구매했다. 고맙게도 난 블루컬러가 잘 받는다.
Q. 직접 컷팅한 티셔츠 네크라인을 보여 달라. 솜씨가 좋다.
오늘 입은 티셔츠는 SPA브랜드에서 저렴하게 구입했다. 네크라인과 하단 마감은 직접 잘라 리폼했다. 박음질 처리된 라운드 넥 티셔츠의 목 부분은 전부 다 잘라서 입는다. 자르다 실패한 옷은 잠옷으로 입고... 어머니께서 정말 싫어하신다. (웃음) 디스진 같은 경우 무릎 한 번 잘못 굽혔다가 찢겨진 부분이 쫙 나가기 일쑤다. 그래서 미리 비슷한 색상의 실로 찢어진 부분의 양쪽을 단단하게 박아둔다. 일부러 흰색 실을 사용해 수선을 했다는 표시를 남기기도 한다.
Q. 리폼이 취미인 김준혁, 또 뭘 만들어 봤나.
밧줄같이 생긴 가죽 끈이나 실을 사다 팔찌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모양이 꽤나 그럴싸했는지 전부 지인들에게 뺏겼다. 프라 모델 만들기도 좋아한다. 특히 조립식 로봇 자동차를 좋아하는데 조립에서 도색까지 한번 상자를 오픈하면 완성해야만 잠을 잔다.
Q. 잇 아이템을 돋보이게 할 포즈를 생각해봤는가.
주머니에 습관적으로 손을 많이 넣는다. 팬츠가 준비한 아이템이니 이 포즈가 좋을 것 같다. 작년 ‘오프화이트’의 블루셔츠를 입고 찍은 팔 다리를 쫙 벌린 사진이 있다. 그것도 좋다. 쭉쭉 몸이 길어 보이는 포즈!
Q. 좋아하는 브랜드는.
강동준 선생님의 ‘디그낙’과 ‘PYREX’를 만든 버질 아블로의 ‘오프화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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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여행 #자동차 #작은얼굴 #푸드코패스 #맥주광고
Q. SNS 사진들을 보니 여행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렇다. 국내여행 위주로 다녔는데 시간이 나고 돈이 좀 생기면 해외여행도 생각하고 있다. 최근 다녀온 여행지 중 인상 깊었던 곳이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이다. 국내 최초 자동차 서킷과 호텔콘도 시설이 함께 있는 테마파크다. 정말 강추!
Q. 자동차 모형만들기가 취미라더니 자동차를 정말 좋아하나 보다.
현재하고 있는 일 다음으로 좋아하는 분야가 자동차다. 아버지가 차를 좋아 하시는데 내가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초등학교 2~3학년 때는 도로에 다니는 차종을 눈으로만 보고 맞출 정도였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자동차 전시장을 꼭 지을 거다. 지하엔 극장이 있고... 카페와 자동차 전시장을 갖춘 곳. 루프 탑엔 파티공간도 있어야 한다. 중학생일 때부터 구상해왔다.
Q. 자신의 매력적인 신체부위와 콤플렉스에 대해 말해 달라.
마스크의 장점은 작은 얼굴이다. 내 키를 커버하고 좋은 밸런스를 만들어 준다. 콤플렉스라기보다 고민이 하나 있다. 내가 몸에 살이 잘 붙는 체질이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푸드코패스(푸드+사이코패스)’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먹성이 좋은데, 직업상 늘 일정한 양을 먹지 못하고 몰아서 먹기 때문에 요요가 심하다.
Q. '테이스티 로드' 두 MC와 찍은 'TGI FRIDAY' 광고, 카카오스토리 광고 등을 찍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재미있는 촬영 에피소드를 말해 달라.
광고는 매순간 새롭다. 사실 기자님 말씀하신 것 이외에 카스맥주 광고도 2번 찍었고, 고어텍스 바이럴 광고와 아이폰 6S-KT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매번 역할이 바뀌고 항상 새로운 모델, 스텝과 일하는 광고촬영이 정말 즐겁다. 'TGI FRIDAY' 광고를 찍었을 때가 기억난다. 촬영을 위해 정말 좋은 고기를 수십 번 태웠다. 6시간 동안 코를 맴돌던 탄 고기의 냄새마저 행복했다. 카스맥주 CF를 찍을 때는 맥주의 시원한 맛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마지막 장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다른 한 친구에게 밀려났다. 다음번엔 그 장면 꼭 내가 찍는 것이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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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연기자 #런웨이 #디그낙 #패션피플 #바텐더
Q. 모델을 하게 된 계기를 말해 달라.
군대 전역할 즈음 한창 대세로 떠오르던 배우가 차승원, 김우빈 선배님이었다. 이때가 바로 모델로 데뷔한 배우들이 각광받던 시기였다. 나는 그들을 롤 모델로 삼고 전역 후 엔터테인먼트를 돌아다니며 오디션을 봤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 피부로는 연기 못 한다”라는 씁쓸한 말만 되돌아왔다. 강원도 산속에서 군 생활을 하며 피부가 많이 나빠진 탓이었다. 이후 독기를 품고 피부과에 다녔고 현재 많이 개선된 상태다. 이런 계기로 모델 일을 먼저 시작하게 됐지만, 연기를 병행할 수 있는 날을 위해 모델과 연기수업 어느 것 하나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저 연기합니다”가 아니라 “저 사실 연기공부도 해왔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올 거라 믿고 있다.
Q. 김준혁이 생각하는 모델과 연기자의 차이가 뭘까.
‘움직인다’와 ‘움직이지 않는다’가 아닐까. 처음 모델아카데미에 들어갔을 때 마치 허수아비처럼 카메라 앞에서 압박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모습이 충격이었다. 그에 비해 중3때부터 연기레슨을 받았던 나는 카메라 앞에서의 표정과 움직임이 편안했다. 배우만큼의 움직임이 없는 모델도 유연한 표정과 몸짓은 필요하다. 움직이건 움직이지 않건 생동감이 느껴져야 한다.
Q. 존경하는 모델과 배우가 누군가.
퇴폐미와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미국모델 콜모어를 닮고 싶다. 국내 모델 중에는 김원중 선배님을 꼽고 싶다. 우연한 기회에 그를 만났는데 매너와 카리스마를 모두 갖췄다. 프로페셔널함과 그에 맞는 에티튜드를 갖춘 최고의 모델이다. 나는 영화배우 최민식 선생님을 존경한다. 특히 ‘악마를 보았다’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는 최고였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대호’에서의 연기 또한 인상 깊었는데, 극 중 최민식의 아들로 나오는 배우 성유빈에게 푹 빠졌다. 연기도 연기지만 엄청난 선배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배짱이 멋졌다.
Q. 인상 깊은 촬영이나 런웨이는.
런웨이 2016 S/S 강동준 디자이너의 ‘디그낙’ 쇼로 데뷔했다. 강동준 선생님은 내게 정말 감사한 분이다. 모델치고 키가 작은 편인 나는 디자이너를 만날 때 마다 늘 “키가 작네”라는 소리를 들어 왔다. 하지만 그는 예외였다. “춤추는 거 잘하냐?”라고 넌지시 질문하더니 10분도 채 안 걸려 나를 ‘디그낙’ 쇼의 모델로 캐스팅 하셨다. 쇼를 앞둔 순간은 정말 많이 떨려 아무것도 안보였다. 피날레를 다 같이 나와 도는데 나만 앞뒤 간격이 안 맞았다. 쇼가 끝나고 선생님께서 그때 신었던 신발을 선물을 주셨다. 내 발사이즈는 사실 250mm인데 280mm 신발을 선물 받았다. (웃음) 그 소중한 신발은 컴퓨터 옆 박스에서 아직 꺼내지도 않고 보관 중이다. “다시 불러주시면 영광입니다!”
Q. 어떤 모델이 되고 싶나.
‘옷 잘 입는’, ‘잘생긴’이라는 수식어가 듣고 싶다. (웃음) 길을 걷다 사람들이 알아 볼 수 있는 ‘패션피플’도 되고 싶고... ‘김준혁’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다재다능한 모델과 연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안에 레옹, 지큐 등 대표적인 남성매거진 화보를 섭렵하는 것이 목표다. 음악 좋아하는 분들은 5월부터 각종 뮤직 페스티벌에서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스무 살 때 금전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레스토랑&바에서 근무를 했는데 이를 계기로 매해 봄, 여름 열리는 각종 뮤직페스티벌에서 바텐더로 일을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참여할 예정이다.
사진. 윤장렬 포토그래퍼
사진촬영협조 : 씨제스 모델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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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영 기자
머니S 강인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