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의 한 농수로에서 속옷만 입은 4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쯤 경기 화성시의 한 농장 옆 수로(폭 4.4m, 깊이 2m)에서 동네 주민 이모씨가 숨져 있는 김모(47·여)씨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발견 당시 약 40㎝ 깊이의 물속에 엎드려 숨져 있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김씨의 다리에는 다수의 멍 자국과 긁힌 상처들이 있었지만 사망에 직접 연관돼 보이는 외상은 없었다. 몸 전체에는 선홍색 시반(반점)이 퍼져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반은 보통 익사나 저체온증,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할 때 나타난다. 경찰은 시반 상태를 통해 김씨가 2~3일 전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또 경찰은 김씨가 최근 화성의 한 병원에서 조울증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것을 확인해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사망 지점 인근 자신의 거주지에서 80대 어머니와 함께 사는 미혼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현장 주변 CCTV 자료 등을 통해 김씨의 행적을 파악하는 한편 김씨의 친오빠 등 유가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로의 물살이 약해 시신이 상류에서 떠내려오지는 않은 것 같다"며 "김씨의 치료 이력에 대해서는 21일 병원을 방문해 구체적으로 조사할 것이다. 또 부검을 통해 김씨의 사망원인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 깊이가 낮아 자살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화성 농수로' /자료사진=뉴시스
'화성 농수로' /자료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