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오늘(23일) 지카 바이러스의 국내 첫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현재 모기 활동 시기가 아니고 감염·전파 가능성이 낮은 점을 고려해 관심 단계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과의 지카 바이러스 긴급 당정협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국내 입국자의 로밍 정보를 활용하는 '스마트 검역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행객 대부분이 로밍을 하기 때문에 로밍 시스템을 이용해서 다른 나라를 거쳐서 와도 입국 시에 찾아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발생의 연관성에 대한 증거가 나오고 있어 WHO에서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서 "당국은 19일부터 전국 17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진단 검사와 검역 강화, 대국민 홍보, 모기 서식지 방제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측은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우려가 없다는 당국의 보고와 1차 검역에서 A씨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추궁했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을 거치고도 다른 3국을 거쳐 귀국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며 "감염환자를 빨리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방역이 미흡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 본부장은 "환자의 80%는 감염이 되더라도 원인을 모른 채 몸에서 바이러스가 사멸되고 끝난다"며 "증상이 나오는 20%를 빨리 찾는 것이 관건인데, 본인이 증상을 호소하지 않으면 알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당정협의 후 새누리당은 초기 진단 단계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의료인에 대한 교육과 정보 공유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의료인들이 초기진단을 할 때 지카 바이러스를 염두에 두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지부에서 의료인에게 문자를 보내 반복 교육을 하고 정보공유를 통해 초기진단 단계에서 실수를 예방하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에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긴 했지만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면역병리센터장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의 경우 5월부터 성충이 생긴다"며 "지금은 확진자가 생겨도 매개모기가 없어 모기로 인한 전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새누리당과 정부가 긴급 당정 협의회를 개최해 향후 대책 및 예방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새누리당과 정부가 긴급 당정 협의회를 개최해 향후 대책 및 예방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